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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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이란 소재는 미스터리를 다루는 장르 소설에 있어 영원한 떡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전산화되고 CCTV가 판치는 현대 사회에서 실종자를 찾는 일보다 실종된다는 사실 자체가 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실종자를 찾는 전단이 돌아 다니고 있고, 영구 미제로 남게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제는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칭할 수 있는 줄리언 맥클린의 장편 소설 '이토록 완벽한 실종' 역시 이를 소재로 다뤘습니다. 그렇지만 가족의 단순한 실종을 그린 것이 아니라 버뮤다 삼각 지대에서 일어났던 비행기와 배들의 수많은 실종 사태를 함께 연결시켰다는 것이 이 소설의 재미를 한껏 더합니다.

부의 격차는 존재하지만 서로 간의 완벽한 사랑으로 가정을 이뤘던 올리비아와 딘...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던 이 부부는 아이를 낳을 계획까지 세우지만 바로 당일 딘이 실종됩니다. 비행사로 일하던 딘이 몰던 자가용 비행기가 공교롭게도 버뮤다 삼각 지대 부근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죠.

상심에 빠져 있던 올리비아에게 어느 날 형사 들이 찾아와 딘의 범죄를 추궁하게 되면서 서사는 본격화하게 됩니다.


소설은 남편을 잃은 올리비아의 시각에서뿐만이 아니라 실종된 딘의 시점, 그리고 버뮤다 삼각지대의 실종 사건을 연구하는 물리학자 멜라니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진행됩니다. 별개로 진행되는 듯 한 이들의 시점이 어느 순간 하나로 모여지며 사건 해결의 큰 줄기를 제공하는 것이 이 소설의 묘미가 되겠습니다.

미스터리 장르이지만 또한 로맨스 소설의 분위기 또한 흠뻑 느낄 수 있기에 읽는 재미는 배가 됩니다. 이러한 상상력을 발휘한 작가에 대해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론 소설이 마무리 되어감을 아쉬워하며 읽게된 작품입니다.


어쨌든 실종이란 다소 흔한 소재를 다룬 소설이었지만 내용 또한 뻔하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소설입니다. 베스트셀러가 그저 우연히 탄생하는 것은 아닌데다가 이 작가는 벌써 서른 권 이상의 힛트 소설을 발표한 작가임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즉, 독자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알고 있는 분이란 이야기죠.

어느 순간 분명 결말을 알게 되지만 그들의 '그 이후'가 더욱 궁금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빨리 구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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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왜? - 마크 포사이스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백과사전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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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크리스마스 백과사전이란 부제를 가진 마크 포사이스의 '크리스마스는 왜?'라는 저서는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유쾌한 풍자와 위트 있는 조소로 가득 찬 책입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예수 탄생일로 잘 알려져 있고, 기독교인들에겐 연중 가장 큰 축제의 날이자 가족이나 연인 들에게도 큰 의미를 가진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구의 상당수 국가와 한국, 필리핀 등에선 국가가 정한 휴일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12월25일이 가진 이면과 진실을 마크 포사이스식 정의에 따라 하나하나 살펴 보면 사실상 전 세계가 공인된 사기극에 의해 움직이는 날이라는 생각을 굳게 갖게 됩니다.


작가는 글이 가질 수 있는 유머와 위트를 제대로 알고 있고 이를 이 책에도 유감 없이 활용합니다. 왜 3월 정도로 알려져 있던 예수 탄생일이 굳이 12월25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의 유래 및 사실상 음탕한 노래로 간주되던 캐롤이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굉장히 유쾌하게 서술되어집니다.

청교도 신자들의 이민에 의해 세워진 미국에선 오랜 동안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것은 금지되어 왔다는 사실이나 튀르키에의 맘씨 좋았던 평범한(?) 성인이었던 성 니콜라스가 어찌어찌 북극에 거주하는 산타 클로스로 변신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은 처음 알게된 사실입니다.


당대에 유행했던 풍자나 상업적 이유, 또는 어른의 사정에 의해 크리스마스라는 날이 다소 억지로 정해지고 오늘 날 대다수의 사람 들이 예수 탄생일로 당연히 믿게 되었다는 사실은 말마따나 크리스마스가 지니는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 날을 예전의 시각으로 다시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책의 경고와도 일치합니다.

사실상 성경이란 책자의 내용이 이전의 여러 종교에서 따온 것이고 신약 또한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예수에게 불리하게 서술된 성경 들은 철저하게 배격되고, 지배층의 구미에 맞는 복음서들만이 채택되게 된 것이니까요.. 이런 사기성 짙은 이 종교의 고대 행각을 볼 때 크리스마스 역시 제대로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창조된 날임을 작가는 진솔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그럼에도 크리스마스란 날은 이미 많은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며, 그 의미 또한 남다른 날이 되어버렸습니다. 한반도에 최초의 나라가 개국되었다고 지정된 10.3일 개천절 또한 비슷하지 않을까요?

알면서도 속아주고 믿어주는 날... 바로 그날이 우리가 알고 있던 크리스마스 되겠습니다.. 워낙 유쾌한 필력을 가진 작가인지라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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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번째 세계의 태임이 텔레포터
남유하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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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부디 너희 세상에도'라는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접하게 되었던 남유하 작가.. 기본적으로 SF, 판타지 장르에 특화된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소설 역시 시간 여행과 평행 세계를 그려낸 판타지 물이었습니다. 전에 접한 소설집이 상당히 괴기스럽고 공포물에 가까운 판타지 모음이었다면 이번에는 상당히 힘을 빼고 집필했네요.

즉, 청소년 들이 읽기에도 전혀 무리 없는 수준으로 쓰여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재미까지 다운그레이드 된 것은 결코 아닌지라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타임머신이 개발된 근미래... 주인공 태임이는 '자연주의자' 엄마를 두었기에 유전자 조작을 거치지 않고 태어난 소녀입니다. 날씬하기만 한 급우들과 달리 다소 통통한 몸매를 가지고 있기에 사실상 왕따 신세에 '배양육'이란 다소 안좋은 의미의 별명으로 불리우지만 나름 원대한 포부와 꿈을 가진 똑똑한 소녀입니다.

어느날 그녀는 급우들의 놀림 속에 전시된 타임머신에 갖히게 되고 미래로부터 온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미래의 태임이는 자신을 괴롭혔던 급우들에게 복수하러 온 것이죠. 그녀는 시한폭탄을 설치하고 떠나고 태임이를 제외한 반 급우 전부와 담임인 '솔' 선생님조차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때부터 급우들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의 세계를 제대로 돌리고자 하는 14세 소녀 태임이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어느 정도 과학적인 설명을 곁들인 소설이긴 하지만 내용도 이해하기 쉽고, 군데군데 삽화가 들어가 있어 작품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기도 용이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꿀 때마다 새로운 평행 세계가 창출되어 전혀 다른 미래가 펼쳐진다는 내용은 다소 클리세에 가깝지만 이 또한 굉장히 재미있게 서술되었구요.

남유하 작가는 기본적으로 독자 들을 자신의 글 안에 묶어 놓을 줄 아는 소설가입니다. 독자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상상력을 갖고 있기에 그런 것이겠고 그러하기에 계속 소설을 펴내는 작가로 남아 있는 것이겠죠. 그녀의 다음 소설 또한 그 어떤 상상력으로 채워져 있을지 무척 기대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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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크리스찬 디올과 뉴 룩
정진주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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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디올.. 프랑스가 낳은 위대한 의상 디자이너이지만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 의상뿐 아니라 가방, 화장품, 시계 등까지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추앙 받는 이름입니다.

얼마전 어느 분께서 덜컥 받은 명품 가방으로 화제가 되었던 브랜드이기도 하죠. 이 책은 그의 일생을 읽기 쉽게 카툰으로 그려낸 전기입니다. 세계대공황과 2차 대전을 정면으로 맞이했던 크리스찬 디올이 어떻게 디자이너로서 성공하게 되었는지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업에 성공한 디올 가문의 장남이자 금수저로 태어났던 크리스찬은 정치학을 전공한 후 집안의 도움을 받아 갤러리를 차립니다. 그렇지만 곧바로 블랙먼데이라 칭해지는 미국발 세계 대공황을 맞게 되면서 집안 및 본인 모두 보기 좋게 망해 버리고 맙니다. 즉시 구직에 나섰지만 이번엔 당시로선 불치병에 가깝던 결핵이 그의 발목을 잡게 되죠..

만화 속에선 악마 들이 등장해 다소 코믹하게 그가 꿈을 이루는 것을 방해합니다.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불러일으키기도 하죠. 그렇지만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고 해야 할까요? 비록 부모의 반대로 정치학을 전공했던 그였지만 예술혼에 불타는 그였기에 패션 도안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패션 문화에 눈을 뜨게 됩니다.

최초엔 생계를 위한 마지못한 수단이었지만 점차 그는 놀라울 정도의 독창성을 발휘하게 되죠.

2차 대전이 터지고 조국 프랑스가 독일에 점령 당했지만 그의 예술혼은 오히려 더욱 활활 타올랐습니다. 종전 후 그는 독립하여 '뉴룩'이라 불리우는 새로운 스타일의 패션을 창조했고 전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의상은 프랑스의 주요 수출품이 되었고 전후 경제 복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최고 영예 훈장인 레종 도뇌르를 수여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어려움과 유혹에 결코 굴하지 않았던 끊임 없는 노력이 결국 그의 명성을 오래오래 남기게 된 것이었죠.. 그의 이름을 딴 브랜드는 지금도 너무나 많은 소비자 들에게 만족감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영부인까지도요...

몇몇 제품 라인업을 통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크리스찬 디올이란 인물에 대해 정말 잘 알 수 있었기에 너무 즐겁게 읽었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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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캐런 조이 파울러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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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크스 부스... 19세기를 대표하는 악한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미국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을 암살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불과 27세의 나이에 연방군에게 피살 당함으로써 그 죗값을 치뤘죠.

어찌 보면 심플하게 '악당'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대부분이 링컨 암살범으로 기억하는 인물이지만 캐런 조이 파울러의 전기 소설 '부스'를 읽어 본 이후 꽤나 복잡한 인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존의 행적만을 파헤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소위 셀럽 가족이었던 당시의 부스 집안 전체를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죠..


부스 집안은 존의 아버지부터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주로 세익스피어 작품을 연기하던 유명 배우였습니다. 그의 길을 따라 장남인 준, 차남격인 에드윈, 누나인 에이시아 등이 역시 배우의 길을 걷게 되고 존 역시 일찌감치 배우로 활약하게 됩니다. TV는 커녕 영화도 없었던 시기였기에 유명 연극 배우의 위상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바로 위의 형인 에드윈의 위상에는 못미쳤지만 부스 역시 굉장한 사랑을 받는 배우로 위치하게 됩니다.

부스 집안은 모두 열 명의 남매가 태어났지만 그 중 여섯 명만이 성인의 나이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네 명은 콜레라, 천연두 등으로 어린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죠. 이들에 대한 슬픈 기억은 존의 누나인 로절리의 시각으로 회상됩니다. 그럼에도 이들 남매들은 서로를 자기들 방식으로 아끼고 끌어주며 우애 깊게 성장합니다.

그들 집에서도 물론 흑인 노예는 있었지만 존을 비롯해 이들 가족이 특별히 노예를 학대하고 차별하거나 격렬하게 노예제 폐지론자들을 싫어했다는 기록은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노예 유지를 주장했던 버지니아에 기반을 뒀던 부스 집안이었고 남북 전쟁이란 국란을 겪으면서 어느 순간 존은 링컨을 비롯한 북부의 지도자들에게 격한 반항심을 갖게 되죠. 물론 당시 대부분 남부인의 정서가 그러했겠지만 그들과 존의 차잇점이라고 하면 존은 생각하던 바를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존이 링컨을 암살한 이후 부스 가족 역시 격랑에 휘말리게 됩니다. 그들이 사랑했던 아들이, 동생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암살범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결코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존의 사망 이후 남은 가족 들의 뒷 이야기 역시 담담하게 그려집니다. 과연 존 윌크스 부스는 우리가 생각했던 최악의 인종 차별 주의자 악당이란 몇몇 단어로 정리될 수 있는 인물일까요? 결코 그에게 면죄부를 부여할 순 없겠지만 시대의 증오에 어쩔 수 없이 휘말리게 된 열정적인 청년으로 봐야 할까요...

작가는 그 선택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습니다.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링컨의 암살범으로 영원히 그 이름을 남기게 된 존 윌크스 부스.... 이 전기 소설로 당시의 사회상 역시 잘 파악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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