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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책세상 / 2023년 4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26/pimg_7168362373836811.jpg)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날 최종 후보작에 오른 소설 헤븐, 학교 폭력을 소재로 인간의 사고를 꽤나 흥미있게 고찰해 낸 소설입니다.
작가인 가와카미 미에코는 싱어송 라이터로 가수 데뷔까지 했다가 작가로 전직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더군요. 하긴 예술적 기질은 다양하게 발휘되기 마련이니까요..
한국에서도 연일 문제화 되고 있지만 학교 폭력은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원 내 괴롭힘을 뜻하는 '이지메'라는 말의 원조는 사실 일본이죠.. 사시를 가진 채 살아가는 14세, 중학교 2학년인 주인공 '나'는 이름보다는 사팔뜨기라는 멸칭으로 불리워지며 학교 내 괴롭힘을 온 몸에 받는 대상자입니다.
작가가 표현한 여러 형태의 괴롭힘은 소설 전반부를 무겁게 관통하며 독자의 부아를 돋웁니다. 이렇게까지 아직 어린 청소년에 불과한 인간 들이 잔인해질 수 있단 사실은 참으로 불편하지만 소설 뿐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엄연하게 존재하는 진실입니다.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던 주인공은 같은 처지의 소녀 고지마와 쪽지 편지를 매개로 친해지게 되고 서로의 마음을 털어 놓는 단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사시' 자체를 좋아한다는 고지마... 서로에게 힘이 되어 괴롭힘에 당당하게 맞서자고 마음 먹었는데 어느 날 주인공은 간단한 수술로 자신의 사시를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는 그간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 되었던 고지마와 갈등하는 원인이 되어 버리죠..
과연 주인공의 선택은.......
소설 속에선 자신을 괴롭히던 이들에 대한 주인공의 통렬한 복수라든지, 권선징악, 사필귀정 적인 클리세가 끝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단지 주인공을 둘러 싼 바뀌지 않는 현실만이 지속해서 존재할 뿐이죠..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바뀌어야 할 존재는 주인공 그 자신입니다.
지속 가능한 세상은 소설 속 모모세라는 학생의 입에서 나온 것처럼 강약이 자연스레 나뉘어지고 우연이 함께 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계속해서 존재하게 되는 세상일 뿐입니다. 가해자는 결코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하려고도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주인공과 고지마는 그들만의 헤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들은 이 잔인한 세상에서 자신들만의 살아남는 법을 터득할 수 있을까요?
극히나 현실적으로 쓰여졌기에 극히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이런게 리얼 현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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