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불행 - 사람은 누구나 얇게 불행하다
김현주 지음 / 읽고싶은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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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불행은 김현주 작가의 장편 소설로서 '소영'이란 이름의 여주인공이 20대에 겪은 사랑의 경험을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얼핏 작가의 경험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정 짓는다면 중견 작가 들은 대략 열 사람 이상의 삶을 살아본 것이 되겠죠..

물론 작가가 쓰디쓴 사랑을 겪어 보지 못한 분은 아니란건 작가 스스로도 밝히고 있습니다. 사실 소설의 주인공이나 작가의 경우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차례 사랑이란 열병을 경험하게 됩니다. 단 한번의 사랑으로 인생을 살아가거나 결혼까지 이르는 경우는 요즘 세상에선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일이겠죠..

소설은 봄,여름,가을,겨울 네 단원, 그리고 20대 전반에 걸쳐 소영이 겪는 남자 들과의 경험이 소개됩니다. 짝사랑으로 끝난 늘, 스토커였던 민, 가장 격하게 사랑했던 혁, 그리고 현까지.....

사실 우리 살아가는 세상에서 충분히 존재할만 하고 자연스러운 관계 들인지라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내 주변과 떨어져 있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소영과 비슷한 스타일의 사랑과 관계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할 수 있고 또는 비슷하게라도 자리 할 수 있는 부분일 것입니다.

사랑의 끝에 누구나 소위 후유증이라는 것을 앓게 됩니다. 누구에게는 심각한 불행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대부분에게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얇은 불행'으로 끝나겠죠.. 늘 지나간 사랑은 새로운 사랑으로 잊혀지고 새로 채워지는 법입니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러했으니까요..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타인과의 모든 관계는 스스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불편하거나 미운 사람이면 안보면 되고, 머리 아프게 하는 사람이라면 잊고 살아가면 됩니다. 그렇지만 사랑이란 감정과 이에서 파생되는 관계는 자기 콘트롤만으로 쉽게 조절되는 것이 아니란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타인들과의 계속적인 접촉은 필연적일텐데 이 과정에서 누군가를 보고, 만나 호감이 사랑이란 감정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요..

누구나 얇은 불행을 겪으면서 한단계 성숙해 집니다.. 그런 가운데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랑, 사람이 또다시 얇은 불행으로 귀결될지 아니면 긴 행복으로 가게 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사랑을 찾게 되는 것이 어찌 보면 인간의 본성일런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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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스 페이지터너스
그레이엄 그린 지음, 이영아 옮김 / 빛소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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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문학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 '코미디언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아이티라는 나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미국에 이어 아메리카 대륙에서 두번째로 독립을 쟁취해 낸 나라였던 아이티는 지배국이었던 프랑스의 과도한 배상금 요구에 시달리던 중 20세기 초 미국의 침략을 받아 준식민지 같은 나라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미국의 구미에 맞던 지도자가 극우반공 인사임을 자처하던 프랑소아 뒤발리에라는 전직 의사입니다. 더군다나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점도 사회주의 혁명을 맞은 쿠바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입장에 부합했죠..

그러나 뒤발리에는 아이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나라로 변모시킵니다. 라틴 아메리카 대부분의 우파반공 세력이 집권한 나라들이 그러했듯 경제는 시원하게 말아 먹었고, 통통마구트(부두교 용어로 악마)라는 속칭으로 불리우던 친위대를 이용해 정적과 반대 세력을 열심히 공산주의자로 몰아 무려 3만 명을 넘게 처형시키고 그보다 훨씬 많은 이들을 감옥에 수감합니다. 어째 이런 역사는 비슷하게도 어디에서건 반복되는 듯 합니다.

자신이 중병에 걸리자 이제 19세가 된 자기 아들을 종신 대통령으로 올려 세습 왕조를 구축하게 되죠.. 그들 2대의 통치를 거치면서 아이티의 문맹율은 90%에 달하고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아이티에서 추방되거나 스스로 떠나게 됩니다.. 세계 최빈국의 영예(?)는 뭐 덤이었을 뿐이죠..


이 소설은 뒤발리에 대통령의 극악스런 통치가 정점에 달할 무렵 이 곳에 같은 배를 타고 도착하게 된 호텔 운영자 브라운, 미 대선 후보로 나섰던 스미스 부부, 사기꾼인지 정체가 불분명한 존스 소령 등 세 명의 인물이 주가 되어 서사를 풀어 나갑니다.

이들이 그 어찌 사고하고 행동하건 비정상적인 시스템의 아이티 내부에서 그들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코미디언에 불과합니다.. 운영하던 호텔로 돌아온 브라운을 기다리던건 대통령에게 밉보여 정치범으로 전락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살한 시체입니다...

채식주의를 아이티에 실현하려던 스미스 부부는 진지한 자세로 아이티를 대하지만 이들의 진지한 모습 그 자체가 코미디에 다름 없습니다.

통통마구트를 대상으로 무기 판매 사기를 치려던 존스는 어느 순간 정치적 망명자로 둔갑해 타국 대사관에 얹혀 사는 신세가 되죠..

지금까지도 전 세계 최빈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아이티의 가장 냉혹했던 시기를 다룬 작품임에도 이 소설이 가진 기본적인 재미는 상당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빨리 마무리 되는 것이 속상할 정도였으니까요..

한때는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을 쟁취한데다가 카리브해의 낙원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었던 아이티라는 국가가 지도자 하나를 잘못 만나게 됨으로써 어떻게 파탄의 길로 달려가는지를 직설적이지만 때론 은유적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작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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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 식당
범유진 지음 / &(앤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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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재미있을만한 소재를 채택해 쓰인 소설입니다. 지옥의 수석 주방장과의 거래를 통해 상대방의 인생을 훔칠 수 있다는 내용이니까요.. 방송이나 소설에 흔하게 쓰이는 클리세이지만 시청자나 독자 들은 늘 이런 내용에 열광하곤 하죠..



범유진 작가는 이미 다양한 장편 소설 외에 여러 엔솔로지 소설을 발표한 경륜 있는 작가입니다. 이런 재미난 소재를 어떻게 버무릴 것인지는 이제부터는 작가의 몫입니다.

소설은 다섯 편의 단편 소설 모음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악마를 만나 타인의 삶을 빼았는다는 기본적인 소재는 같지만 각 편마다 나오게 되는 인물 들의 개성은 천차만별입니다.


공감이 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삶에 만족치 못하고 성공한 타인의 삶에 집착하는 악인 들도 나옵니다. 이런 과정에서 적절하게 터져주는 반전을 읽는 재미가 확실한 소설이더군요..

다섯 편의 연작 단편이 모두 그 자체로 나름의 완결성을 가진 내용이라 한편한편 읽을 때마다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됩니다. 마무리 또한 권선징악이란 테제에 충실한 편이구요..

이런 류의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결국 악마에게 넘어가는 건 악마가 잘해서가 아닙니다. 인간 스스로 그 길을 향해 가는 것이죠..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오롯이 인간의 몫으로 주어집니다.. 악마란 존재는 그러한 인간 존재를 합리화하기 위해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상징적 존재 아닐까요? 신이란 존재가 그러한 것처럼요..

결국 이 소설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형상화한 내용입니다. 아마도 90% 이상의 인간은 현재의 자신의 삶에 완벽한 만족을 느끼면 살아가지 않을테니까요. 인간의 욕망은 때론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남을 부러워만하며 자신보다 못한 이웃을 전혀 돌아 보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이러한 부분을 잘 짚어낸 듯 합니다. 상당히 재미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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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달 별 사랑 고블 씬 북 시리즈
홍지운 지음 / 고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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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운 작가의 '우주 달 별 사랑'은 들녘 출판사의 기획인 고블씬북시리즈의 신간입니다. 주로 판타지나 SF 중단편 소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시리즈이죠. 한국형 판타지, SF물이 도약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포함 이미 8권이나 출간되었고 몇 권 놓치기는 했지만 절반 이상 읽었던 듯 합니다. 이번 소설도 160페이지 정도의 중편 소설이고 꽤나 속도감 있게 쓰여졌기에 읽는 속도 역시 빠를 수 밖에 없더군요..

작가 소개는 간단하지만 책 뒤에 수록된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참으로 다양한 제목(?)을 가진 판타지, SF 소설 전문 작가라고 저자를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작가가 좋아하는 단어를 나열한 '제목'부터 지어 놓고 이에 맞춰 써내려간 소설이라고 합니다. 달의 이주자였던 지구 소년 핀은 할아버지를 도와 등대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지구인의 실험대상으로 전락했다 탈출하게된 달의 토착 인종인 월인 메아를 돕게 되고 둘 사이 사랑이 싹트게 됩니다.

달 개발 회사이던 성산중공의 고위직 요안에 의해 위기에 처한 달의 이주민들... 메아와 핀은 이들을 도와 요안의 음모를 분쇄해 나갑니다..

인류가 최후까지 가져가는 감정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라고 했습니다. 어찌 보면 달을 배경으로 한 흔한 SF물이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전혀 다른 세계 종족 간의 깊은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라는데서 어느 정도 차별성이 존재하는 소설입니다.

지금도 우리 머리 위에서 항상 주위를 밝혀주는 달.... 달이 개발되는 미래를 분명 우리의 후손 들은 목도할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가까운 곳으로 남게 되겠죠... 그때까진 살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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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텔링 차이나 - 삼황오제 시대에서 한(漢)제국까지
박계호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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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이라는 인구, 방대한 영토, 불과 20여년 만에 미국과 맞먹는 세계 G2로 도약한 나라 중국.... 이 나라를 어떻게 몇몇 단어로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실상 한국 정도의 나라는 좌지우지할 수 있는 패권 국가로 떠오른 이후 중국이 보여주는 행태는 가히 곱지만은 않습니다. 한국인 상당수가 가장 싫어하는 나라로 중국을 꼽을 정도니까요.

그렇지만 밉다고 무조건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앞으로의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닙니다. 21세기 들어 대한민국이 무역흑자로 벌어들인 돈이 대략 7,900억 달러라는데 이 중 중국의 몫이 7,1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자료를 본 바 있습니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이 선진국 소리 듣게 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국가가 중국이기도 합니다. 고로 미운건 미운거지만 앞으로도 중국을 알아가고,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는 계속적으로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무조건 적대시하기엔 우리 경제나 생활, 심지어 안보에서 차지하는 몫이 너무나 큰 나라입니다.


저자 박계호씨는 중국과 관련해서라면 진짜 전문가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경력을 쌓아온 분이더군요. 이런 분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중국은 과연 어떤 나라일지 궁금해지더군요.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제목에도 들어가 있는 '히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에 맞게 장구했던 중국의 주요 역사와 위인들..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되어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 고유의 사상, 인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중국인들을 볼 때마다 과소비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돈을 써제끼는 것을 부러움반시샘반으로 볼 때가 많았는데 고대로부터의 사상에 기인한다는 사실은 이제서야 알았네요.

분쟁을 싫어하는 것이야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건 같겠지만 워낙 지리적으로 넓은 중국이란 나라에서 분쟁은 망국으로 가는 모범(?) 코스였기에 지금 중국이란 나라가 공산당의 지도 하에서이지만 나름 똘똘 뭉치는 이유도 알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류의 발명품 중 절반 정도는 중국에서 개발된 것이거나 그 응용품이라고 합니다. 서양은 중국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오히려 서양의 석학들이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잘 싸워서 이겼다고 생각하는 2차 대전만 하더라도 독일 전력의 75%는 소련에게 갈려나갔고, 일본군 전사자의 절반이 중일 전쟁에서 나왔습니다. 일제로부터의 독립 또한 어느 정도는 중국이란 나라에 빚을 진 것은 확실합니다. 이후 6.25 전쟁에서 다까먹긴 했지만요..

어찌 되었든 정권 교체 후 우리는 미국의 편에 설 것임을 스스로 나서 분명히 했고, 그런 상황에서 중국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측면에선 일정 피해를 감수해야 함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해 알아가고,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멈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언제 또 세상이 바뀔지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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