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고려사 : 고려거란전쟁 편 - 알고 봐도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
박종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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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고려사.. 유튜브 채널도 함께 운영하는 박종민 작가의 저서입니다. 이 책 또한 유튜브 스타일의 스토리 텔링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기에 일단 읽기가 무척 편한 책입니다.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의 역사이지만 아무래도 고려사는 조선사에 비해 기록의 부재가 심하고 상대적으로 연구도 덜한 편입니다.

얼마전 방영된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또한 고려궐안전쟁이란 굴욕적 수식어를 얻었듯이 정사라기 보단 작가의 창작물 성격이 강했구요.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작가의 창작이 들어가야만 드라마가 완성될 정도로 고려사가 부실하다는 이야기겠죠.

그러하기에 이 책은 어느 정도 저자의 상상력과 가정을 발휘해 고려거란 전쟁의 전 과정을 풀어갑니다. 80만, 40만, 30만 등의 군사 동원 단위가 쉽게 언급되고 실제 역사 기록에도 남아 있는 숫자이긴 하지만 과연 이것이 정설인가에 대해서도 저자는 의문을 제시합니다.

전투 상황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하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이리 전개되었을 것이다라는 작가의 가정을 넣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전쟁이나 이후 벌어진 여러 사태의 결과에 대해서만큼은 정확하게 분석해내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려거란 전쟁은 한반도 내에서 양측 모두 수십만의 병력을 동원해 회전으로 치뤄낸 마지막 전쟁이기도 합니다. 당시의 생산력이나 인구 숫자를 볼 때 고려 입장에서는 나라의 운명을 건 총력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쟁에 승리했음에도 고려는 과감하게 거란에 복종하는 척 하면서 100년 간의 평화를 얻어냈습니다.


제아무리 영광스런 전쟁이라 할지라도 다소 비겁한 평화에 비해서는 국가에 엄청난 재앙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자체적 군비 강화와 노력은 꾸준히 했겠죠.

아무렇게나 선제 타격 등을 입에 담는 지도자들이 한반도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당시의 역사는 많은 교훈을 우리에게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은 지도층에겐 기회이겠지만 민초들에겐 그저 고난일 뿐입니다.

다시 읽어봐도 너무나 흥미롭고 생생하게 다가오는 고려의 찬란했던 역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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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 개정판
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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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일본에서 코미디언, 개그맨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오히려 한국보다 위상이 더 높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일본의 유명 남성 코미디언이 나이 차 많이 나는 인기 여배우나 아이돌 출신과 결혼하는 일은 너무나 흔한 일이죠..

특히 일본에선 2인조 콤비 개그가 인기가 높은데 츳코미와 보케로 칭해지는 만담 형식의 코미디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 소설은 콤비 개그에 투신하여 성공의 꿈을 위해 매진하는 두 젊은이의 삶을 담담하면서도 때론 코믹스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작가인 마타요시 나오키의 데뷔작인데 바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가부터가 원래 개그맨으로 데뷔한 분이죠..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삶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기에 이 소설은 한마디로 웃픕니다.. 늘 무언가가 결핍된 도쿠나와... 실제 삶은 도쿠나와보다 더욱 팍팍하지만 삷 자체가 개그인 가미야.... 겨우 네 살 차이 밖에 안남에도 어쩌다 보니 도쿠나와는 가미야를 개그의 스승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소설에서도 매우 주요하게 묘사되는데 한국식 유머 감각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한 언어 유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쌓였던 감정을 배출하고 좌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연예계도 마찬가지겠지만 성공을 경험하는 이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젊은이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도전을 헛된 꿈일 것이라 비난하기에 앞서 조금은 응원해주는 것이 기성 세대인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런지요..

소설이 끝나는 시점까지 그들은 여전히 성공의 궤도에 진입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의 도전만큼은 지난한 삶 속에서 유쾌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인생 자체가 뭐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을까요? 누구나 원하는 것을 이루는 삶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으니까요..

제목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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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
고수유 지음 / 헤세의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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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유 작가의 '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19년의 수명을 삭감하는 조건으로 과거의 어느 날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전당포가 배경입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는 전당포이지만 한때는 은행을 대신하는 서민들의 대표 사금융 업체였죠..

누구나 과거에 대한 회한은 있기 마련입니다. 한번쯤 과거의 그 날로 돌아가 잘못된 일을 바로 잡는 상상은 역시 누구나가 해봤을 것입니다. 물론 현대 물리학에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지어진 상태입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미래에서 온 인간을 만나봤다는 이들은 전무하죠... 이 소설은 그러한 인간의 불가능한 소망을 대리충족 시켜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은 전당포 주인인 할머니를 중심으로 할머니를 찾아온 여러 의뢰인들 각각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과거로 돌아가 못다한 소원을 이루는가 하면 어떤 이는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 순식간에 소멸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아예 과거로 돌아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실 19년의 남은 수명이 날아간다면 젊은이들에게도 타격이 있겠지만 나이 든 어르신들은 소원을 푼다는 것 자체가 즉각적인 죽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19년의 수명을 버리고자 하는 이들이 소설 속에선 줄을 섭니다. 그런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풀어야 할 회한, 소망이 있는 이들이겠죠..

이런 타임슬립 류의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은 일단 소재 자체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유수의 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된 경력의 작가가 풀어내는 유려한 글솜씨가 있기에 재미 또한 남다릅니다.

독자인 저에게도 이 소설이 많이 공감되는 것은 저 역시 과거에 못이룬 것에 대한 후회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겠죠. 다른 분들 역시 저와 같은 이유로 이 소설이 재미있고 공감 있게 다가왔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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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레드카펫 네오픽션 ON시리즈 20
김청귤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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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김청귤 작가의 미드나잇 레드카펫은 SF, 판타지물의 성격을 띄고 있는 작품들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 개개인들의 서사를 그리고 있는 페미 작품입니다. 부정적인 뜻의 페미니즘이 아니라 실제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평등, 스토킹, 성소수자 차별 등을 날카롭게 지적한 소설 들이죠..

여성 독자들보다 오히려 남성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판타지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미세먼지 인간, 마법 소녀, 혁명을 시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이 소설의 주요 등장 인물 들입니다. 희망을 주는 결말도 있지만 다소 암울하게 끝을 맺는 단편도 존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찌질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남성들도 등장하는데 그들은 어찌어찌 위기 상황을 벗어나 오히려 히어로가 되어 버리는 고구마스런 전개도 펼쳐집니다. 오히려 피해자였던 여성 등장 인물이 위기에 빠지기도 하죠.. 그렇지만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만큼 재미 역시 꽤 갖춘 소설 들입니다.

소설 속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현실에서조차 그러한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여전히 스토킹은 좋아하는 여성을 대하는 끈질긴 도전 과정으로 포장될 때가 많고 그 와중에 이어지는 폭력조차 남성다움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객관적 시각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기준으로 봐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강제가 극명하게 존재하는 국가입니다. 각종 성범죄 뿐 아니라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살인 행위까지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죠. 이런 현실이 존재하는 한 김청귤 작가의 이 소설들은 개연성과 생명력을 이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소설 속 내용들이 현실에 대입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판타지로 자리잡을 때 우리 사회는 조금 더 건강해지는 사회로 바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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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도핑 - 도핑검사관이 직접 알려주는
박주희 외 지음 / 가나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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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정하게 경쟁해야 할 스포츠 분야에서 불법적인 약물, 신체적 강화를 위한 외부적 조작을 하는 경우를 우리는 도핑이라고 칭합니다. 성적이 곧 돈으로 직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코 근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범해지는 행위입니다. 승부조작과 함께 스포츠 분야에서 영구히 추방되어야 할 분야이기도 하죠.

한때 우리의 스포츠 영웅이었던 박태환 선수 역시 도핑에 걸려 많은 것을 잃었을 정도이며, 각종 프로 스포츠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도핑 행위..... 스포츠 뉴스 등에서 자주 접하긴 하지만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이쪽 세계를 실제 도핑 적발과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핑 검사관들을 통해 자세히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입니다.

책에는 대략 도핑 조사관들이 이 업무에 뛰어들게 된 사연과 활약상, 그리고 도핑 적발 사례와 이를 막기 위한 각 국, 각 기관의 노력들.. 그리고 칼럼이 각 단원마다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도핑 관련 우리가 몰랐던 상식이 한가득 들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단지 근력이나 스피드 강화를 위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 뿐 아니라 자가수혈, 호르몬제재 투입, 전신 수영복 등등 정말 다양한 도핑이 거의 모든 스포츠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러시아처럼 국가 단위로 자행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 와중에 미국이나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도 약소국인 부탄이나 우리가 경계해 마지 않는 중국 등이 오히려 도핑 방지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도 특이할만한 사항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국이 세계 스포츠계에서 올리는 성과에 비해 도핑 파문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 기억나네요..

앞으로도 도핑 검사가 나아가야 할 길은 상당히 멀기만 합니다. 늘 기존의 도핑 적발 기술을 능가하는 도핑 시도가 있어 왔고, 트랜스젠더(특히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이들) 등을 어찌 검사해 봐야 할지도 반도핑 기술이 극복해야 할 과제들입니다.

스포츠 분야에서 남보다 앞선 기록을 내고 싶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유명세, 큰 돈을 얻고 싶다는 욕심은 어찌 보면 인간의 본능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앞으로도 도핑 시도는 끊임 없이 지속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도핑을 막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 또한 지속적으로 계속될 것이기에 앞으로도 우리는 지속적인 도핑 적발 뉴스를 접하게 되겠죠.. 그런 뉴스를 이해함에 있어서도 앞으로 상당히 도움이 될만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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