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우대경 지음 / 델피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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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을 그리는 영화, 드라마, 소설은 요즘 차고 넘칩니다. 그렇지만 이토록 많이 과거 여행을 다루는 작품 들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재미난 소재이기 때문이겠죠. 사실 적당한 플롯이 함께 하면 오히려 재미 없게 만들기가 어려운 소재이기도 합니다.

10여 년 전 촉법 소년에 의해 같은 나이였던 어린 아들을 잃고 심지어 장례식에 참석하고자 했던 여동생 부부까지 한꺼번에 잃게 된 은서... 동생 부부의 딸 에리를 친딸처럼 키우며 살아가고 있지만 한시도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잃지 않고 살아온 여성입니다.

그녀에게 어느날 갑자기 주어진 13번의 과거 여행 기회...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풀려나게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당시 아들의 급우 성태의 일기장을 통해서입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전형적인 판타지 소설로 이 책을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일기가 쓰여진 당시의 시간 대로 돌아가게 된 그녀는 온갖 시행 착오를 겪으며 아까운 기회를 날리다가 아들을 살리는데 성공해 현재의 시점에서 장성한 아들을 다시 만나기도 하지만, 대신 딸처럼 키워온 에리의 삶이 사라진걸 알게 되고 가슴 아픈 선택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들을 죽이고도 전혀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는데다가 검사 아버지의 백을 믿고 오히려 기고만장한 범인에 대한 응징까지 포기할 순 없었죠..

에리의 협조를 얻어 그녀는 차근차근 복수를 완성시켜 나갑니다.


타임슬립, 촉법 소년법, 그리고 추리적 기법을 적절히 잘 버무려낸 상당히 재미난 소설이었습니다. 단순하게 과거로 돌아갔다고 사건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밝혀지지 않았던 비밀을 캐치해 내서 현재의 시점에서 차근차근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또한 인상적이었구요.

소설의 저자인 우대경 작가는 많은 책을 펴낸 작가는 아니지만 치밀한 플롯을 짜고 꽤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력이 있더군요.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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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책세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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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날 최종 후보작에 오른 소설 헤븐, 학교 폭력을 소재로 인간의 사고를 꽤나 흥미있게 고찰해 낸 소설입니다.

작가인 가와카미 미에코는 싱어송 라이터로 가수 데뷔까지 했다가 작가로 전직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더군요. 하긴 예술적 기질은 다양하게 발휘되기 마련이니까요..


한국에서도 연일 문제화 되고 있지만 학교 폭력은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원 내 괴롭힘을 뜻하는 '이지메'라는 말의 원조는 사실 일본이죠.. 사시를 가진 채 살아가는 14세, 중학교 2학년인 주인공 '나'는 이름보다는 사팔뜨기라는 멸칭으로 불리워지며 학교 내 괴롭힘을 온 몸에 받는 대상자입니다.

작가가 표현한 여러 형태의 괴롭힘은 소설 전반부를 무겁게 관통하며 독자의 부아를 돋웁니다. 이렇게까지 아직 어린 청소년에 불과한 인간 들이 잔인해질 수 있단 사실은 참으로 불편하지만 소설 뿐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엄연하게 존재하는 진실입니다.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던 주인공은 같은 처지의 소녀 고지마와 쪽지 편지를 매개로 친해지게 되고 서로의 마음을 털어 놓는 단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사시' 자체를 좋아한다는 고지마... 서로에게 힘이 되어 괴롭힘에 당당하게 맞서자고 마음 먹었는데 어느 날 주인공은 간단한 수술로 자신의 사시를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는 그간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 되었던 고지마와 갈등하는 원인이 되어 버리죠..

과연 주인공의 선택은.......

소설 속에선 자신을 괴롭히던 이들에 대한 주인공의 통렬한 복수라든지, 권선징악, 사필귀정 적인 클리세가 끝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단지 주인공을 둘러 싼 바뀌지 않는 현실만이 지속해서 존재할 뿐이죠..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바뀌어야 할 존재는 주인공 그 자신입니다.

지속 가능한 세상은 소설 속 모모세라는 학생의 입에서 나온 것처럼 강약이 자연스레 나뉘어지고 우연이 함께 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계속해서 존재하게 되는 세상일 뿐입니다. 가해자는 결코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하려고도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주인공과 고지마는 그들만의 헤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들은 이 잔인한 세상에서 자신들만의 살아남는 법을 터득할 수 있을까요?

극히나 현실적으로 쓰여졌기에 극히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이런게 리얼 현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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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설은 정말 거기 있었을까 - 교과서 문학으로 떠나는 스토리 기행
정명섭.이가희.김효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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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교과서나 수능에 나온 12편의 소설의 시대적, 지리적 배경을 찾아 나서는 탐사기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소설에 대한 대략적 소개도 물론 포함하고 있기에 책을 덮고 나면 잠시나마 각 소설 들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배경을 잠시 경험하고 나온 느낌까지 들 정도이죠..

12편 중 박완서 작가의 작품이 무려 3편, 김승옥 작가가 2편이나 선정되어 있고 생각보다 많은 소설을 이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그만큼 인기 많고 대중적이던 소설 들이 교과서에도 수록되나 봅니다. 또한 전쟁과 개발 독재의 시대를 살았던 작가 들의 개인적 경험이 아낌 없이 소설과 그 배경 속에 투영되어 있습니다.

작가 들이 던졌던 당시의 문제 제기가 현재에까지 전혀 해결되지 않고 유효한 경우도 허다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 풍요해졌고, 많은 이들의 희생 속에서 민주화도 이뤄진 상황이지만 소설 들이 주로 그려내던 서민 들에게 여전히 지금의 삶은 팍팍하기만 합니다. 기득권만을 중시하는 정치권의 행태도 별로 변한 바 없구요.. 이젠 한물 갔어야 할 당시의 소설 들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작가들이 그려낸 당시의 여러 마을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현저동, 세운상가, 원미동, 인천 차이나타운, 지금은 성남시 구역이 된 광주 대단지 등등.. 대부분 개발로 인해 작가 들이 그려냈던 당시의 모습과는 현저하게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까지는 당시의 모습이 그려지더군요. 물론 개발에서 소외(?) 되어 당시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지역 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살아오면서 가봤던 곳도 있지만 전혀 눈길조차 주지 못한 장소 들도 많더군요. 언제 시간을 내어 꼭 한번 모두 둘러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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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의 미화원
장수정 지음 / 로에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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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읽고 나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소설입니다. 과연 장수정 작가가 그리려고 했던 한주란 인물은 도대체 어떤 의도였고, 어떤 의미를 가진 인물인가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녀의 성장기로 보기에는 동기나 과정이 충분하지 않고, 페미니즘 소설로 보기엔 한주의 독립적인 생존 또한 마뜩치 않게 그려졌습니다.

그러나 한주라는 주인공...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상이었습니다.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물 군상에 속하진 않지만 또한 그 어디인가에 있을 수 있는 인물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한주의 불륜이 소설의 첫 부분을 차지하지만 이 내용이 소설의 중심을 이루진 않습니다.

바람을 피우다 들켜 경찰관인 남편으로부터 도망가 산의 미화원,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산의 공용 화장실 청소부로 직업을 얻게된 한주는 다시 남편에게 발각되어 시한부 생명(?)을 부여 받고 남은 1년을 살아가게 됩니다.

남편과 딸이 있는 가정을 버린 한주는 남편에게 '악마'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한주의 변명은 그저 단순합니다. 살면서 바람 몇 번 피운게 과연 죽어야 할 죄라고 할 수 있는지? 자신의 삶에 이렇게 충실한 악마가 과연 이 세상 어디에 존재하는지.....

크게 동감이 되지 않는 변명이지만 그렇다고 이해 자체가 불가한 변명은 아닙니다. 오히려 극단적 선택은 한주의 남편이 강요하고 있고 있는 그대로 살아가고자 했던 한주는 어느새 선택의 기로에 직면하게 되죠..


주인공의 인물 성격에 크게 동의하긴 어려웠지만 읽는 재미는 상당히 뛰어 났던 소설입니다. 산에 들어와 드디어 자신을 자각하게 되는 한주의 모습은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분일 뿐이고 본능에 충실한 동물이었음을 아울러 느끼게 합니다.

열린 결말로 끝났기에 한주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엔 이해 되지 않았던 한주라는 인물을 소설을 덮으면서는 어느새 조금은 응원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새 한주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다가온 인물입니다. 악마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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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세계사를 바꾼 50권의 책 - 역사를 움직인 책 이야기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대니얼 스미스 지음, 임지연 옮김 / CRETA(크레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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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길을 끕니다. 세계사를 바꾼 50권의 책.. 과연 어떤 책들이기에 역사까지 바꿨을까요..

인간이란 종만이 책이란 기록물을 남기고 이에 따라 수백 년, 아니 무려 수천 년 전에 쓰여진 역사, 보통 사람 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살았던 환경 등이 지금을 살아가는 인간 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그 시대를 이해하는 경로일 뿐 아니라 지금의 인류를 있게 한 지식의 축적물의 전승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인 대니얼 스미스의 주관적 판단이 듬뿍 들어가 있긴 하지만 이 책에서 선정된 50권의 책, 기록물 들은 내용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들이었습니다. 정말로 인류 역사에서 빠져선 안될 책들이더군요..

책들은 고대, 중세, 근세, 19세기, 그리고 그 이후까지를 5가지 연대기로 나눠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제목만큼은 아는 책들이지만 제대로 읽어 본 책들이 별로 없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그만큼 접근성이 어려웠던 책들이 많았습니다. 돈키호테나 세익스피어 전집 정도야 읽어 보겠지만 모세5경, 지리학집성, 마그나카르타, 종의 기원 같은 책은 교과서에서나 배우던 책들이죠.

저자인 스미스는 50권의 책에 대해 간략한 내용을 소개한 후 이 책들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의미심장하게 설명합니다. 유일하게 소개된 한국의 기록물 직지심체요절의 경우 최초의 금속 활자본이란 의미 외에 대량 활자 인쇄를 가능하게 하여 인류에게 책을 더욱 가깝게 할 수 있었던 중차대한 의미가 있는 책이라 의미 짓습니다.

제국주의 시대 문화재 사냥꾼의 손에 들어가 이 기록물이 우리나라에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네요..


한 권 당 짧게짧게 5,6 페이지에 걸친 설명이 다였지만 워낙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놓은지라 상당한 동의감을 느끼면 빠르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50 권의 책들도 대단하지만 이 책 또한 저에게만큼은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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