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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 식당
범유진 지음 / &(앤드) / 2023년 1월
평점 :
사실 재미있을만한 소재를 채택해 쓰인 소설입니다. 지옥의 수석 주방장과의 거래를 통해 상대방의 인생을 훔칠 수 있다는 내용이니까요.. 방송이나 소설에 흔하게 쓰이는 클리세이지만 시청자나 독자 들은 늘 이런 내용에 열광하곤 하죠..
범유진 작가는 이미 다양한 장편 소설 외에 여러 엔솔로지 소설을 발표한 경륜 있는 작가입니다. 이런 재미난 소재를 어떻게 버무릴 것인지는 이제부터는 작가의 몫입니다.
소설은 다섯 편의 단편 소설 모음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악마를 만나 타인의 삶을 빼았는다는 기본적인 소재는 같지만 각 편마다 나오게 되는 인물 들의 개성은 천차만별입니다.
공감이 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삶에 만족치 못하고 성공한 타인의 삶에 집착하는 악인 들도 나옵니다. 이런 과정에서 적절하게 터져주는 반전을 읽는 재미가 확실한 소설이더군요..
다섯 편의 연작 단편이 모두 그 자체로 나름의 완결성을 가진 내용이라 한편한편 읽을 때마다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됩니다. 마무리 또한 권선징악이란 테제에 충실한 편이구요..
이런 류의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결국 악마에게 넘어가는 건 악마가 잘해서가 아닙니다. 인간 스스로 그 길을 향해 가는 것이죠..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오롯이 인간의 몫으로 주어집니다.. 악마란 존재는 그러한 인간 존재를 합리화하기 위해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상징적 존재 아닐까요? 신이란 존재가 그러한 것처럼요..
결국 이 소설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형상화한 내용입니다. 아마도 90% 이상의 인간은 현재의 자신의 삶에 완벽한 만족을 느끼면 살아가지 않을테니까요. 인간의 욕망은 때론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남을 부러워만하며 자신보다 못한 이웃을 전혀 돌아 보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이러한 부분을 잘 짚어낸 듯 합니다. 상당히 재미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