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엘리's 테이블 - 엘리와 헨케의 사랑 가득 스웨디시 키친 레시피 ㅣ 엘리's 테이블
엘리.헨케 지음 / 알비 / 2021년 10월
평점 :
스웨덴은 낯선 나라이다. 그렇지만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는 우리나라에 아직도 유행 중이다. 이케아에 가면 스웨덴 문화를 많이 볼 수 있다. 화려하지 않고 실용적이며 가성비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그릇, 장난감, 가구까지 공룡기업은 스웨덴에서 퇴출되었다. 그리고 이케아는 우리나라에까지 진출할 만큼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스웨덴은 자국의 문화에 기반을 둔 제품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하고, 또 자국의 산업도 보호하는 나라라고 생각된다.
[#엘리's #테이블]에는 스웨덴의 일상과 요리가 담겨있다. 엘리와 헨케는 부부이며 엘리는 한국 사람이고 헨케는 스웨덴 사람으로 한국에 와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림과 사진으로 스웨덴에서의 자연과 삶, 요리, 집기들이 예술 작품처럼 실려있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질듯한 블루베리와 샐러드, 잼, 감자들이 침이 고이게 하고, 대를 이어 내려오는 선반과 수건, 레시피들이 보인다. 무엇보다 스웨덴의 숲과 들의 모습이 제일 매력적이다. 숲에서 월귤과 블루베리 등을 마음껏 따도 된다고 한다. 우리 숲은 언제부턴가 우리 곁에게 멀어지고 있는데 정말 부러운 모습이었다. 우리 집 주변 산에도 잣과 밤이 있지만 채취를 못하게 한다. 야생 동물들을 위한 부분도 있지만 사유지라서 공사하기 바쁘기 때문에 가까이 갈 수도 없다. 어렸을 때 찔레꽃 줄기를 벗겨먹고, 피비를 껌처럼 씹고, 아카시아부터 많은 꽃들의 꿀을 따먹으면서 큰 기억이 나는데 이제는 그러고 다니면 다들 큰 일나는 줄 안다. 또 집에서 따먹는 블루베리보다 마트에서 사 먹는 블루베리만 먹겠다는 아이들을 보며 나중에라도 숲과 마당이 있던 생활이 소중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의문이 든다.
[#엘리's #테이블] 그들의 레시피를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요리 이름도 낯설지만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는 아니다. 그래도 빵은 가게에서 사 먹는 것이 쉬운 나에게 피자 롤이나 시나몬 롤은 한 번쯤은 만들어 먹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 먹는 것보다는 더 다양한 요리를 집에서 해보는 것이 좋겠다. 시간은 많이 들고 볼품없는 결과물 때문에 요리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먹을 때는 좋다. 글을 통해 엘리는 맛있게 먹는 재주가 있는 듯하다. 서로 잘 맞게 살아나가는 엘리와 헨케는 여유로워 보인다. 아이가 태어나면 좀 달라지겠지만 그들의 소소하지만 우아한 삶을 응원하게 된다.
또 외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아들이 대를 이어 레시피대로 요리하고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문화는 최고이다. 우리나라에도 종손의 요리 비법, 왕가의 비법들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시도가 없었는지 많이 없어지고 있다고 해도 따라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책을 보는 내내 낯설지만 그림을 동원해서 요리와 문화를 나누는 헨케와 엘리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다른 이의 삶을 느껴보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