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레드카펫 네오픽션 ON시리즈 20
김청귤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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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김청귤 작가의 미드나잇 레드카펫은 SF, 판타지물의 성격을 띄고 있는 작품들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 개개인들의 서사를 그리고 있는 페미 작품입니다. 부정적인 뜻의 페미니즘이 아니라 실제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평등, 스토킹, 성소수자 차별 등을 날카롭게 지적한 소설 들이죠..

여성 독자들보다 오히려 남성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판타지적 성격이 강하다 보니 미세먼지 인간, 마법 소녀, 혁명을 시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이 소설의 주요 등장 인물 들입니다. 희망을 주는 결말도 있지만 다소 암울하게 끝을 맺는 단편도 존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찌질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남성들도 등장하는데 그들은 어찌어찌 위기 상황을 벗어나 오히려 히어로가 되어 버리는 고구마스런 전개도 펼쳐집니다. 오히려 피해자였던 여성 등장 인물이 위기에 빠지기도 하죠.. 그렇지만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만큼 재미 역시 꽤 갖춘 소설 들입니다.

소설 속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현실에서조차 그러한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여전히 스토킹은 좋아하는 여성을 대하는 끈질긴 도전 과정으로 포장될 때가 많고 그 와중에 이어지는 폭력조차 남성다움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객관적 시각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기준으로 봐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강제가 극명하게 존재하는 국가입니다. 각종 성범죄 뿐 아니라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살인 행위까지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죠. 이런 현실이 존재하는 한 김청귤 작가의 이 소설들은 개연성과 생명력을 이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소설 속 내용들이 현실에 대입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판타지로 자리잡을 때 우리 사회는 조금 더 건강해지는 사회로 바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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