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 우파는 부도덕하고 좌파는 무능하다??
조지프 히스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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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적인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기에는 조금 설명이 적다. 

책에서 제시된 추론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래, 이 경제학자 자식들 다 구라였어."라고 

감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쉽다는 뜻이다. 

아, 물론 다 구라다. 

다만 그게 어떤 지점에서 구라인지 아는 것과 무조건 구라라고 생각하는 것은 차이가 있으므로 

감정적으로 이 책의 결론에 "공감"한다면 좀 더 공부해서 알고 "동의"할 필요가 있다.

독학으로, 한 학문의 논리체계의 허점을 짚어내는 저자의 지성에 찬사를 보내며 

경제학 전공한 분들은 이 책의 흥미로운 관점, 예리한 "바깥"의 시선을 참고할만하고  

경제학도 "그 자체로서 완성된 논리체계"가 아닌 목적을 위한 수단 중 하나일 뿐임을 상기할 일이다.

배우지 않은 분들에게는 여기서 제시하는 문제들에 대해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동기부여해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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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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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中 미도리의 사랑에 대한 정의


그 남자아이에게 지금 치즈케익이 먹고 싶다고 말하면
당장 달려가서 그걸 사오겠지
헐레벌떡 달려온 아이가 내민 치즈케익을
창밖으로 던져 버리면서 난 이렇게 말할거야
"바보, 니가 다녀오는 동안 난 딸기케익이 먹고 싶어졌다구!!!"
그러면 그 아이가
"미안해 미도리 난 정말 바보같애
지금쯤 니 마음이 바뀌었을 거란 걸 알았어야 하는데 지금 당장..."
난 그 아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꼭 안아줄거야 그리고 절대로 놓지 않겠어
딸기케익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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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난 미도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약간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을 위한 내 행동이
그 자체로서 인정받길 원하는 건 나의 욕심일뿐
그 사람을 위한다는 마음을 잊게 된다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정말 그 사람 편이 되어주는 건 그 마음이라는 걸

아직 "그 남자아이" 가 되진 못했지만
조금은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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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카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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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오즈의 소설은
강물 속에 빠진 물건을 찾는 사람의 모습과 같다

빠른 물살 때문에 바닥의 물건은 쉬이 찾기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눈을 부릅뜨고 조금 바라보다
에이, 하고 포기해버린다
 
하지만 어쩌다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뚫어져라 물 밑바닥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정말 드물게는
물 아래로 직접 헤엄쳐들어가 물건을 찾는 사람이 있다
숨이 막혀도, 몇번을 자맥질해야할지 기약이 없어도

보통 사람은 그를 동경할 뿐 따를 수는 없다
그들은 인어와 같아서
그런 그들의 천성이 그들을 물 속으로 이끄는 것이다
인간의 발이 땅 속에 깊이 박혀있는 것처럼

포기하지 않아서 괴로운 두번째가
다수인 첫번째에게 느끼는 단절감과
자기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세번째를 향해 보내는 짝사랑,
그리고 간혹 만나는 두번째들에게 느끼는 위안이
아모스 오즈의 소설이다

아무리 물살이 빨라도
끈기있게 평생을 바라보다보면
그들은 결국 삶의 비밀을 만나게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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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밀다 드뤼케 지음, 장혜경 옮김 / 큰나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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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바조족은 스스로를 오랑 베바스, 자유인이라고 부른다.

자유롭기 위해 멈추지 않는 사람들.

그들의 가진 것 없어도 그 자신으로서 충만한 삶은

조건과 소유로 자신을 정의하고 안심하는, 

그것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나와는 너무도 다르다

 

자유는 얻어야 할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의 가진 것 무거워도 마음 황량한 삶을 위해,

60~70년대 무작적 상경할 때 버리고 나선 고향 같은 곳이 아닐까.

우리는 소용없는 것들에 대한 욕망를 억지로 만들어내

스스로의 다리에 무거운 추로 달아메며

그래서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며 자위하고 있다. 

 

돈으로는 자유를 살 수 없다.

그 돈에 이미 너의 자유를 팔아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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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 사랑, 결혼, 가족, 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근원적 성찰
울리히 벡.벡-게른스하임 지음, 강수영 외 옮김 / 새물결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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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사랑이 가미된 것은 근래의 일이라 한다.

"사랑해서 하는" 결혼의 변화는
사회적 재생산기지인 가정에 낭만적 가치를 더해주었지만
법적으로 영속적인 결혼과 유한한 감정인 사랑의 본질적 충돌을 일으켰다 

이런 충돌은 오히려 결혼에 사랑이 없던 시절보다 더 불행하기에
사람들은 사랑이 영원해져 모순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순간,
"과거"와 "미래"가 "현재"에 침해당함으로써
가짜 영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는 과거에 아무도 만난 적이 없고
(회상은 현재에 대한 불만으로 간주된다)
미래에도 당연히 너를 사랑할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happily ever after) 
우리는 두 사람이 이 "영원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로 하는 것을 
"연애"라고 부르며
연인들은 상대가 이 약속을 어길 때 상처받고 싸우고 헤어진다.
영원에 대한 약속이 관계를 깨어버리는 방아쇠가 되는 아이러니.

사람들을 이 약속의 헛됨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약속이 수없이 깨어졌던 "과거"와
결코 지속된 적이 없던 "미래"가 
오히려 "현재"를 잃게 하는 것을 여러 번 겪어왔다.

당신과 나는 "현재" 속에 있다.
"과거"는 추억으로 내 안에 오롯이 남겨져 있고
"미래"는 당신도 나도 닿아보지 못한 미지의 곳이며
"현재"야말로 행복한 지금 이 순간,
다른 시간으로 번져나가 흐려져버리게 할 수 없는 보물 같은 시간.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이
계속 기억되어질 "과거"가 되기를 소망하고
이 행복이 "미래"에도 계속되기를 바래보는 것은
어리석지만 이해할 일이다.
영원은 신의 것이나 인간은 계속 그것을 탐해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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