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츠나구 2 - 인연이 이어주는 만남과 마음 사자 츠나구 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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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츠나구 2는 일본 판타지 소설의 대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연작 츠나구 시리즈 중 후편입니다. 무려 9년 만에 2편을 발표했고 작품 속에서도 7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으로 묘사되어 집니다. 고등학생이던 사자 아유미가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현실과 저승을 연결하죠.

개인적으로 2편이 있을 것이라곤 기대를 안했기에 읽는 기쁨이 두배였습니다. 전편을 워낙 재밌게 읽었기 때문이죠..

이번 편에도 전편과 같이 5편의 이야기가 연대기처럼 수록되어 있습니다.


첫 편에 익숙했던 아유미 대신 어린 소녀가 츠나구 역할로 나오기에 무언가 새로운 전환이 있었는가 싶더니만, 역시나 작가의 큰 그림이었습니다. 2편부터는 아유미가 정상적으로 나와 사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첫 편의 이야기가 전편 에피소드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아유미가 나서기 어려운 구조였죠.. 그러면서 성장한 아유미의 자연스런 등장과 이야기가 연결됩니다.

이번 2부 역시 역시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산 자가 죽은 자를 만난다는 기본 전제는 전편과 동일하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전편을 오히려 뛰어 넘습니다. 역사 속 위인을 만나는 2번째 편 에피소드는 그 상상력이 극대화에 이른 듯 한 느낌이 들더군요.. 역시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할 줄 아는 작가입니다.

판타지 소설이 주는 재미도 충분하지만 기본적으로 굉장한 감동이 함께 하는 소설입니다. 죽은 이들은 산 자의 기억과 가슴 속에 계속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현실에서야 절대 불가한 일이겠지만 이미 죽은 자를 단 하루만이라도 불러내 만날 수 있다면 그간 못한 이야기 뿐 아니라 회한으로 남았던 부분까지 충분히 풀어나갈 계기가 마련되겠죠..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이러한 로망을 소설 속에서나마 충분히 구현해 주었네요..

당연히 3편도 나와 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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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신 날
김혜정 지음 / 델피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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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정 소설집 눈이 부신 날에는 동명의 단편 소설을 비롯 모두 9편의 소설 들이 빠꼼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콩트식 소설부터 근미래 사회를 그린 SF 장르, 또한 그림의 인물이 등장하거나 역으로 그림 속으로 휴가를 떠나는 등 판타지스런 장르의 소설까지 골고루 갖춰진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느낌의 소설집입니다.

어려서 당한 사고로 신체 장애를 가진 작가이기에 장애인의 삶을 그려낸 소설들 또한 수록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수록된 모든 소설 들이 한결같이 재미있었습니다. 무언가 클리세 모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작가 고유의 시각으로 읽기 쉽게 쫙쫙 써내려간 단편 소설의 모범 같은 느낌입니다. 첫번째 수록된 단편 '뿔'에서부터 상당히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서로가 첫사랑이었음에도 끝내 이뤄지지 못하고 지나가게 되는 '눈이 부신 날' 같은 소설은 정말 아련하면서도 아름다운 내용이었습니다.

온 몸에 퍼진 암을 극복하기 위해 신체를 사이보그화 한 대신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 감정을 잃어버린 한 젊은이의 모습을 그린 '1%의 로봇'이나 번외 소설인 '내가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은 어쩌면 작가 자신의 투영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비록 신체적 장애가 일상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순 있겠지만 실연이나 그밖의 심리적 아픔을 극복하는 방식만큼은 오히려 비장애자인 우리보다 더욱 성숙하고 초연합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작가이기에 '아티스트'나 '우주의 휴식' 같은 판타지스런 내용을 담은 소설 또한 전혀 이질감 없이 소설집을 채워 나갑니다.


무려 9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 책이지만 읽고 나니 아쉬움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 차 있는 내용이었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이번 소설집이 두번째라고 하는데 조만간 작가의 첫번째 데뷔작도 구해 읽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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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스포츠 비즈니스 인사이트 - 스포츠는 경제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박성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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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의 매일 스포츠 경기와 이를 보도하는 뉴스를 접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항저우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고 대한민국은 3위를 목표로 중일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프로야구는 거의 30년 만에 엘지가 우승을 향해 달리고 있고 그외에도 각종 스포츠 종목 경기들이 전 세계에서 지금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스포츠는 어느새 우리 일상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딱히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고 해도 팔꿈치 부상을 딛고 연속 호투 중인 메이저리그 류현진이나 이도류 오타니의 이름 정도는 알 수 있을 것이고 김연아라는 이름에 가슴 벅참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런 스포츠의 이면은 철저하게 비즈니스이며 자본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저자인 박성배는 주장합니다. 사실 이런 이면을 아는 것이 스포츠에 대한 환멸 조장보다는 오히려 스포츠를 더욱 즐기게 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죠.


한때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은 한 국가가 자신의 국력을 자랑하는 자리였다면 현재는 얼마만큼의 수익이 가능한지가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2021년 도쿄, 24년 파리, 28년 LA 에서 열리기로 확정된 올림픽의 경우만 보더라도 각 국의 이익이 서로 충돌하고 타협하여 나온 결과물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의 등장 이후 올림픽은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바뀌어 왔습니다. 프로선수 들의 출전이 가능해졌고 거액의 중계권료가 오갑니다. 여전히 적자를 보는 측면도 있지만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또한 스포츠를 둘러싼 파생 상품, 비즈니스 역시 가히 엄청난 시장을 이루고 있는데 유니폼, 광고 협찬 등은 물론이거니와 스포츠 구단, 소속된 선수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의 순기능적인 면 뿐 아니라 부정적인 면 또한 한층 부각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각종 국제 대회 개최 과정에서 이어지는 온갖 부정부패를 비롯해 지나친 자본의 개입에 따른 아마추어 정신의 퇴색화 등등이 대표적인 실례이죠. 스포츠 산업에 종사하는 선수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연봉은 거품 논란을 부르고 있지만 과연 이들의 경기력이 국제 경쟁력에 알맞는 것인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매번 올림픽 예선에서조차 탈락하고 있는 국내 농구나 배구 선수들의 연봉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실제 올림픽 금메달을 따오는 종목은 그들 연봉의 몇 분의 일에도 못미치는 양궁이나 격투기 종목 선수 들입니다. 바로 비즈니스와 결합되어 있는가 아닌가가 그들의 대우를 결정짓습니다.



어쨌든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스포츠 업계의 각종 불평등함과 비리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익히 알고 있고 즐겨 보던 스포츠 종목에 이러저러한 상업적 가치와 비즈니스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보다 생각할거리로 다가온 것 역시 사실이구요.

앞으로도 우리는 스포츠를 우리의 흥미와 취미 또는 소일거리로서 계속 소비할 것입니다. 이 와중에 큰 돈을 벌게 되는 비즈니스는 반드시 결합되어 우리 앞에 다가올 것입니다. 물론 선택은 우리의 몫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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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는 언니들 - 12명의 퀴어가 소개하는 제법 번듯한 미래, 김보미 인터뷰집
김보미 지음 / 디플롯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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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성별 지향성이나 성소수자임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나라 들은 그닥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선진 문명국 들은 성소수자를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포용하고 있는 추세이며 여전히 이들을 차별하고 처벌까지 하는 국가는 소위 공산전체주의 국가인 북한이라든지 신정합일을 외치는 이슬람 국가 들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일부 종교, 정치 세력이 있죠.. 스스로를 공산 전체 세력이나 이슬람 원리주의자 들과 다를게 없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퀴어 활동가 김보미는 이러한 한국 사회 일부의 차별과 혐오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살아가고 있는 여성 퀴어, 소위 레즈비언이라 칭해지는 12인의 여성의 삶을 인터뷰식으로 조명했습니다. 근래 조사 결과를 보면 퀴어, 트랜스젠더, 바이섹슈얼, 무성애자 등을 포괄하는 성소수자의 비율은 적게는 8%에서 많게는 15%까지 각 국가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다수의 눈으로 보기엔 소수이겠지만 우리 주변 사람 열명 중 한명은 엄연하게 성소수자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만 봐도 변호사, 공무원, 스타트업CEO, 일반 직장인 등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는 직업 분야에 그들이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다수의 입장에서 소수를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우리'와는 다른 모습을 온전히 받아 들이진 못하는 것이죠.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와 다름이 틀림이 되고,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는 이유는 결코 될 수 없습니다. 암흑기의 종교 재판이나 마녀 사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 또한 성적 지향성은 다르지만 우리와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인간일 뿐입니다. 그들을 괴물화 시키는 존재들이 바로 괴물이고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추방되고 혐오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닐까요..

책을 읽어가면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되고 그간 몰랐던 그(녀)들의 삶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와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님을 확실히 알 수 있었구요.. 물론 여전히 그들의 삶을 100프로 이해하고 오히려 앞장서 지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단,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들을 인정하고 동성간 결혼이나 입양 등 제도적 포용성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확실히 동감하는 입장입니다.

다름을 모두가 인정하는 사회가 어서 빨리 오길 작가인 김보미 님과 아울러 기원하고 싶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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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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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명 인기 드라마 중 '기묘한 이야기'라는 에피소드 묶음물이 있습니다. 코믹하고 판타지스런 소재도 많이 쓰이지만 때론 기괴하고 살벌할 정도의 공포물도 많이 나오는 드라마입니다.

사와무라 이치의 중단편 모음집인 '젠슈의 발소리'는 딱 이 드라마를 연상케하는 소설 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기묘하면서도 밤에 읽으면 서늘함을 느끼게 할 정도의 이야기들이 연이어 터져 나옵니다. 메인 제목인 젠슈의 발소리 외에도 빨간 학생복의 소녀 등 모두 5편의 이야기가 이 책엔 실려 있죠.


어느 정도 공포물이 갖는 클리세를 빠짐 없이 갖춘 작품 들이지만 그렇다고 서사의 독창성까지 전형적인 것은 아닙니다. 사와무라 이치만이 갖는 몰입성 강한 서사 전개가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게 만듭니다. 처음엔 우리가 흔히 겪는 일상적인 상황을 풀어나가는 듯 하지만 어느새 이야기는 공포와 판타지로 가득한 작가만의 세계로 독자들을 아낌 없이 끌어 들입니다.

자신의 딸의 끔찍한 미래를 보는가 하면, 과거의 끔찍한 사건이 현재와 교차 되고, 수십 년간 실종된 남편의 쌍둥이 형이 느닷없이 나타나는가 하면, 같은 병실에 입원한 환자 들이 차례차례 죽어나가는 상황도 전개됩니다. 알수 없는 상대에 의해 시민들이 연이어 폭행 당하다가 드디어 두 연인이 참혹하게 살해 당하는 사태도 발생합니다.

가히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스토리 구사죠.. 충분히 강한 떡밥이 던져지지만 어느새 모두 회수됩니다.


요괴물로 분류되어야 할 젠슈의 발소리는 사와무라 이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히가 자매가 등장하여 마치 미스터리 추리물을 풀어가 듯 요괴의 정체를 밝혀 냅니다. 두 자매의 각각 다른 개성이 잘 어우러져 묘한 재미를 주면서도 짜릿한 공포와 결말부의 휴머니즘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작품이더군요.

사실 일본에서 공포 작가가 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좀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인도 못지 않게 워낙 많은 신과 요괴가 판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소재가 많다는 것과 이를 잘 버무려 재미난 공포 소설로 탄생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죠.

사와무라 이치는 이 어려운걸 제대로 해내는 작가임에 틀림 없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읽어 보고 싶은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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