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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자전거여행 - 산길.들길.바다.오름. 두 바퀴로 만나는 제주 풍경화!
김병훈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여행서를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에세이를 자주 읽게 되는데 여러 출판사 가운데서도 특히나 터치아트의 여행서들은 다른 책들에 비해 풍성한 볼거리와 실질적인 여행정보가 적절하다는 느낌을 주는 곳으로 신간 소식이 더욱 반가운 곳중에 하나이다. 그동안 읽어왔던 터치아트의 다양한 책들을 생각해보면 신간 제주 자전거 여행은 이제껏 알아왔던 제주가 아닌, 아직 경험한 적 없고 둘러본 적 없는 제주의 새로움을 소개해 줄 것이란 느낌을 안겨준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제주여행을 몇 번이나 다녀온 경험은 있지만 매번 휴양을 목적으로 했던 여행이었기 때문에 자전거 여행만이 가진 특색이나 자전거로 둘러보는 제주도는 어떤 모습일지 무척 설레였던 책이기도 했다.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가슴이 탁 트이는 장관을 연출하는 사진이 나를 반긴다.
제주도의 경관은 크게 삼등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한라산 정상을 위시한 해발 6백 미터 이상의 산악지대와 사람들이 많이 살고 목장과 밭이 있으며 들판이 펼쳐진 해발 2백~6백 미터의 중산간지대, 그리고 부속 섬을 포함한 해안지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산, 들판, 바다를 모두 아우르는 절경의 섬이 바로 제주이다. 대부분의 관광코스는 해안을 따라 구성되지만 최근 올레길로 각광받고 있는 중산간지대가 가장 독특하고 제주만의 특색이 살아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언뜻 태초의 풍경을 연상케 하는 기생화산(오름)이 군데군데 솟아있는 들판은 억새길로도 장관을 이루며 호젓한 돌담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를 찾는다면 해안도로는 필수로 즐겨야 할 코스이다.
공항이나 항구에서 가까운 해안 절경을 따라 둘러보는 제주도 해안도로 240킬로미터는 용두암에서 출발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거친 용암의 질감이 두드러지는 용두암을 시작으로 한라산 탐라계곡이 바다와 만나는 용연은 묘한 분위기의 계곡이었고 해안도로 코스 가운데서도 특히나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애월읍 하귀리에서 애월리 입구까지 11킬로미터의 해안도로였는데 이국적인 휴양지를 연상시키며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언덕길은 멋진 전망을 선사하는 곳이기도 했다. 광활한 백사장의 표선 해수욕장과 섭지코지의 일출봉이 주는 감동은 책으로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고 2007년 9월 이후 처음 생긴 제주 남부와 북서부를 아우르는 20개의 올레길, 329킬로미터의 올레코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제주를 자전거로 즐길 수 있는 준비단계에서부터 현지 스케줄을 계획하는 방법과 코스별 거리와 고도의 비율, 지도만 봐도 한 눈에 즐길 수 있는 제주에 대해서 자전거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세부적인 사항을 담고 있어서 실제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실용적인 책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추자도, 우도, 가파도, 비양도, 마라도 등 이 책을 통해 제주속의 또다른 섬들도 제대로 즐길 수 있었고 우리에게 제주도가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제주가 지닌 가치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게 한다.
완만한 구릉지의 너른 벌판과 수많은 목장들, 분화구를 가르는 부드러운 능선.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제주 한 가운데로 옮겨져 색다른 제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