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시간 1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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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존 그리샴.. 한마디로 미국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스티븐 킹 못지 않은 엄청난 흥행력을 자랑하며 특히 법정 스릴러 물의 대가로 일컬어집니다. 저 역시 그의 소설을 몇 권 이상 읽어본 적 있고 펠리컨브리프, 의뢰인 등은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 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 수잔 서랜든, 멧 데이먼 등이 영상화된 작품의 주인공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근래 들어선 다소 활동이 뜸했기에 이젠 한물간 작가가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는데 이 소설로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했습니다. 아니 막 읽고 나서인지 기존작 들보다 더 재미있고 스릴 있는 작품으로 느껴졌습니다..

1권 초반부터 바로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불과 16세에 불과한 소년이 의붓 아버지 머리에 대고 총구를 당긴 사건이었죠.. 하필이면 피해자가 지역 사회의 나름 존경 받는 경찰이었다는데서 파장은 더욱 컸습니다.

물론 소년에게도 타당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주변인들 모르게 행해지던 가족들, 특히 엄마 조시에 대한 의붓 아버지 스튜어트의 학대가 너무나 심했기 때문이죠.. 존 그리샴 세계관에서 유능하기로 소문난 제이크 브리건스가 이 소년에 대한 변호를 맡기 위해 나섭니다.. 차가운 주변의 시선과 관심에 그는 과연 어찌 맞서게 될까요....

1,2권으로 나뉘어진 소설의 특성 상 1권은 본격적인 법정 대결을 예고하는 빌드업 과정에 속합니다.. 그렇지만 읽는 재미만큼은 2권 못지 않습니다. 서사 진행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어 지루함이 없으면서도 소년이 겪었던 처지가 비교적 상세하게 언급되면서 그의 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독자들의 지지를 알게 모르게 이끌어 냅니다.

역시나 마법처럼 자신이 창조한 세계로 독자를 몰아가는 작가네요... 읽는 동안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1권을 마치자마자 잠시의 쉼도 없이 2권을 잡아 들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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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봬도 말짱해 - Quirky Yet Fine, 콩트
박정용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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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 박정용씨... 팔방미인이란 말이 어울리는 분입니다. 치과의사이면서 와인 강좌까지 진행하는 소물리에이며 여행 과 탱고 댄스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들이 못해 본 경험을 앞장서 실천하는 분이죠.. 사실 부럽기까지 한 삶이기도 합니다. 평생 직장이라 할 수 있는 전문직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마음껏(까지는 아니겠지만) 누리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그가 살아오며 겪었던 재미난 경험과 짤막한 콩트 등을 엮어 펴낸 책이 바로 '이래봬도 말짱해'라는 일종의 잡탕밥식 에세이입니다. 잡탕밥은 폄하코자 하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다양한 장르를 다뤘기에 비유한 표현입니다.


읽다 보면 허무하면서도 위트 있는 결말에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책입니다.

로알드 달의 단편을 시대적 배경과 등장 인물들을 바꿔 재해석한 콩트도 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와인이 전통주로, 내기에 걸었던 딸이 부인으로 바뀌면서 부인의 기지가 좀 더 전면에 등장하긴 했지만요.. 소물리에, 아니 소물리애의 어원을 고려 청자에서 찾아낸다는 설정의 콩트 또한 상상력이 넘치는 작품이었습니다. 모르는 이들이 읽으면 실화라고도 느끼겠더군요..

영국 등 해외 거주 경험과 여행 이력 또한 화려한 분이기에 그때 겪은 여러 에피소드 들 또한 잔재미를 더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인 것이 삶이기에 우리의 삶 또한 슬픔과 기쁨이 5대5의 비율로 공존하는 듯 합니다. 사람에 따라 조금은 달라지겠지만요.. 솔직히 기쁨이 더 많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모든 인간이 바라는 바입니다.

저자는 남들보다 최대한 기쁨을 찾는 삶을 살아가는 이로 보입니다. 아니 스스로 그런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 자기 몫으로 만드는 이입니다. 기쁨, 슬픔 비율이 최소 7대3은 되는 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물리에라는 별명이 참으로 그에겐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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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감댁 여인들 - 세 자매가 선사하는 따스한 봄바람
이지원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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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인들의 삶은 탈레반 치하 여성들의 삶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귀한 신분이라던 양반네 여인들이 오히려 더 큰 속박을 견뎌야 했죠. 어느 여류 시인은 태어나 보니 조선이고, 여자이고, xxx와 결혼한 것이 자신의 3대 불행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이지원 작가의 신작 '홍대감댁 여인들'은 조선 여인들의 이런 삶을 살짝 비틀어 보다 자유스럽고 주체성 강한 세 명의 여인상을 창출해 낸 작품입니다.


낙향했지만 저명한 가문의 세 딸 예임, 예흔, 예도...

예임은 혼인한지 1년도 안되어 남편을 잃은 청상과부..

예흔은 파혼 후 불가에 귀의한 비구니...

예도는 그런 언니들을 보며 혼인에 대한 환상을 버린 당돌한 여성으로 등장합니다.

이들은 벼슬을 얻은 오빠의 상경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가풍과 여인에 대한 통제가 적었던 고모부 댁에 잠시 몸을 의탁하게 됩니다. 그리고 각자의 아름다운 삶을 꽃피우기 시작합니다. 이런 소설에서 필연적이라 할 수 있는 '정인' 들 또한 만나게 되죠..

영국 사회의 새로운 상류층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던 젠트리 계급을 주로 소재로 썼던 작가가 '제인 오스틴'입니다. 이지원 작가 또한 제인 오스틴 작품을 애정하는 분이더군요.. 본 소설에서도 꽤나 비슷한 느낌이 물씬 묻어 납니다. 젠트리는 양반가로 대체되었고, 언니들의 길을 응원하다 느닷없이 사랑을 느끼게 되는 예도는 '엠마' 또는 '오만과 편견'의 여주인공과 캐릭터가 꽤나 겹쳐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 소설은 제인 오스틴을 향한 오마쥬가 아닐까요..

한없는 속박에 괴로워했을 조선 여인들이 이 소설에서만큼은 조금이나마 자유를 찾은 듯 해서 꽤나 기꺼운 마음으로 읽게 된 소설이었습니다. 자신의 운명은 가문이나 집안의 어른이 아닌 자기 스스로 개척해야 살 맛이 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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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망상 달달북다 11
권혜영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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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영 작가의 단편 애정망상은 달달북다 시리즈 11번째로 출간된 소설입니다. 달달북다는 로맨스와 칙릿을 결합한 각기 다른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별개의 책으로 펴낸 시리즈입니다. 모두 채 10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을 자랑하고 당연히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책 무게도 거짓말 좀 보태 솜털 같구요..

이번 소설은 판타지가 결합된 내용입니다. 로맨스 소설에 장르 구분이란 사실 무의미하겠죠.. 고전부터 SF, 심지어 미스터리까지 로맨스를 담을 수 있는 장르는 무궁무진합니다.


주인공은 남친에게 차인 이후 소위 '고막남친'을 만드는 정도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다달이 일정 비용을 내고 목소리 좋은 연예인의 음성을 서비스 받는 개념이죠. 뭐 AI 이성 친구를 둔 영화까지 나오는 세상이니까요..

그러던 와중 그 고막 남친의 목소리를 가로 챈 누군가가 등장합니다. 바로 외계에서 왔다고 자청하는 '다즐링 왕자'라는 존재이죠. 그는 입자 형태로만 존재하기에 누군가의 신체를 빌어야만 새로운 육신을 얻을 수 있다고 주인공을 압박합니다. 여성은 안되고 오로지 남성의 신체만을 요구합니다. 거의 수녀처럼 지내던 주인공이 그런 요구를 들어줄리 만무하죠..

그렇지만 구원처럼 주인공의 여자사람친구인 가람이 등장합니다. 가람은 사귀던 남친들의 손톱 등 신체 일부를 모아둥는 버릇이 있었는데 다즐링 왕자는 이를 통해 육신을 얻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가람의 전 남친들의 숫자가 꽤 많았기에 왕자는 조각조각 난 상태의 신체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를 해결코자 하는 가람, 그리고 막고자 하는 주인공.... 로맨스 장르는 이미 멀리 날아간지 오래입니다.. 결말도 상당히 깹니다...

그간 읽어왔던 달달북다 시리즈와 살짝 궤를 달리 하는 소설이지만 읽는 재미는 더욱 넘쳤던 듯 합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누구나 소설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의 상상력이 필요한 일이죠. 소설가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쳐 나갈 수 있는지를 실감한 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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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대로 길이 되는 - IT 비전공자의 처절한 병원 시스템 구축 생존기
비수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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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 작가의 장편 소설 '가는 대로 길이 되는'은 저자의 이력으로 비춰볼 때 자전적 경험을 담아 낸 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료 IT 분야 시스템 구축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저자의 지난 날을 그려낸 책입니다. 사실 인터넷의 도입 및 IMF 구제 금융 조치는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에 거대한 충격파였습니다.

수작업으로 일관하던 대부분의 영리기관 및 일부 비영리 기관까지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한 업무 혁신이 이뤄졌고 당연히 이는 외부 IT 전문가들의 몫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 시기 다니던 회사에 시스템 구축을 하러 온 이들을 지켜봤고 업무 회합도 한 적이 있으니까요..


소설 속 주인공 격인 태섭은 이과인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프로그램을 짜는 일에는 전혀 문외한이었습니다. IMF 시기인지라 전공과 무관한 분야로 취업을 선택해야 했고 합격과 동시에 바로 현장으로 출근하게 된 것이죠. 한마디로 맨 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업무에 임하게 됩니다. 그날 배워 다음 날 바로 업무에 적용시키는 삶이 시작된 것이죠.

태섭 외에도 다양한 IT 전문가들이 등장해 어려운 업무를 풀어나가고 또한 좌절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스테레오 타입의 개발자 들도 등장하지만 세련된 화법으로 클라이언트를 쥐고 흔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늘상 격무에 시달리고 월화수목금금금이 일상화 되는 업무 형태지만 태섭은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 가고 성취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되죠.. 자신의 만족은 곧 클라이언트의 만족으로도 이어집니다..

사실 개발자 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 초년병 들의 삶이 이러합니다. 100% 완벽하게 딱 짜여진 업무 매뉴얼이 존재하는 회사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죠.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내야하고 그래야만 성취감 역시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어찌 되었든 20년 넘게 한 직종에 종사하며 이제 어엿한 중간 간부직에까지 올랐고 여전히 큰 프로젝트를 지휘, 감독하고 있습니다.. 초년병 시절부터 노력하며 갈고 닦아온 경험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겠죠.. 저 역시 겪어 왔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길이기에 많은 공감이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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