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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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된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떨까?
사람들의 모습 또한 지금하고는 많이 달라지겠지?
대한민국이 통일이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기만 할 것이라는 내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었는지...
저자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그의 스타일이나 책의 스토리에 내심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것 같다. 특히, 통일 이후의 대한민국이라는 배경과 소재란 이유가 특별한 설레임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먼저 국가의 사생활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국가의 사생활은 나와는 참 많이 같기도 했고, 너무나 다르기도 했다. 통일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면 적어도 너나 나나 할것없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생각만 갖고 있었던 내게 이 소설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깊은 의미로 다가왔다.

 

통일에 대해 한 번이라도 구체적이고,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무엇보다 복잡한 사상이나 이념, 이데올로기적인 문제를 떠나서 통일이 된 후의 대한민국은 모두가 행복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적어도 난 통일에 대한 어떤 희망을 품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가의 사생활에서 알게 되었던 통일의 모습은 내가 그렸던 그것과는 참 많이 달랐고, 또 가히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분명한 것은 충격적인 그 모습이 전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아니란 사실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자라난 세대들에게 통일은 무작정 꼭 이루어져야 하는 것만으로 각인되어져 왔던 것 같기도 하다. 

 

2011년 남북은 통일이 되었고, 그로부터 5년 후.
2016년 인민군 출신의 폭력 조직 내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국가의 사생활은 시작된다. 처음 대한민국의 통일이라는 시공간적인 배경은 매우 신선했지만 한편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좀 난감하기도 했다. 낯설게만 느껴졌던 통일이후의 대한민국을 읽어 가다보면 여지껏 잠깐이라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일까?

낯선 상황속에서 펼쳐지는 스토리가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머릿속에 켜켜이 쌓아지기는 하는데 쉽게 정리가 되질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그렸던 통일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라서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상의 배경속에 인물들을 끼워 맞추며 소설에 적응하기까지 나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 같기도 했다.

 

꿈에서도 그렸던 통일의 모습은 생각한 것 그 이상 너무나 혼란스러웠고,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을 야기시키며 인물간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작가는 혼란스럽고 불안한 통일 대한민국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타락한 현실과 혼돈으로 가득 차 있는 현재의 모습을 반추하고 있는듯이 보이기도 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희망을 과연 희망이라고 말 할수 있는 것인가.. 
폭력조직 내의 살인으로 시작한 스토리는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적나라한 사건과 구체적인 인물묘사로 소설을 읽는 재미를 한껏 느끼게 만들어주었고, 암울하고 어두운 풍경은 계속해서 긴장감과 절망을 선물해주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북한인민군 출신이었던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사회주의의 북한에 대해 조금 더 현실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책을 덮은 후,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있던 여운은 수천년 동안 우리는 단 하나의 나라였고, 하나의 민족이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민족이 겪은 일제시대와 6.25 전쟁이라는 뼈아픈 과거의 상처들은 이제 우리 모두가 풀어서 매듭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민족의 과제이기 때문에 남과 북은 피를 나눈 한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반드시 통일은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국가의 사생활에서 볼 수 있었던 통일 이후의 대한민국을 보면서 그동안 통일에 대해 내 스스로가 너무 무감각하지는 않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이념과 체제의 대립이 남북분단이라는 역사의 아픔을 가져왔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념의 대립속에서 자유로워져 대한민국이 꿈에서도 그렸던 통일이라는 과업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그 때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통일 대한민국을 맞이하게 될까...
소설은 끝이 났지만 우리에게는 민족분단으로 얽혀있던 실타래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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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잭 린치 지음, 송정은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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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울한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1616년 따뜻했던 어느 봄날. 얼마 안 되는 조문객들과 비밀 가톨릭교도들이었던 셰익스피어의 친구들 몇 명만이 모여 비밀스럽고, 조용하게 셰익스피어의 장례식을 치뤘다. 셰익스피어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지만, 그 때 모여있던 사람들, 더 나아가 문학을 알고, 이해하며 사랑했던 사람들은 알고 있었을까? 셰익스피어의 죽음으로 인해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1616년 4월 이후. 그의 죽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작가이자 연극인이었지만 한 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영국의 가장 위대한 작가였던 그의 죽음에 대해 현재 아무런 기록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당시에는 그의 죽음을 대중들에게 알려야 할 가치조차 없었던 일로 치부해버렸다는 사실이다. 셰익스피어의 죽음과 함께 시작되는 이 책은 셰익스피어라는 한 인간, 또는 그가 남긴 여러 작품들에 대해, 그리고 그의 진위 여부를 파헤치는 내용의 책이 아니다. 어려서 우리가 처음 셰익스피어를 접했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우리가 알아왔던 셰익스피어가 아닌 그가 위대한 작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던 수많은 사람들에 주목한 책이다.




지금은 모든 이들에게 칭송받으며 그의 작품이 널리 읽히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살아 있는 동안 셰익스피어는 다른 작가들의 공격을 견뎌내야만 했다. 여러 비평가들은 그를 영국 최악의 극작가로, 그가 쓴 오셀로를 최악의 희곡으로 꼽으며 갑자기 출세한 까마귀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고, 여러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셰익스피어는 생전에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시골의 이름없는 극작가일 뿐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여러 작가, 배우, 편집자, 학자, 비평가들의 손을 거쳐오면서 셰익스피어만의 매력중에서도 장점은 극대화시키고, 자연스럽게 단점은 축소시키며 지금의 셰익스피어가 완성되었다는 사실은 좀 충격적이기까지 했던 부분이다.




문화영웅은 그를 칭송하는 대중들이 있기에 탄생하고 존속될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많은 사람들의 문화사회적 욕망때문에 문화영웅들도 재해석되고, 조작되어 생겨날 수도 있는데 이런 사실은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보여진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문명은 계속 진화하고, 문화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처럼 사랑과 의심을 동시에 받는 작가가 있다는 현실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싶은 생각도 든다. 그처럼 위대한 극작가의 작품은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논문이나 비평, 연극이나 시집, 희곡으로 전해져 내려오면서 많은 대중들의 지지를 받음과 동시에 계속해서 연구되어졌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주제나 내용을 떠나 위대함에 대한 의미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위대한 것은 무엇이든지 더 발전되어야만 하고, 인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흘러야만 하는 것이다.
문학에도 정도는 있겠지만, 완벽한 정답이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
우리가 셰익스피어에 열광하는 이유를 한 가지로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셰익스피어는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질 것이며, 세대와 시간을 초월한 인류 문명의 위대한 역사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 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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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 - 심리학자가 만난 조선의 문제적 인물들
김태형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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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조선의 인물을 프로파일링하다!




역사와 심리학에 관한 책은 그 어느 책보다 흥미롭고, 또 읽을수록 더 알고 싶은 욕구와 그 맛을 알아가는 매력에 언제나 주위에 가까이 두고 있는 책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접하면서 놀라웠던 것은 역사를 좋아하지만 단 한번도 심리학과 관계지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고, 심리학에 관한 책은 심리학 그 자체로만 봐왔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나는 역사 속 인물들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기보다는 역사적인 배경에 더 주목했던것 같다.




이 책은 조선의 문제적 인물들을 융의 심리적 유형이론에 성격분석 기초를 두고 시대와 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심리법칙 16가지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인물과 배경, 심리와 사건으로 엮어진 책이다. 올바른 심리학 이론은 ‘사람은 사회적 존재다’라는 전제로부터 출발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존재로서 사람의 자질과 능력, 심리는 대부분 어린 시절의 부모관계에서부터 형성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물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장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태어나고 자라난 환경을 먼저 살펴봐야 하고, 그 후에 그들이 속해 있던 환경을 연구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개인의 심리적 에너지의 움직임을 추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정조와 연산군은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유년기를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후에 정조는 성군으로 추앙받는 인생을 살게 되었고, 연산군은 폭군으로 지탄받는 인생을 살게 된다. 그들은 왜 그런 삶을 살 수밖에 없었는지, 또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해석해 보면서 재미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감정이나 분위기에 잘 도취되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앞장서지만 냉철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약점의 외향감정과 외향직관형의 특성을 가진 연산군, 그리고 논리성과 이론에 관심이 많으며, 지적으로 개방적인 예리한 지성의 직관사고와 내향 직관의 특성을 지닌 정조는 정반대의 성격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연산군과 허균이 속해있던 직관감정형의 특징을 살펴보면 호기심이 많고 개방적이며 개혁주의에 쉽게 공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추상적 이론을 잘 다루며, 인문사회과학이나 문학예술, 종교 분야에 관심을 갖기도 하지만 현실감각이 부족하거나 감정에 치우치게 되면 자의적 해석과 주관성을 드러내는 특징이 있다. 일그러진 유년기를 보낸 허균은 천재적이고, 감성적인 직관감정형이어서 소설이나 시 등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은둔이 아니라 공명의 길을 선택하고, 방치된 지도자의 삶을 살게 된다. 후에 그는 이이첨 같은 모략가에게 놀아나고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맞기에 이르는 어리석고 무능력한 사상 초유의 바보 혁명가로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반면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데다 어머니였던 신사임당에게서 건강한 심리를 물려받아 사상이론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겼던 이이는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것을 묵묵히 실천해나가며, 정치적으로 쇠락해가던 조선을 재건할 수 있는 개혁에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사회생활에 대한 부적응으로 인생의 고비를 넘겨야만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이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전략가였으며, 죽기 직전까지도 나라걱정을 하던 진정한 애국자이기도 했다. 정조와 이이는 고통을 용감하게 직면하고, 내면의 상처를 스스로 달래며 건강한 인생을 살 수 있었지만 심리적 병을 치료하지 못한 허균과 연산군은 그 병이 점점 악화되어 성격특성의 단점이 두드러진 고달프고 허망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역사속 인물들은 모두 각각의 성격이론의 특징이 있었고, 살았던 시대적 배경이나 환경도 모두 달랐지만 그들의 심리와 인생을 통해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역사는 인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만들어가는 이야기이지만 인물들을 이루는 것은 태어나서 자라난 환경과 그들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끼쳤던 주변인물과 사건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인간의 내면이 또다른 사건들을 만나 역사로 남겨지는 것이다. 역사야말로 심리학적 연구를 위한 거대한 보물이며, 심리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대와 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심리법칙을 탐구하는 데 있다. 이렇듯 심리학과 역사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장 가까운 관계를 이루고 있는 학문이었다.




이 책은 심리학에 관한 주제에 그치지 않고, 인물의 심리를 통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당시 인물간의 대립이나 역사적인 사건들을 엮어 그들이 활동하던 시대적인 배경부터 가장 내면적인 인간의 이야기까지 아우르고 있는 책이라 보여진다. 또, 방대한 역사를 한 걸음 더 가까운 곳에서 들여다 보았던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던 책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 속에 명멸한 여러 인물의 성격특성과 행동양식을 분석해서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만이 역사에 대해서도 정확한 시선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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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잡영 - 이황, 토계마을에서 시를 쓰다
이황 지음, 이장우.장세후 옮김 / 연암서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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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시를 좋아하면서도 한시를 제대로 읽어보긴 처음이다.

한시는 제대로 배워서 좀 아는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싶었던 마음에 그동안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지만 이번에 퇴계잡영은 이황선생의 한시를 읽기 쉽게 한문 원시의 한글 번역과 또 그 내용을 다시 산문으로 풀어 설명해놓은 책이라 딱딱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꼭 읽어봐야겠다 마음먹고 집어든 책이다.




잡영의 사전적 의미는 생겨나는 일에 따라 읊조리는 것인데 시의 제목으로 상용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비슷한 말로 잡시라는 것도 있는데 이러저러한 흥취가 생겨날 때, 특정한 내용이나 체제에 구애를 받지 않고, 어떤 일이나 사물을 만나면 즉흥적으로 지어내는 시를 말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퇴계잡영의 시들은 퇴계 선생이 벼슬에 대한 생각을 미련없이 버리고 퇴계마을에 머무르면서 언제나 마주하는 맑은 시냇물과, 푸른 산, 조용히 음미하며 읽었던 책이나 철따라 바뀌어 피는 꽃들을 소재로 저절로 흥이 나서 쓴 즉흥시들이라고 할 수 있다.




퇴계잡영에 담겨져 있는 한시들은 모두 이황선생이 40대 이후에 토계라는 마을에 정착하면서 자신의 호를 퇴계라 고치고, 그 토계마을에서만 지은 시를 모아 해설과 함께 엮어낸 시집이기도 하다. 한시란 한문학중에서도 운문으로 이루어진 시를 말한다. 어려기만 했던 한문 고전을 이번에는 꼭 도전해보리라 마음먹게 만들었던 또 한가지 이유는 어렵고,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은 저자들이 모두 쉬운 말로 다시 바꿔 옮겼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이것만큼 반가운 일이 없었으니 말이다.




안동의 토계동에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조그만 실개천이 있는데 이 실개천의 원래 이름은 토계였다. 이퇴계 선생이 이 토계를 퇴계로 고쳐 부르면서 자신의 호로 삼으셨는데, 퇴계라는 시를 읽어보며 퇴계선생의 됨됨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존경의 마음을 품게 된다. 속세를 벗어나 벼슬에 연연하지 않은 채,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으셨던 그 분의 성품을 다시 보면서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그 깊은 뜻을 배우고 따라야 할 점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 속의 시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퇴계 선생이 한가롭고 조용하게 자연 만물을 보고 느끼며, 대자연과 자신이 하나됨을 느껴 흥에 겨워 적어내려갔던 시들이란 인상을 받게 되는데 퇴계 선생은 잡영이야말로 자연과 소통하는 방법이었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원문만 보았다면 쉽게 이해하지 못했을테지만 시에 대해 얽힌 일화나 구체적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해설, 그리고 어려운 단어에 대한 설명으로 인해 한시를 처음 접한 내가 봐도 결코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퇴계잡영을 통해 학문을 닦아 성현의 길에 이르고자 했던 퇴계 선생의 전원 생활이나 향토에서 삶을 이해하고자 했던 마음을 되새겨 볼 수 있었다. 퇴계 선생이 후세에 남긴 수많은 책들 중에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이 책을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전혀 후회되지 않았고, 그동안 한시라면 별 관심이 없었던 나였지만 앞으로는 한시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될 것만 같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크게 올린 수확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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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전에 꼭 해야 할 33가지 - 서른 다섯, 나를 바꾸는 마지막 기회 35*33 시리즈 1
류가와 미카 외 지음, 김락준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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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란 나이는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건지, 35세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33가지나 된다는 사실이 지금의 내 나이에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란 생각으로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것 같기도 하다. 35세란 나이는 어찌보면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수도 있고, 이미 정해놓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치열한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 나이이기도 한것처럼 보인다. 나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찬스란 35세에 대해 조금 더 깊이있게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을 펼쳐본다.




35세는 인생을 중간점검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고,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더 늦기전에 찾아내야 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또 폭발할것 같은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하고, 나만의 판단 기준도 세워놓아야 한다. 철학자 칸트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판단력은 누구에게 전수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훈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하늘이 준 재능이다. 일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힘 역시 판단력이란 사실을 생각해 보면 35세에는 이미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을 세워놓아야 한다는 부분에 무척이나 공감이 간다.




자기관리에 대한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바빠진다. 35세에는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구나 싶은 생각에 지금 당장이라도 뭔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절로 빠져들게 되니 말이다. 3부로 나누어 33가지의 해야 할 일에 대한 기록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양쪽 귀로 숨겨진 세상을 봐야 한다는 것과 남과 다른 인생 전략 세우기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내가 모르는 나의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단 생각에 조심스럽게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해하며 집중해서 듣는 방법을 지금의 나는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진정한 인재는 이미 30대에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남다른 전략을 세웠다고 말 할수 있는데 세계 제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30대에 이미 성공한 리더들을 보면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확실한 전략가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인생의 계획은 일찍 세울수록 좋고, 평생을 학습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열쇠를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실행하지 않는다면 꿈은 그저 공상에 불과한 것이다. 앉아서 말만으로 계획하는 사람은 일어나서 행동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사랑은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능력이자 35세가 되기 전에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기도 하다. 진심에서 우러난 사랑은 그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이며 소중한 가치가 있다. 사랑에 대한 정의는 말로 다 할 수없을 정도로 많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의미는 조건없이 수용하고 베푸는 것이란 사실이며, 자신을 사랑하고, 또 누군가와 그 사랑을 주고 받으며 진정한 가치와 소중함을 알게 된다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거울과도 같은 사랑은 베푸는 것과 받는 것이 비례하는 능력으로도 볼 수 있다.




35세가 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마흔이란 미래를 그려본다면 좀 더 적극적이고, 가치있게 행동하며 살아갈 수는 있는 일이다. 내 인생에서 나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와, 또 지금 이 순간의 내 인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우친다면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인생을 살며 내 자신에게 보답하는 가치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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