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my
강진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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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예술단의 뮤지컬 '다윈영 악의 기원'이란 작품을 보면 3대에 걸쳐 악이 승계되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내용이 주요 줄거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의도했던 안했건 어쨌든 살인이란 대죄를 저지르게 되는 3대의 사연이 처연하게 그려지죠..

제11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 수장작'에 빛나는 강진아 작가의 소설 mymy는 성별을 바꿔 3대에 걸친 모녀, 손녀의 악행을 담담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소설의 제목이 되는 mymy는 한때 유행했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칭합니다. 소니의 워크맨 같은 제품으로 삼성전자에서 출시했었던 음향기기죠.

어느날 주인공이 재학하던 중학교 교실에서 mymy가 도난 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범인은 불량소녀라곤 할 수 없지만 날라리에 가깝던 주인공과 같은 반 변민희.. 그리고 그녀는 돌연 그날 실종됩니다.

주인공은 변민희의 행적을 목격했지만 이를 감추고 자신을 홀대한 담임 한정철과 변민희의 추문을 조장합니다. 아주 나쁜 의도는 아니었지만 결국 담임은 학교를 떠나게 되는 처지에 내몰리죠..


15년 후 변민희의 사체가 공사 중인 아파트 현장에서 발견됩니다. 주인공은 이 죽음에 자신의 엄마가 개입되어 있음을알게 되고 증거를 감추기 위해 혈안이 됩니다. 또다른 무고한 이들을 범인으로 의심케하여 얼마 안남은 공소시효를 넘기고자 시도하는 것이죠.. 과연 그녀의 엄마는 변민희를 죽인 범인이 맞는 것일까요? 그녀가 퍼뜨린 추문과 이후 사건의 결과는 어떻게 연결될까요?

이미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연출하고, 소설가로도 활동해온 강진아 작가는 서사를 풀어가는 능력을 유감 없이 과시합니다. 주인공의 행태에 분노가 일면서도 한편으론 주인공의 입장에 어느 정도 동감하게 만드는 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이코패스 기질 또한 유전되는 것일까요? 후일담에서 주인공은 딸을 낳게 되고 그 딸에게서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더 이상의 언급은 스포가 되겠네요..

굉장히 잘 짜여진 소설이었습니다. 추리적 기법이 가미되어 결말부까지 과연 진범이 누구였는가를 계속 의심케합니다. 또한 적절한 분노 유발로 읽는 내내 어느 정도 텐션을 부여합니다. 제가 이 상의 심사위원이었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대상을 수여했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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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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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한국을 달군 일본 문학의 첨병이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였다면 21세기 들어선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다작을 발표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오는 소설마다 정말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번에 전 세계에 동시 출간된 녹나무의 여신은 전작인 녹나무의 파수꾼의 후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게이고의 작품을 말할 때 전격 추리 소설에 분류되는 작품 들을 연상하기 쉽습니다. 실제 긴장감 넘치는 추리, 스릴러 소설에 장점을 가진 작가입니다. 그렇지만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이라든지 이번 소설을 보더라도 서정적인 내용의 소설 또한 종종 발표하는 작가이기도 하죠.


전편에 이어 레이토는 영험한 힘이 깃든 녹나무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경증 인지장애(라고 쓰고 치매라고 읽습니다)를 앓게된 이모 치후네를 보좌하면서 그녀가 맡았던 역할을 승계 받고 있는 상황이죠.

본 편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원조교제까지 불사하는 여고생 유키나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중학생 모토야가 새로이 등장해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 들이지만 게이고는 이런 뻔한 캐릭터에 자신만의 색을 워낙 잘 입히는 작가이니까요..

레이토와 글 솜씨가 뛰어난 유키나, 그림 실력이 있는 모토야는 의기 투합하여 '녹나무의 여신'이라는 그림책을 발간하기에 이릅니다. 이 과정에서 가슴 아픈 이별도 겪게 되고 증세가 심해진 치후네가 요양원에 들어가는 상황도 발생하지만 이야기의 결말은 그럼에도 따뜻합니다.


사실 페이지도 많은데다가 기존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 같은 긴장감을 느끼기 어려워 진도 빼는데 조금 난관이 있었습니다. 중간에 집어들게된 다른 소설 들이 워낙 재밌기도 해서 새치기(?)를 당하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어느 순간 흐름을 타게 되니 단번에 읽게 되는 마력을 가진 소설이었습니다. 역시나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답습니다.

소설에 나온 녹나무는 큐슈 사가현 어느 신사에 위치한 실재하는 나무가 모델이라고 합니다. 기회 되면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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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닥 -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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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의 소설 '끝없는 바닥'은 1998년 발간되어 그해 제 44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추리 소설입니다. 일본 추리 소설계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에도가와 란포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이 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98년도에 나온 추리 소설 중 가장 재밌었던 책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란 이야기죠..

이미 출간된지 20년이 넘어가는 소설인지라 사무실에서의 흡연 장면이나 자정까지 일해야 하는 일본 은행원 들의 격무, 수기로 기록되는 각종 회계장부 등이 요즘 기준으로 보기엔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추리 소설이 가져야 할 서사의 긴장감, 그리고 반전 등을 빠짐 없이 갖춘 소설이었습니다


은행 중앙부서에서 일하다 상부의 잘못된 지시를 따르지 않아 지점으로 좌천된 은행원 이기... 그는 같은 지점의 친한 동료인 사카모토로부터 애매한 말을 듣게 됩니다.

"너 나한테 빚진거다"라는 말이었죠.. 그 말을 남기고 외근을 나간 사카모토는 곧 자동차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됩니다. 사인은 벌에 쏘인 알레르기..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죽음이었는데 덩달아 사카모토가 고객돈을 횡령까지 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이기가 전부터 알던 사카모토는 전혀 그럴 일을 한 인물이 아니었기에 이기는 곧 사카모토의 근래 행적을 추적하고 미궁에 빠져 있던 진실에 점점 접근하게 됩니다.

역시나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냈던 작가답게 상세한 상황 묘사 및 치밀한 접근이 눈에 띄고 점점 밝혀지는 진실 또는 거짓이 꽤나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얼마전 읽었던 같은 작가의 작품인 '하야부사 소방단'보다 훨씬 더 하드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매우 재미있게 읽은 추리 소설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소설이 진도가 안나가 잠깐 접어 두고 집어 들었던 소설인데 단박에 다 읽어 버렸네요. 무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제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에도가와 란포상이 시쳇말로 고스톱 쳐서 따는 상이 아니란걸 여실히 증명해 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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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담회 01 : 아는 사람 모르는 이야기 인물사담회 1
EBS <인물사담회> 제작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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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인물사담회가 책으로 편찬되었습니다. 앞서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 등이 이미 발간되어 인기를 끌고 있던지라 이미 예상되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방송 자체도 일단 시청하게 되면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재미있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또한 유명세는 있지만 의외로 우리가 잘 모르던 인물 들의 뒷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내용이기에 몰랐던 정보를 쏠쏠하게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죠.

인물사담회 1권에는 미하일고르바초프, 프리다칼로, 테슬라, 팔라비, 노스트라다무스, 무하마드 알리, 제갈량 등 총 8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멸망 예언,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테슬라 등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인물 개개인의 면모에 대해선 그닥 잘 알진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에선 소개된 인물 들의 전반적인 생애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뒷이야기까지 자세히 다룹니다.

소련을 해체시키고, 현재 러우 전쟁을 유발한 책임이 있다고 지금까지도 러시아인들에게 비난 받는 고르바초프, 그렇지만 그는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주의를 이룩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던 진솔한 인물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러시아란 적을 계속 유지하려고 했던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속았던 측면도 분명 있습니다.

이란을 아랍권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서구적인 나라로 만들었고, 교육에 힘썼던 팔라비 이란 전 국왕.... 그런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밀 경찰 조직을 동원해 수만명의 반대 세력을 학살하고 가혹한 탄압을 일삼았던 독재자였습니다..


이름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저 피상적으로만 알았던 여덟 인물 들의 숨겨진 면모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은 꽤나 즐거운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곧 2편이 발간될 예정이고 여기엔 오펜하이머, 오드리헵번, 스티브잡스, 나폴레옹 등의 나름 문제적(?) 인물 들이 수록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 또한 기대가 됩니다. 국가와 시대를 초월한 여러 인물 들이 소개되기에 다양성 측면에서도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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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설계자
경민선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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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선 작가의 '지옥의 설계자'는 같은 세계관을 가진 전작 '연옥의 수리공'에 이은 후속작입니다. 육신의 죽음까진 어쩔 수 없지만 죽은 이의 정신을 생전 세계와 똑같이 꾸며진 메타버스로 다운로드 받아 사실상 영원히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사후 서비스를 공짜로 해주는 업체는 당연히 없기에, 여기에도 꽤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평생 일시납이 가능한 부자를 제외하곤 보통 자녀나 후손들이 비용을 계속 대야하는 구조입니다. 당연히 사후 세계에도 빈부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구조이죠..

이런 상황에서 연쇄살인마나 비인간적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죽음 이후 이런 안락한 사후 세계로 들어가는 연이어 일이 발생합니다. 이들을 벌하고자 사후 세계의 지옥이 드디어 탄생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합니다.

주인공 지석은 사후 세계의 지옥을 대찬성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처벌이나 회개도 없이 죽은 중범죄자 들이 죽어서라도 고통 받아야 한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는 입장일 것입니다. 사후 세계 지옥을 설계하고 범죄자를 가두기 시작한 스타트업 사업가 철승은 소위 '인기스타'로 부상하게 되고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지석에게 어느날 한 소녀의 의뢰가 들어오게 되고 지석은 자신의 믿음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서버에 구축된 사후 세계란 설정답게 이를 해킹해 잠입한 지석 일행이 지옥에 존재하는 각종 마물들, 그리고 능력치가 뛰어난 '예언자'에 맞서 싸우는 과정이 현란하게 펼쳐집니다. SF물이 가져야 할 재미를 잘 갖춘 소설입니다. 가상 세계 속에 구축된 사후세계, 지옥이란 소재 자체도 굉장히 흥미롭고, 이를 둘러싼 여러 인물 들의 대립이나 협조 등이 마치 영화 한편을 본다는 느낌까지 줍니다.


현실 사회에서의 빈부 격차, 온갖 해악적인 행위가 사후 세계에서도 똑같이 이어진다는 설정도 흥미를 더합니다. 마무리 또한 꽤나 깔끔하면서도 생각할꺼리를 안겨 주죠. 어찌 보면 절대선이나 절대악이 존재하지 않는 소설이며 독자를 중립적인 시각에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한국형 SF 소설... 이제 전 세계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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