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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ㅣ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1
제니 한 지음, 이지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5월
평점 :
재작년부터 넷플릭스를 구독 중인데 가끔 시간 날 때 말고는 잘 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넷플릭스를 틀어주고 나는 딴 일을 하는 용도가 대부분이다. 주로 핸드폰을 하는데 시간이 엄청 빨리 지나가있다.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되는 영화나 드라마는 뉴스나 검색 순위에 잘 떠있어서 무의식중에 기억에 새겨질 때가 많은데 제니 한 작가님의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이 책도 그렇게 보게 된 책이다. 여러 사람들이 보는 매체, 잦은 제목의 노출이 나에게 이렇게 영향력을 미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취향에서 벗어난 책인데 명절의 끝 무렵 스트레스도 풀 겸 가볍게 읽을거리가 필요했다. 청춘 소설을 끼고 볼 나이도 지났지만 넷플릭스 홍보 글이 나에게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요새는 영상물보다는 책으로 읽는 것이 더 재밌고 속도를 통제하는 것 같아서 편리하다. 그렇다 해도 하루 반 동안 웃고 벌렁거리고 상상하느라 바빴다.
엄마가 한국인이고 아빠가 미국인인 라라 진을 주인공으로 제니 한 작가님이 경험과 상상을 잘 버무려 탄생시킨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작은 아씨들 책과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어쨌든 문장과 묘사들이 일상적이면서도 사랑스럽고 유치하지 않아서 보는 내내 다음이 기대됐다. 내 일상이 소설이 된다면 멋지겠지만 재미있지는 않을 텐데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이 책은 작은 글씨가 읽기 힘들었지만 어느 한 구절도 뛰어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제니 한 작가님의 필력이 좋았다.
또한 미국 청소년의 삶, 특히 일상적인 모습들과 중산층 가족의 모습, 미국에서의 한국 문화가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 알게 해줘서 읽으면서 흥미로웠다. 로맨스적인 요소도 아주 자연스럽다. 편지 사고가 우연한 사건임에도 그럴 수 있겠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면서 코미디 요소도 있었다. 이제는 미국의 청소년이나, 한국 청소년의 사고방식에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고 할 수 없어서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커서 겪게 될 이야기인 듯 생각해 보기도 했다. 확실히 고등학교, 대학교 아이들이 봤다면 더욱 재미있을 소설이기는 하지만 로맨스 외적 요소도 나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한국 학생들의 삶과 미국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지원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책에 완전히 몰입해서 읽다 보니 다음 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P.S. 여전히 널 사랑해(두 번째)와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라라 진(세 번째) 말이다. 다행히 세트로 나와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 것은 아주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