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윤영범 지음 / 북스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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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쟁이라는 신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전쟁도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을 갈아 넣어야 하며, 무고한 민간인들의 목숨 또한 아울러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류는 여전히 전쟁을 벌이고 있고 대부분 승패가 명확히 갈리면서 세계사를 진동시키고 있습니다. 이 책에선 1900년대 이후의 25가지 전쟁, 전투사를 다루면서 어떻게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냉병기 시대가 마무리되고 본격 대량 살상무기가 등장하던 시기 이후인지라 필자는 전투의 진행 과정뿐 아니라 관련국이 입은 피해와 전사자수 등까지 가급적 자세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쟁에서 발생한 전투 들이지만 사보섬 해전, 빌레르 보카주 전투, 마야게스호 구출 작전 등 전설적(?) 야사가 된 전투 들도 흥미롭게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흥미로 보게 되는 전투 들이지만 당시엔 정말 치열하고 수많은 목숨이 왔다 갔다 했을 비극이었죠.. 1,2차 대전뿐 아니라 베트남전, 한국전까지 다양한 전투 들이 소개됩니다.

이제는 현실이 아닌 역사가 된 전투 들인지라 진행 과정을 보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었고, 때론 어처구니 없음에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전투 들 역시 많이 존재하더군요.. 테러범을 잡으러 갔다 오히려 같은 편끼리 총질을 하거나 인질들까지도 대부분 희생되게 만들었던 이집트 특수 부대를 다루는 부분만큼은 한편으론 코미디가 따로 없을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테러범 들은 이집트 국적 항공기를 테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합니다.

살짝 아쉬웠던 것은 사실상 2차 대전의 75%라고 볼 수 있는 독소전의 전투가 전혀 소개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겠네요.. 스탈린그라드 전투만 해도 노르망디 상륙 작전 등은 아이들 싸움으로 볼 정도로 양 국 수십 개 사단이 총 집결한 국가의 운명이 걸린 전투였는데도 말입니다. 사실상 이 전투로 나찌 독일의 운명은 결정되었죠.


솜 전투에선 영국, 프랑스, 독일이 합쳐 수십만 명의 전사자가 발생했습니다. 전사자 들을 묻을 땅보다도 좁은 고작 몇 키로미터를 사이에 둔 참호전과 무모한 돌격전의 결과였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에 그들의 희생은 흥미로서 읽히고 있지만 당시 죽음을 목전에 둔 젊은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당시의 참혹한 비극으로부터 우리는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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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김다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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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징악, 사필귀정, 인과응보.... 정의가 승리하고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지극히 참이라고 할 수 있는 사자성어 들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문자 들은 그저 사자성어로만 기억되지 현실과 상당히 동떨어진 단어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거악이 승리하고, 선한 이들이 오히려 고통 받는 세상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아쉬움을 소설 속 이야기로나마 달래고자 한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할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입니다.


게임 회사에 근무하는 김다윤 작가의 사실상 데뷔작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Storyum X Novel 공모전 최종 당선작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네요. 팩토리나인에서 종종 선보이는 판타지 장르의 소설이기도 합니다.

가정 폭력에 엄마를 희생 당한 아픈 과거가 있는 여대생 다온은 어느 날 죄지은 이를 벌할 수 있는 책자를 한 권 얻게 됩니다.


그녀는 이 책을 이용하여 사회의 악이 되는 이들에게 나름의 통쾌한 복수를 실행해 나갑니다만은 약간의 대리 만족만을 느낄 뿐 이미 불행으로 점철된 그녀의 삶은 좀체 회복되지 않습니다.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자에게 벌을 내린다고 하지만 피해자가 이미 입은 상처가 바로 회복되지 않듯이, 벌을 주는 이 또한 마찬가지겠죠..

그러던 어느 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책을 가지게 된 같은 대학 동기 해준을 만나게 됩니다.

전혀 성격이 다른 두 책의 소유자들인 다온과 해준... 이들의 삶은 어떻게 서로 얽히게 되고 결과는 어찌 풀려 나갈까요..

판타지 장르에 충실한만큼 현실적으론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 내용의 대부분이지만 그러하기에 독자의 읽는 재미만큼은 확실했습니다. 공공의 힘을 가장한 불의가 판을 치는 시대에 비록 소소한 복수이지만 어디선가 악이 응징되고 있다는 설정만큼은 잠시나마 권선징악의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했구여.

또한 한으로만 똘똘 뭉쳐 있던 다온이 책을 통한 처벌을 통해 조금씩 자기 자신을 찾는 과정은 잘 짜인 성장기로도 볼 수 있기에 어른들 뿐 아니라 청소년 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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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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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이후 전범국 독일과 일본의 대응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독일은 종전 이후에도 한참 동안을 국가 지도자 급인 총리들이 피해국을 직접 찾아다니기까지 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거듭했던 반면, 일본은 단 한번도 한국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한 적이 없습니다. 유감이니 사전에도 없는 말인 통석의 염이니 하는 애매한 말 정도가 나온게 다입니다.

정통성이 없음을 만회하고자 외향적 경제 발전에 올인하던 초기 군사 정권에게 일정 보상금과 차관을 제공하고 이걸로 퉁치자는게 일본의 입장이었죠.

이런 와중에 우리가 강제 징용과 위안부 등 개별 피해자 보상을 요구하면 이미 끝난 일이라며, 오히려 일본에게 무례한 행위를 철회하라는 무역 보복 압력이 있었고, 지금 들어선 한국 정부는 충실히 일본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말입니다.


마침 읽게 된 고호 작가의 '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는 일본의 강제 징용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입니다. 또한 일본이 역으로 당했던 북한 측의 '일본인 납치 사건'을 같이 버무려 피해자 배상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권 차원의 문제임을 드러내는 책입니다.

고작가는 이 책 외에도 상당히 재미나 보이는 소설을 많이 쓴 작가더군요..


이 글의 주인공 문준기는 강제 징용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할아버지를 가족으로 둔 청년입니다. 어느날 그는 현 일왕 나루히토의 친 딸인 아이코 공주(놀랍게도 현실에서도 실존 인물입니다)를 납치해 강제징용공 문제 해결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힌 그에게 도달한 누군가의 또다른 메시지...

준기의 할아버지 유골을 찾아 줄테니 일본인 납치 행불자인 유리코의 행적을 밝혀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전혀 별개의 사건으로 보이던 이 두 건은 어떻게 서로 얽혀 접점을 찾게 될까요?

일본이나 북한 측 실존인물 들이 실명으로 등장해 소설은 어느 정도 핍진성을 갖추고 전개됩니다.

심지어 북한의 현 지도자 김정은의 생모로 밝혀진 고용희조차 실명으로 등장하여 맥거핀 역할을 수행합니다.


현재 한일 양국의 복잡한 외교 관계가 얽혀 있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고, 소설 속에서나마 당당한 한국인의 모습과 달리 일본에 애걸복걸하는 듯한 현 정부의 태도가 대비되어 더더욱 집중하고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 해외 출국이 예정되어 있어 빠르게 읽은 것도 있지만 소설 자체의 재미가 더욱 빠른 속독을 가능하게 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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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여자들 - 최고의 쌍년을 찾아라
멜라니 블레이크 지음, 이규범 외 옮김 / 프로방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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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최고의 X년을 찾아라'를 보면 알 수 있듯 이 소설을 전형적인 피카레스크 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드라마 쇼를 만드는 어느 방송국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욕망의 향연을 제대로 그려낸 소설입니다. 작가인 멜라니 블레이크가 실제 방송사 일을 하는 분이라서 그런지 정말 생생하게 각양의 인물 들의 각색의 음모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죠.

무려 40년 간 제작되어 온 인기 드라마 '팔콘만'.... 어느 순간 시청율이 반토막 나고 광고주들도 떠나게 되는 사태가 되어 결국 방송국의 미국의 재벌 부부에게 인수되고 맙니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시청율 1위를 찾아오라는 오너의 냉혹한 지시... 이에 방송국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이부터 이를 노리던 이들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음모를 꾸며대는 상황이 전개 됩니다. 여기엔 프로듀서나 배우, 또는 일반 스텝 들까지도 예외가 아닙니다.

방송국에 근무하는 여성 들은 일견 남성 우월주의에 막혀 불이익을 보는 입장으로 보이지만 무언가 흉계를 창출하는 능력만큼은 결코 남성 못지 않습니다. 섹스를 자신 들의 무기로 적극 활용하는 이들도 등장합니다.


여기에 시청율 반전을 위한 이벤트 소위 '쌍년파티'의 전개 역시 책을 읽는 쏠쏠한 재미를 부여합니다. 드라마에 투입되는 새로운 악역을 시청자들의 투표로 직접 결정하겠다는 방송국의 결정에 시청자들뿐 아니라 한물 간 상태였던 여러 여배우들이 새롭게 등장하며 소설의 긴장감을 더 해 가죠. 그녀들 역시도 도덕적으로나 생활적으로 상당한 결함이 있는 'X년' 들임은 마찬가지입니다..

거침 없는 묘사의 섹스신과 수없이 터지는 인물간 배신, 그리고 소소한 반전까지 어우러져 읽는 재미는 상당했던 소설입니다. 버스 타고 다니면서 읽기가 조금은 주저 되는 내용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소설에도 표현되어 있듯 일반인 들이 감히 못하는 짓을 대신 해주는게 스타 들의 역할일 수도 있습니다. 소설 속 스타 들의 삶은 과연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할 정도로 방탕하고, 음란하며, 한편으론 꽤나 무기력해 보이기도 합니다.

꿈 속에서는 경험해 볼 수 있을지라도 결코 닮아가고 싶은 삶은 아니네요..

어쨌든 흥미로운 사건, 사고가 계속 줄이어 터져 나오는 소설이기에 4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은 독서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소설임을 한번 더 밝히고 갑니다. 잠시나마 내가 전혀 경험할 수 없는 삶을 살짝 들여다 본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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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 유럽에서 아시아 바이킹에서 소말리아 해적까지
피터 레어 지음, 홍우정 옮김 / 레드리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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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사실 이제는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소재이거나 가끔 뉴스에서 나오는 소말리아 해적 등의 기사를 통해 그런게 있구나 하는 정도의 존재이죠.. 영화나 드라마의 영향인지 중세의 해적단을 바다의 로빈훗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영국의 1년 세수 수입보다 더 많은 재화를 국가에 안겨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게 기사로 까지 임명되고 염문설까지 뿌렸던 드레이크 같은 성공한(?) 해적도 존재하니 그럴 수 밖에요..

그러나 이 책을 쓴 작가가 대학에서 이른바 테러학을 강의하는 교수임을 알게 되는 순간 작가가 쓰고자 했던 해적이란 존재가 보다 구체적 실체로 다가오게 됩니다.



책은 역사적 연대에 따라 700~1500년까지, 본격적으로 제국주의 시대가 시작되기 시작한 1500~1914년까지.. 그리고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해적의 역사와 활약상, 그리고 그들이 출몰했던 배경을 테러 전문가의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있어 왔던 해적은 결코 낭만적인 존재도 아니었거니와 전투에 있어 물불 안가리고 덤비는 용감한 이들도 물론 아니었습니다.

그 와중에 생활고로 인해 자생적으로 해적이란 직업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상당수의 해적은 오로지 일확천금과 명예를 노리는 이들이었고 중세 이전 여러 국가 들에 의해 장려되거나 육성되는 경우 또한 많았습니다.

아예 전 국가적 차원에서 해적질을 하던 바이킹은 물론이거니와 적의 함선을 약탈하는 것은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자국을 살찌우고 적을 피폐하게 만드는 상당히 유용한 방법이었으니까요.

이를 단순한 의미의 해적과 구분되는 사략선이라고 지칭하는데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특히 영국 등 해상 강국 들은 해적을 마치 해군 키워내 듯 육성해 상대 국가를 무진장 털어대는 행위를 서슴치 않았죠.


해적이 힘을 키우면 망망대해에서 배를 찾아다니는 행위보다 아예 해변 마을을 통째로 약탈하는 정책을 펴곤 했는데 바이킹을 비롯 서양 해적들도 자주 써먹었지만 한반도 역시 이런 약탈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바로 왜구 들의 존재였죠..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사실 왜구와의 싸움을 통해 명성을 날리고 힘을 키웠던 케이스입니다..


그러나 가끔은 결사적으로 싸울 때도 있지만 해적 대부분은 전투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이 저자의 평입니다. 한번의 전투에 목숨을 거는건 애국심을 갖춘 군대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부귀영화를 꿈꾸는 해적들에게 그닥 어울리지 않는 행위였으니까요.. 물론 토벌선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하면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했지만요..

20세기 들어 각 국의 중앙집권이 확립되고, 가치관이 변하고, 국제법이 제정되는 등 해적이 설 장소는 이제 거의 없어진게 사실입니다. 예전처럼 해적질 하다간 당장 드론 공격 맞아 배 자체가 날라가는 판일테구여..

그럼에도 소말리아나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해적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은 예전의 해적들과 달리 스스로 자원해서 해적이란 직업을 가진게 아닙니다. 중앙정부의 부재, 그리고 다국적 어선들의 저인망식 어업 행위에 따른 피해를 감당 못한 빈국의 주민들이 떠밀리다시피 선택하게 된 것이 바로 해적질입니다.

세계화의 과정에서 제대로 편입되지 못한 나라들은 어쩔 수 없이 최빈국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여기 속한 이들의 선택은 목숨을 건 노획질이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을 몰아세웠던 선진국의 배나 자원이 이들의 노림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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