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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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의미심장하지만 제목에서 스포나 반전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소설 '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는 정해연 작가의 중편 판타지 소설입니다. 타임슬립을 그렸다면 점에선 확실히 판타지 장르이지만 학교폭력, 왕따 문제, 성장기를 그려냈다는 점에선 청소년 소설로 봐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또한 짜릿한 반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추리물의 성격도 띄고 있습니다. '

작가는 이미 다수의 추리소설 및 청소년 소설을 발표한 바 있죠..


100여 페이지에 불과한 중편 소설인만큼 엄청나게 복잡한 플롯을 가진 소설은 아니었지만 충분한 읽는 재미를 선사해주는 책이었습니다.


학교나 심지어 가정에서 조차도 왕따 등으로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던 이은아... 어느 날 같은 이름을 가진 교생 선생님이 반에 부임하게 됩니다. 은아와는 달리 화려한 미모와 적극적인 성격으로 모두에게 호감을 사는 교생 선생 이은아... 그녀는 갑자기 학생 은아에게 "나는 너야"라는 극적인 고백을 하게 됩니다.

과연 둘의 관계는 무엇이고, 이 둘의 관계를 통해 은아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북멘토의 텔레포터 시리즈는 SF, 판타지, 미스터리 등 현실과 다른 세계를 그린 작품 들을 모아내어 출판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시리즈 이름이죠.

이 소설 또한 장르에 충실하게 저승사자와의 약속부터 시작해 타임슬립, 그리고 최후반부의 깜짝 반전까지 독자의 구미를 충실히 만족 시키고 있습니다. 짧은 소설이지만 꽤나 강력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순수 문학만이 가치를 인정 받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보수적인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에서도 그간 외면 받던 SF물 등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다가 왔죠.. 여전히 한국 문학계에서는 조금 이질적인 장르로 취급 받지만 이러한 소설 장르가 빛을 발할수록 더욱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리란 생각이 드네요.. 더군다나 이 책은 꽤나 재밌게 쓰여진 소설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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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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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들고 든 생각은 '정말 두껍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손으로는 다루기도 힘들 정도로 두꺼운 소설.. 무려 600페이지가 넘습니다. 이걸 언제 다 읽지라는 생각은 다행히도 기우였습니다. 한번 손에 쥘 때마다 100여 페이지씩 쉴 생각도 하지 않고 읽게 되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기 때문이죠.


아직도 20대에 불과한 프랑스의 젊은 작가인 조나탕 베르베르, 자신의 첫 장편 소설을 정말 재미있게 집필했습니다. 어째 베르베르란 성을 가진 작가들은 글을 재밌게 쓰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나 봅니다.

소설의 배경은 심령학이 기승을 부리던 19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합니다. 세계 최초의 심령술사로 알려진 폭스 자매와 역시나 사설 탐정 사무소로는 최초로 간주되는 핑커튼 사무소 등 실존 인물과 기관이 등장합니다.

한마디로 폭스 자매의 심령술이 사기임을 밝혀내고자 하는 핑커튼 탐정 사무소와 이에 고용된 여성마술사 제니의 활약을 그린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분을 속이고 폭스 자매들에게 접근한 제니는 판판이 신분이 노출되는 곤란한 상황에 빠집니다. 그럼에도 특유의 기지와 임기 응변을 통해 조사를 계속하게 되는데 숙련된 마술사인 제니의 눈에도 폭스 자매의 심령술은 사기가 아닌 진실로서 보여지게 됩니다. 과연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게 될까요...


상당히 유쾌한 문체로 쓰여졌기에 피를 말리는 긴장감이나 공포심이 드는 추리 소설은 결코 아닙니다. 굳이 결론을 내리자면 젊은 여성 마술사 제니의 재미난 모험극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19세기 후반의 뉴욕과 그 주변을 어찌나 세밀히 잘 표현해 냈는지 일종의 역사 소설로 보더라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실존했던 폭스 자매와 핑커튼 탐정 사무소가 등장하기에 서사의 핍진성 역시 잘 확보된 듯 합니다.

역시나 재미난 소설은 그 두께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두꺼웠어더라도 기꺼이 읽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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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 - 간호천사 아닌 간호전사 이야기
알앤써니 지음 / 읽고싶은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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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환자나 의료 관계자를 대하면서 늘 페이크(Fake)란 일종의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직 간호사의 이야기입니다. 10여 년 간 현직을 떠나 다른 일을 하다 다시 병원 업무에 복귀한 케이스이기에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간호사 업무의 애환과 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상세하게, 그러나 심각하기 보다는 위트 있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현업 종사자로서 자신이 속한 조직의 문제점을 정면 비판하기는 조금 껄끄러웠던지 알앤써니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그녀를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소상하게 자기 소개를 해놨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도 그만이라는 그녀만의 당당한 사고를 엿볼 수 있습니다..

코비드19 시기, 고생하는 의료진을 대하는 국민 들의 태도는 찬양 일색이었습니다. 물론 의료 체계의 정점에 의사 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원래도 고연봉인데다가, 의대 정원 확대나 공공 의료 확장 등의 의료 시스템 개선 등에는 워낙 집단 이기주의로 맞서는 형태가 많았던지라 그 칭찬의 대상은 오히려 환자 접점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간호사 들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죠..

그렇다면 코비드 시대가 저물어가는 지금 우리가 그토록 찬사를 보내던 간호사 들의 업무의 질은 과연 향상되었을까요?

여전히 간호사란 직업은 의사의 보조나 비서 역할로 치부되거나, 권한은 별로 없고 의무만 가득 주어지는 의료 체계의 철저한 소외자로 남아 있습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 어렵게 딴 자격증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그냥 버려지고 있습니다. 즉, 간호사란 직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반이 넘는다는 소리죠.

환자들의 불만과 멸시는 고스란히 이들을 최접점에서 응대하는 간호사들에게 집중되지만 이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에선 제대로 대접 받는 직업이 아닙니다. 다른 선진국에서의 간호사의 지위와는 천지 차이가 있죠...


결론적으로 저자가 던지는 문제 제기는 올바름에 기인하는 것이며 분명히 우리 나라 의료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대원칙에도 부합됩니다.

100세 시대를 맞은 지금, 의료 시스템은 일부가 아닌 모든 국민에게 중차대하게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보다 나은 의료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간호사 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및 선진국에 걸맞는 의료 환경 조성이 필수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굳혀 지더군요... 더 이상 '페이크'로 환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간호사들을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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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세상의 현상과 법칙 - 아하, 그래서 그랬구나!
전은지 지음, 박동현 그림 / 봄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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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간 관용적으로 써오던 여러 법칙이나 신드롬 등을 알기 쉽게 정리해 준 교양 서적입니다. 제목 자체가 '서프라이즈 세상의 현상과 법칙'입니다. 일단 청소년 층 정도의 눈높이에 맞춰 쓰여졌기에 성인 들은 상당히 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고,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현상과 법칙을 설명해 주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목차만 봐도 눈에 익고 귀에 익고, 뇌가 기억하는 스무 가지 법칙 들이 예시와 함께 자세히 소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르시아 효과 같은 내용은 저도 내용만 알았지 정확한 명칭은 몰랐던 것인데 이번에 자세히 알게 되었네요.. 각 효과나 현상을 지칭하는 명칭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그간 자주 사용하던 표현에 담긴 법칙 들인데다가 풍부한 사례와 쉬운 설명이 있어 술술 읽혀지는 책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삽입된 만화 역시 충분한 이해를 도왔구요.. 교양 서적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게 술술 읽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가진 분명한 장점입니다.

가벼운 내용의 책 같지만 어쨌든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인간 관계에서 접하게 되는 사회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기에 상식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솔직히 누군가에게 분명 유식한 척하면서 써먹을 수 있겠더군요.. ^^

소장해 놓고 일정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한번 되새김하며 읽어 보고 싶은 내용 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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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쿤룬 삼부곡 2
쿤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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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알아서는 안되는 학교 폭력 일기'... 상당히 긴 제목을 가지고 있는 대만의 웹소설 작가 쿤룬의 3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2부라고 하지만 1부의 내용을 전혀 모르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더군요. 쿤룬의 작품은 모두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곧 영상으로도 만나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웹소설인만큼 빠른 전개와 놀라울 정도의 비약, 그리고 잔인하지만 한편으론 통쾌하게 이어지는 복수가 읽는 내내 큰 재미를 부여합니다. 문학적 성취보다는 아무래도 재미가 우선인게 웹소설의 특징이겠죠.

각 장에 붙은 소제목만 봐도 흥미가 진진해 보입니다.

미소녀이며 모범생이던 페이야는 어느날 연쇄살인범에게 자상했던 아빠를 잃고, 고모네 집에 맡겨지게 됩니다. 전학도 가게 되었구여. 그러나 자신을 성희롱 하는 고모부에 모든걸 페이야의 탓으로 여기는 고모... 그리고 학교 폭력에까지 휘말리게 됩니다. 이를 해결해 줘야할 교장이나 생활 지도 선생 들은 알고서도 덮으려고만 합니다. 소극적 저항에 그치던 페이야는 어느덧 어린 남동생에게까지 그들의 마수가 덮쳐오자 본격적으로 흑화하게 되며 처절한 응징과 복수를 다짐하게 되고 드디어 행동에 나섭니다.

자신을 가장 괴롭히던 구이메이부터 시작해 그녀의 복수는 광범위하게 실현됩니다. 그들에 대한 형벌은 대부분 죽음이었고 다소 가벼운 응징이 특정 신체 부위를 절단하는 것이었습니다..

잔인하지만 한편으로 상당한 통쾌함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누구나 평생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죽이고 싶은 이들이 생겨나기 마련이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하지만 소설 속의 페이야는 이를 서슴치 않고 실행합니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고나 할까요..

더군다나 페이야를 돕는 닥터 야오를 비롯한 일련의 조직의 존재는 후속작에 대한 상당한 떡밥을 던져줍니다. 과연 후속작은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 궁금해지고 꼭 읽어 보고 싶게 만드네요.

페이야가 저지르는 일련의 살인 행위가 현실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녀가 당하는 성희롱이나 학교폭력은 비일비재로 일어나는 현재 진행형 사건 들입니다. 대부분의 가해자는 피해자의 묵인 속에 무사히 빠져나가거나 걸려도 가벼운 처벌을 받는데 불과합니다.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여 가해자들에게 가혹한 복수가 이뤄지는 이 소설의 결말은 그저 통쾌함 그 자체일 뿐입니다. 읽는 재미가 확실한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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