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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연의 도쿄 집밥
박계연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우동이나 라멘, 스시, 덮밥 등 깔끔하고 담백한 맛에 간단한 요기꺼리로 일본 음식을 자주 먹게 되는데 무엇보다도 우리 입맛에도 큰 거부감없이 잘 맞는 까닭에 일본음식은 그만큼 친숙하다.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도 일본의 음식은 가장 익숙하지만 처음 이 책을 알게 된 후 더욱 흥미로웠던 이유는 일본의 가정식을 소재로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녀봐도 그 나라, 그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를 찾아 다니며 먹게 되고 오히려 현지 사람들이 매일 먹는 가정식은 무엇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양한 면요리와 국물을 소재로 한 일본의 집밥 메뉴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너무나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 들었다.






일본의 집밥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국물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다시마와 가쓰오부시, 된장 등으로 국물을 내어 조림이나 국물요리의 베이스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 국물이 모든 요리의 기본이 되어준다는 특징은 우리와 같았지만 마늘을 사용하면 그 맛이 강해서 다른 맛을 전부 죽인다는 생각에 생강을 자주 사용한다는 점은 우리와 다른 점이다. 또한 찌개를 끓여 다같이 먹는 우리의 식습관과는 달리 일본인들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같이 나누어 먹는 것을 싫어한다. 일본에는 숟가락이 없기 때문에 그릇을 들고 먹어야 하고 우리처럼 푸짐하게 보이는 것보다는 정갈하게 조금씩 담아 먹는 것이 일본의 식사예절이었다. 간장만 해도 우리처럼 진간장과 국간장으로만 나뉘는 것이 아니었는데 일반간장, 쓰유, 국간장, 폰즈, 회 간장에 이르기까지 용도별로 다양하게 나누어 사용하는 것을 보며 일본 요리의 식자재만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도 집에서 일본 가정식을 만들어 먹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특히나 다양한 메뉴 가운데서 일본에서도 다목적 양념으로 사용하는 된장에 대한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된장 역시 지역에 따라 붉은 된장, 흰 된장, 시골 된장 등 여러 종류가 있었다. 우리와는 달리 여러 생선을 된장으로 조려서 먹는 요리가 특이하게 보였는데 된장과 설탕을 적절하게 배합해 된장소스를 만들어서 요리에 사용하는 것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메뉴 가운데 하나였다. 김치는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본 반찬중에 하나인데 반해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자주, 많이 해먹는 일본 가정식의 밑반찬은 우엉과 연근, 단호박조림이었다. 어떤 양념을 사용해서 만드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기본반찬은 우리 식탁에서도 자주 먹을 수 있는 식재료였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게 여겨졌다. 낫토와 닭고기를 넣어 만든 채소전골은 만드는 법도 매우 간단해서 이번 주에라도 당장 만들어 먹고 싶다는 갖게 한 음식들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도 일본 요리라고 하면 그저 스시나 우동, 덮밥이나 돈까스처럼 요리다운 요리가 아닌 간단한 요깃거리라고만 생각했었다. 된장이나 간장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내 눈에는 요리처럼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가정식을 알게 되면서 일본인들도 우리처럼 무와 달걀, 카레와 샐러드 등 값도 싸고 건강에도 좋은 기본 식자재들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자주 해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때문에 더욱 가까워진 기분에 이 책 한 권이라면 일본의 가정식을 자신있게 요리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이제껏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깔끔하고 담백한 일본의 가정식을 만나게 되어 한 권쯤은 소장하고 있으면서 요리할 때마다 유용하게 사용해도 좋을만한 책이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