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아빠다!!!!

코끼리 아빠다! - 물구나무 그림책 66 ㅣ 파랑새 그림책 63
마이클 그레니엣 글.그림, 김정화 옮김 / 파랑새 / 2008년 3월

책의 겉표지속 코끼리는 어느집 꼬마가 회색 크레파스로 정말 색칠하지 않았을까?손끝에 크레파스가 혹시 묻어나지는 않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커다란 두귀와 듬직한 얼굴의 코끼리 희한하게도 동그란 안경을 쓰고 있다. 무슨일일까.



키아라는 장난감가게 진열장속의 코끼리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우리집에 코끼리 하나가 있었으면 한다. 아빠도 키아라가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게 될 생각에 코끼리가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하는데, 쿵. 거다란 무언가가 이름모를 박스를 내미는데, 상자속에는 <당신도 코끼리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책과 길쭉한 알약과 동그란 알약, 그리고 크림이 들어있다. 어디 해볼까. 하며 아빠는 코끼리로 변신을 시도하고, 뿌우, 뿌우.. 코끼리 소리를 내며 키아라를 만나러 가는 아빠, 키아라는 코끼리가 된 아빠의 모습을 보고 환희하며 목청껏 만세를 부른다

정말 재미있는 상상력이다. 코끼리로 변신하는 알약과 책, 아이도 이책을 읽고 나서는 우리집에도 코끼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른다. 아빠가 코끼리가 되고 멋진 경험을 하겠다는 야심한 상상력에 아빠는 순간 당황하고 그냥 목마나 태워주면 안되겠니? 라며 유혹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어른들로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그런 상상으로 어른들을 당황시키지만 아이들은 그런 상상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로봇이나 인형이 마치 살아움직이듯이 대화하고 서로의 정을 나누는 모습은 정말 흐믓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아이들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어 한다. 코끼리가 가지고 싶다는 아이의 꿈을 이루어지기 위해 직접 코끼리가 되어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키아라 아빠는 모든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의 마음과 같다.

코끼리가 되는 법은 간단해보이지만 순수함 그대로다. 몸에 바르는 크림은 코끼리 색으로 긴 알약을 몸이 크고 꼬리가 길게, 맛있는 냄새는 코를 길게,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귀도 커진다. 마법처럼 순간에 뽕~하고 변하는 것이 아니라 코끼리의 모습을 연상하듯이 천천히 변하게 된다. 마지막 반전은 또한 기가막히다. 코끼리가 된 아빠와의 행복한 시간이 끝이 아니라 무언가의 또다른 상자의 등장은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을 안기고, 부모와의 더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긴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