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혀는 가을의 살빛을 모두어 들이면서 말하네.
 꼭 그대를 만나려고 호두 속을 들여다본 건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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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해진 사실은, 세계에 대한 해석이 없이는 소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해석은 담론의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소설가는 말하는 자가아니고 소설은 말이 아니다. 담론은, 소설이 되기위해, 아무리 튼튼한 담론이라고 해도, 아니, 튼튼 할수록 더욱더, 스스로 몸을 해체하여 다른 몸으로 변신하여야 한다. 예컨대 메타포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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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 베품, 아이는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다. 선물로 말이다. 일상의 시간을 벗어나는 한순간. 모든 것을 접어둔채…… 밤마다 듣는 이야기는 아이에게서 하루의 무게를 덜어주었다. 닻줄이 하나하나 풀리면, 아이는 바람을 따라 항해를 했다. 한없이 가벼운…… 그 바람은 바로 우리들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그 항해의 대가로, 아이에게 아무것도, 단돈 한 푼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 어떤 응분의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주는 상도 아니었다 (맙소사! 그 숱한 상을 받으려면 오죽이나 애를 써야 했겠는가!), 책을 읽는동안은 모든 것이 무상의 나라에서 이루어졌다.
무상성, 그것이 바로 예술이 내거는 유일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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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떠나보낼 각오를 한다는 것,
나는 그게 뭔지 아직 모른다.
아무리 각오해도 떠나보낼 수 없는 추억이 있다는 것그것 역시 아직 모른다.
여전히 할머니가 보고 싶어 가슴이 미어지는 아빠의 마으다아직 모른다.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일이기에최대한 모르고 싶다.
하지만 이미 그 현실을 맞닥뜨린 아빠는가슴이 미어지게 보고 싶으면서도성묘하러 가겠다는 약속 하나 쉽게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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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우영과 송제니 둘 다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엄마 물건‘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었다. 엄마는 사라지고 물건만 남아 있다는 게 어떤 일인지 깨닫고 있었다. 엄마에게 돌려주고 싶어도, 다른 사람이 건드리지 못하게 지켜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게 됐다. 소유한 사람이 물건보다 먼저 사라지고 나면, 소유라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 송우영은종이 박스에 편지를 넣고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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