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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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한국을 달군 일본 문학의 첨병이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였다면 21세기 들어선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다작을 발표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오는 소설마다 정말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번에 전 세계에 동시 출간된 녹나무의 여신은 전작인 녹나무의 파수꾼의 후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게이고의 작품을 말할 때 전격 추리 소설에 분류되는 작품 들을 연상하기 쉽습니다. 실제 긴장감 넘치는 추리, 스릴러 소설에 장점을 가진 작가입니다. 그렇지만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이라든지 이번 소설을 보더라도 서정적인 내용의 소설 또한 종종 발표하는 작가이기도 하죠.


전편에 이어 레이토는 영험한 힘이 깃든 녹나무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경증 인지장애(라고 쓰고 치매라고 읽습니다)를 앓게된 이모 치후네를 보좌하면서 그녀가 맡았던 역할을 승계 받고 있는 상황이죠.

본 편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원조교제까지 불사하는 여고생 유키나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중학생 모토야가 새로이 등장해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 들이지만 게이고는 이런 뻔한 캐릭터에 자신만의 색을 워낙 잘 입히는 작가이니까요..

레이토와 글 솜씨가 뛰어난 유키나, 그림 실력이 있는 모토야는 의기 투합하여 '녹나무의 여신'이라는 그림책을 발간하기에 이릅니다. 이 과정에서 가슴 아픈 이별도 겪게 되고 증세가 심해진 치후네가 요양원에 들어가는 상황도 발생하지만 이야기의 결말은 그럼에도 따뜻합니다.


사실 페이지도 많은데다가 기존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 같은 긴장감을 느끼기 어려워 진도 빼는데 조금 난관이 있었습니다. 중간에 집어들게된 다른 소설 들이 워낙 재밌기도 해서 새치기(?)를 당하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어느 순간 흐름을 타게 되니 단번에 읽게 되는 마력을 가진 소설이었습니다. 역시나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답습니다.

소설에 나온 녹나무는 큐슈 사가현 어느 신사에 위치한 실재하는 나무가 모델이라고 합니다. 기회 되면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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