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고아들 - 나는 동물 고아원에서 사랑을 보았습니다.
바이 신이 지음, 김지민 옮김 / 페리버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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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등장한 이래 지구의 역사는 멸종의 역사로 대치되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종의 생물이 인간에 의해 멸종되었고, 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하루에도 몇 종의 생물이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대만 방송국의 다큐멘터리 PD이자 기자인 바이 신이가 지난 몇년 간 멸종위기 종을 보호하고 다시 자연에 보내는 역할을 맡은 동물 보호소 수십 곳을 취재한 경험을 엮어낸 에세이입니다. 취재의 결실은 책 제목과 같은 '지구의 고아들'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미 전파를 탔으며 유튜브 등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책에는 6곳이 주로 소개되어 있지만 실제 방문한 곳은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코뿔소, 나무늘보, 불곰, 코끼리, 대만흑곰, 삵 등의 보호소와 이 개체 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소위 깨어난 인간 들의 노력이 이 책에는 상세히 소개 되고 있습니다.

뿔 때문에 잔인하게 도축 당하는 코뿔소... 인간의 거주 범위가 늘어남으로서 자신이 살아오던 생태계를 빼앗기고 멸종 위기에 몰리게 된 곰, 나무늘보, 삵 등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의 이기심으로 희생 당하는 동물 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혀를 차게 만듭니다.

아프리카 평원에서 사자, 코뿔소, 기린 등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이는 또다른 디스토피아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후손 들이 우리가 공룡을 보는 것처럼 화석이나 책으로만 이 동물 들을 볼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큰 비극일런지요..


결국 이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동물 고아원'의 역할은 지금 상황에서 지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많은 종의 멸종을 막지는 못하겠지만 최대한 늦출 수는 있을테니까요. 이러한 노력이 100% 성공한다면 한참 뒤에도 우리의 후손 들은 이 동물과 함께 공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구의 지배자로 등극한 인간으로서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보호하는 것은 여태껏 우리의 삶을 가능케해준 지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이 신이.. 그녀의 노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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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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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가슴이 뭉클해지는 단어입니다. 포유류 동물이라면 모든 암컷에게 있는 본능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으며 영장류인 인간 역시 포유류의 한 종이죠.

작가인 미나토 가나에가 작가 생명을 걸고 집필했다는 소설이며 영화화까지 되었다는 것에 읽기 전부터 흥미가 일었습니다.


어느 소녀의 추락 사건을 계기로 엄마와 딸의 독백 형태로 소설은 전개됩니다. 작가의 주특기가 추리 소설인만큼 이 소설 또한 추리적 기법이 듬뿍 가미되어 있으며 독백이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사건의 진상이 독자 앞에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단박에 결론이 예상되는 것이 아니라 딸과 엄마의 상반된 입장이 서로 대비되면서 서술되다 보니 소설은 끝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흥미진진합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기대하면서 읽게 되는 소설이라는 이야기죠..



서로 엄마와 딸의 역할이 처음이다 보니, 그리고 외할머니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꼬인 관계가 되다 보니 모녀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모녀 관계와 달리 엇갈림과 오해가 가득한 관계로 이어지게 됩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다름이 없지만 그 표현 방식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사실 엄마의 독백 이후 딸이 반박하는 형태의 독백이 이어지기에 어느 순간 딸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내리 사랑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딸을 전혀 사랑하지 않은 엄마와 이를 극복하는 딸의 관계를 그려냈던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너의 심장을 쳐라'라는 소설과 어느 정도 유사성을 가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결말은 전혀 다르게 흘러갑니다만...


사실 모성이라 칭해지는 감정이 허상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심리학자나 과학자 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손에 살해되거나 버려지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여전한 연구 주제이고 말할꺼리가 되는 것이 바로 '모성'이라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 자체의 재미도 재미였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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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난난 - 비밀을 간직한 연인의 속삭임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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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속삭이듯 말하는 대화를 일본어로 표시한 단어, 초초난난... 달팽이 식당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일본의 여류 작가 오가와 이토의 작품입니다. 말초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상황을 묘사해내는 그녀의 문체가 자칫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전혀 오해일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오히려 읽는 재미를 더하는 작가이죠..



첫사랑과 결별한 이후 엔틱 기모노 전문점을 운영하며 조용하게 살아가던 시오리에게 어느날 불현듯이 두번째 사랑이 찾아 옵니다. 늘 좋은 향을 품기는 기린을 닮은 남자 하루이치로... 그러나 그는 이미 딸까지 있는 가정을 가진 유부남입니다. 하루이치로에게도 시오리는 가벼운 의미의 만남이 결코 아닙니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봄을 지나 다음해 봄까지 1년을 끌어 갑니다.

시오리의 가정은 어머니의 바람기로 인해 이미 깨진 적이 있기에 그녀는 이 사랑이 언젠가는 끝을 볼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사랑은 시작되었고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픔은 오롯이 그녀의 몫, 아니 하루이치로의 몫이기도 합니다.


달팽이 식당의 저자답게 그녀의 소설 곳곳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요리, 취식 장면이 무수히 등장합니다. 다양한 일본, 퓨전 요리가 소개되는데 책을 읽으면서도 군침이 넘어갈 정도로 그 묘사가 세밀합니다. 또한 4계절을 넘기면서 맞게 되는 일본의 여러 세시 풍습이 소개되는데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정말 많은 공감을 느끼면서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소위 '불륜'을 그린 소설이지만 그 과정이 결코 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시오리의 감정 변화를 그대로 느끼면서 읽게 되면 어느새 흠뻑 빠져 들게 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소설입니다. 주위에서 뭐라 하더라도 사랑이란 감정 자체는 이를 직접 겪는 두 남녀에게만 해당하는 사안이니까요.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오는 것처럼 계절이 바뀌면서 언젠가는 끝이 보이는 그들의 사랑이지만 소설 속에서나마 그들의 봄을 응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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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 거울 나라 이야기 앨리스 앤솔로지
범유진.이선.정이담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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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이번에는 거울 나라 편입니다. 원작자 루이스 캐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초대박을 친 후 잠시 현타에 빠져 있다 약 6년 후 속편 격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발표합니다. 비슷한 분량, 같은 장으로 발행했고 이 또한 엄청난 베스트셀러로 등극하게 되죠..

이상한 나라가 트럼프 왕국을 형상화 했다면 거울 나라는 체스입니다. 전편과 공통되는 등장 인물 들도 있지만 새롭게 체스킹, 체스퀸 등이 등장하죠. 보통 우리가 어렸을 때 읽게 되는 건 이상한 나라 편인데 가급적 합본편을 보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저도 성인이 되어서야 거울 나라 편까지 읽게 되었고, 비슷한 듯 하면서도 굉장히 다른 작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앨리스 앤솔로지 : 거울 나라 이야기는 이번에도 세명의 작가가 다양한 오마쥬를 선보입니다.

법정 스릴러가 펼쳐지는가 하면 앨리스의 언니 로리나가 지구 종말을 막는 캐릭터로 새롭게 등장하기도 합니다. 편견과 억압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게 되는 소수자 들의 이야기가 대미를 장식하죠.. 많은 부분 원전의 인물과 배경을 차용했지만 역시 거울 나라를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독립된 단편 들입니다.

작가 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꽤나 감탄하면서 읽게 되더라구요.. 물론 원전이 부여하는 풍부한 상상력과 다양한 해석 요지가 이렇게 수많은 오마쥬 앤솔로지 작품 들을 탄생하게 만드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나름 이상한 나라, 거울 나라 합본편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누구나 권하는 주석본까지 읽어 보진 못했습니다. 줄거리야 알고 있지만 앨리스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는 고백입니다. 이 작품 들을 읽어본 김에 주석본을 구해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이상한 나라,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모른다면 인생에 있어 재미 하나를 포기하게 되는 것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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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 이상한 나라 이야기 앨리스 앤솔로지
배명은.김청귤.이서영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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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년 루이스 캐럴에 의해 쓰여진 이후 수없이 많이 재출간이 이뤄졌던 베스트셀러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입니다. 원본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한 재창작물 역시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나왔죠..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도 계속적으로 재창작되고 있습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미 이 소설의 위상은 그냥 '전 세계적'이라고 정의하면 맞을 듯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고블 출판사에서 앤솔로지 형식으로 3편의 단편을 담은 책을 펴냈습니다. 원전에 대한 일종의 오마쥬라고 볼 수 있는 소설 들이겠네요.


세 명의 다른 작가에 의해 전혀 다른 장르로 쓰여진 세 편의 이야기... 첫번째가 호러라면, 두번째는 드라마, 세번째는 SF적 요소가 가미된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어 본 이들이라면 어느 부분에서 이 앤솔로지 단편 들이 파생되어 나왔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원전을 읽어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작품 들이었습니다.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일본군과 마적 사이에서 이상한(?) 나라에 빠져 모험을 겪게 되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첫번째 단편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군의 목이 댕겅 잘리는 장면에선 덮어놓고 목을 쳐대던 하트 여왕의 모습이 그대로 오버랩 되더군요.. 실제 마적단 두목인 적왕은 하트 여왕을 그대로 오마쥬한 캐릭터입니다..


원전에서 주요 소재를 가져온 작품 들이지만 원전과는 또한 전혀 다른 작품이라 할 수 있기에 상당히 참신한 느낌을 받으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원작이 워낙 좋으니 같은 소재끼리 묶어낸 짧디막한 단편 들이지만 상당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미 해외에선 이렇게 앨리스를 재해석하거나 새롭게 그려낸 앤솔로지 작품이 엄청 쏟아져나온 상태라고 하더군요.. 한국에서의 이런 시도 역시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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