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을 서둘러 먹고 회사에 나오니 이런,,,,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햇살이 곱다.

당직을 하기엔 아까운 봄날이다.

 

건우아빠가 세미나 참석차 인도에 간지 5일째, 그사이 건우생일이며 내 생일이 훌러덩 지나가 버렸다.

인도에서 수시로 날아오는 생일축하문자를 보니 이렇게 떨어져 보내는 날들이 듬성듬성 끼어 있는 것도 썩 나쁘지만은 않은것 같다.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마음과 그에 대한 이해의 폭도 훨씬 여유롭다.

그와 나의 공간적 거리에서 발생하는 뜻밖의 배려랄까, 의외의 편안함이다.

건우는 저녁에 와인을 사서 엄마에게 선물해주겠노라 벼르고, 연우는 케익을 준비해 아빠의 귀가를 축하해 주자고 하니 오늘 저녁은 아이들덕에 어른들이 호강하게 생겼다.

연우가 생일축하 선물이라며 꺽어온 꽃이 식탁 한쪽에 풀죽은채로 아직 아름답다.

우리가 살아갈 날들이 눈부시지 않아도 저렇게 조용히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봄날,

특별하지 않은 봄이 아이들과 함께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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