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
고수유 지음 / 헤세의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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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유 작가의 '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19년의 수명을 삭감하는 조건으로 과거의 어느 날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전당포가 배경입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는 전당포이지만 한때는 은행을 대신하는 서민들의 대표 사금융 업체였죠..

누구나 과거에 대한 회한은 있기 마련입니다. 한번쯤 과거의 그 날로 돌아가 잘못된 일을 바로 잡는 상상은 역시 누구나가 해봤을 것입니다. 물론 현대 물리학에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지어진 상태입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미래에서 온 인간을 만나봤다는 이들은 전무하죠... 이 소설은 그러한 인간의 불가능한 소망을 대리충족 시켜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은 전당포 주인인 할머니를 중심으로 할머니를 찾아온 여러 의뢰인들 각각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과거로 돌아가 못다한 소원을 이루는가 하면 어떤 이는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 순식간에 소멸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아예 과거로 돌아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실 19년의 남은 수명이 날아간다면 젊은이들에게도 타격이 있겠지만 나이 든 어르신들은 소원을 푼다는 것 자체가 즉각적인 죽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19년의 수명을 버리고자 하는 이들이 소설 속에선 줄을 섭니다. 그런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풀어야 할 회한, 소망이 있는 이들이겠죠..

이런 타임슬립 류의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은 일단 소재 자체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유수의 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된 경력의 작가가 풀어내는 유려한 글솜씨가 있기에 재미 또한 남다릅니다.

독자인 저에게도 이 소설이 많이 공감되는 것은 저 역시 과거에 못이룬 것에 대한 후회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겠죠. 다른 분들 역시 저와 같은 이유로 이 소설이 재미있고 공감 있게 다가왔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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