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 혹은 삼십대 까지도 열심히 살다보면 세상은 반드시 변하리라 믿었다. 그리고 그 바램만큼은 아니어도 실제로 세상은 그렇게 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을 것같은 나이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상이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하게 된다.

6월 혁명을 거쳐 느꼈던 역사의 진보에 대한 희망이 세월호의 퇴행을 거치면서도 뭉개지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최근 민주당은 세월호의 충격보다 심하게 인간에 대한 믿음을 뭉개고 있는 느낌이다.

그들이 내편이라고 신뢰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안에 혹시 내편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같은게 있었던 걸까? 

때로 민주당이  못미덥고 싫어도 자한당을 찍을수는 없어 투표장에서 인질같은 마음으로 찍었던 그 한표가 이리도 심한 모욕으로 돌아올 줄이야 . . . .

 

시민운동가에서 성공적인 정치인으로 변신했던 사람의 죽음을 보면서, 인간의 선함이라는게 있긴 한건지 의심스럽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던 지방자치제도도 부패한 지방토호의 모습들을 반복해 보여주고, 개인의 사생활을 국가가 통제하는게 지나치다던 간통제폐지는 성공한 권력자의 성비위를 은폐하기 쉽게하는데 이용되기만 하는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젊어서 진보주의자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늙어서도 진보주의자면 뇌가 없는거라던 농담같은 말을 씁쓸하게 떠올리며, 내가 믿었던 신념들에 자꾸 혀를 차게 된다.

어쩌면 침조차 뱉게 될지도  모른다.

늙고 고집스러운 나이가 되니, 세상이 만들어준 실망에 더 큰 상처를 만들어내고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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