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ke - 간호천사 아닌 간호전사 이야기
알앤써니 지음 / 읽고싶은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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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환자나 의료 관계자를 대하면서 늘 페이크(Fake)란 일종의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직 간호사의 이야기입니다. 10여 년 간 현직을 떠나 다른 일을 하다 다시 병원 업무에 복귀한 케이스이기에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간호사 업무의 애환과 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상세하게, 그러나 심각하기 보다는 위트 있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현업 종사자로서 자신이 속한 조직의 문제점을 정면 비판하기는 조금 껄끄러웠던지 알앤써니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그녀를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소상하게 자기 소개를 해놨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도 그만이라는 그녀만의 당당한 사고를 엿볼 수 있습니다..

코비드19 시기, 고생하는 의료진을 대하는 국민 들의 태도는 찬양 일색이었습니다. 물론 의료 체계의 정점에 의사 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원래도 고연봉인데다가, 의대 정원 확대나 공공 의료 확장 등의 의료 시스템 개선 등에는 워낙 집단 이기주의로 맞서는 형태가 많았던지라 그 칭찬의 대상은 오히려 환자 접점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간호사 들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죠..

그렇다면 코비드 시대가 저물어가는 지금 우리가 그토록 찬사를 보내던 간호사 들의 업무의 질은 과연 향상되었을까요?

여전히 간호사란 직업은 의사의 보조나 비서 역할로 치부되거나, 권한은 별로 없고 의무만 가득 주어지는 의료 체계의 철저한 소외자로 남아 있습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 어렵게 딴 자격증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그냥 버려지고 있습니다. 즉, 간호사란 직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반이 넘는다는 소리죠.

환자들의 불만과 멸시는 고스란히 이들을 최접점에서 응대하는 간호사들에게 집중되지만 이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에선 제대로 대접 받는 직업이 아닙니다. 다른 선진국에서의 간호사의 지위와는 천지 차이가 있죠...


결론적으로 저자가 던지는 문제 제기는 올바름에 기인하는 것이며 분명히 우리 나라 의료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대원칙에도 부합됩니다.

100세 시대를 맞은 지금, 의료 시스템은 일부가 아닌 모든 국민에게 중차대하게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보다 나은 의료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간호사 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및 선진국에 걸맞는 의료 환경 조성이 필수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굳혀 지더군요... 더 이상 '페이크'로 환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간호사들을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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