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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글쓰기 -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충언역이(忠言逆耳) 이어행(利於行)”
: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하는데 이롭다.
“충언역이(忠言逆耳) 이어행(利於行)”
: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하는데 이롭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충언역이 이어행”이라는 고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한고조 유방이 항우를 넘어 천하를 얻을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는 일화이다.
초회왕은 유방과 항우에게 “진나라 수도 함양에 가장 먼저 입성하는 자를 왕으로 봉한다”라는 경쟁을 붙인다.
BC 207년 10월, 전략적 열세에 앴음에도 불구하고 유방은 항우보다 먼저 함양에 입성하여 왕으로 봉해질 권리를 얻게 된다.
그 기쁨에 취해서 일까?
유방은 뒷일은 생각치 않은채 진시황의 화려한 대궐과 수많은 금은보화, 그리고 아름다운 궁녀들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것을 알아 챈 장군 번쾌가 유방에게 “아직 천하가 통일된 것이 아닙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한시 바삐 이곳을 떠나 적당한 자리에 진을 치시옵소서.” 라고 간했으나 유방은 그 말을 듣지 않는다.
소하도 번쾌를 거들고 나서기를, "이곳에 머무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멀찍이 나가서 숙영하면서 항우의 군사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그 역시도 듣지 않는다.
유방은 부하들의 충언이 못마땅했다.
지금의 유방은 대장군이라는 그럴듯한 지위를 가졌지만, 사실 그의 젊은 시절을 보면 그는 시정잡배와 다름이 없었다. 여자를 좋아하는 그의 성격이 쉽게 고쳐질리가 만무했다.
게다가 그는 초회왕의 어명대로 먼저 진나라에 입성한 사람이 아니던가?
원칙대로 하자면 그는 왕이 되고 항우는 그의 신하가 되어야 했다.
그런데 부하들은 모두가 ‘우리가 항우보다 약하니 항우의 비위를 맞추자’고 하니 유방은 남자로서 자존심이 크게 상했던 것이다.
이런 유방의 마음을 읽은 장량은 유방에게 “진나라는 무도한 학정을 하였기에 천하의 원한을 사서 왕께서 이렇게 왕궁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왕께서 하실 일은 진을 멸하고 천하의 인심을 편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진나라에 들어오자마자 환락에 젖는다면 하나라 걸 왕과 다를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옛말에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하는 데는 이롭고,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잘 듣는다.'고 했습니다. 부디 번쾌와 소하의 충언에 따르시옵소서”라고 간언한다.
비로서 장량의 충언을 새겨들은 유방은 자신의 그릇된 생각을 과감하게 돌이켜, 천하통일의 대업을 다시 준비한다.
번쾌와 소하의 말도 충언이었고 장량의 말도 충언이었다.
그러나 유방이 번쾌와 소하의 말은 듣지 않고, 장량의 말을 들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장량은 “겉으로는 대의명분을 앞세운듯 했지만 실은 남자로서 유방의 자존심을 은근슬쩍 세워주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방의 군대는 10만이요, 항우의 군대는 40만이었다. 게다가 항우는 대적할 자 없는 '역발산'의 장수였다.
그렇기에 유방도 항우와 싸우면 절대로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나마 항우를 앞섰다는 기쁨에 취해진 그 순간의 자존심은 항우의 40만보다 강하고 싶었던 것이다.
만약 유방이 객기를 부려 항우와의 일전을 준비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역사속에서 유방이 세운 한나라는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을 미리 간파한 장량은 진정한 책사 중에 책사였다.
장량, 그의 언변에는 설득의 기술이 있었다.
그시대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설득의 시대를 살고 있다.
TV, 인터넷, 라디오에서 또한 영업자들은 소비자에게 자신의 물건이 좋다며 설득하고 구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일반 사무직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상사에게 올린 보고서와 기안서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선택해 달라는 구애이며 설득의 과정이다.
그러나 각종 기안서와 보고서 등등 설득을 위한 직장인의 글쓰기는 단순한 논문 쓰기가 아니다. 삼단논법과 기승전결이 필요하지만 그렇게만 쓰면 ‘반려’되기 쉽상이다.
직장인에게서 가장 힘든 것이 ‘업무’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라고 하지 않던가?
반드시 일보다 먼저 관계가 이루어 져야 한다.
상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아무리 잘 쓴 글도 읽지 않기 때문이다.
"회장님의 글쓰기"는 그런 공감에 관한 서적이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날 것 같지 않은 냉혈한 김 사장님, 이익을 위해선 자신이 입고 있던 기꺼이 속옷도 내 줄 것 같은 계산적인 이 사장님을 보면 항상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완벽한 착오다.
그들도 사람이다. 김사장님, 이사장님도 감정에 흔들리는 사람이다.
그들은 표면적으로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지만, 선택에 있어서는 감정적인 결론을 내린다.
그렇기에 처세가 필요하다.
" 처세에는 말과 글이 필수 도구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생각을 읽고 쓰는 과정이다.
심리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말하기, 글쓰기에는 논리학이나 수사학보다는 심리학이 필요하다."
이 책은 상사(나 이외의 모든 이들을 지칭)의 심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친절히 안내한다.
그렇기에 단순한 글쓰기에 대한 기법보다는 상사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상대의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란 어떤 것일까?
어쩌면 아부라고 치부당할 지라도, 나의 의견을 확고하게 관철시키는 글쓰기의 기술을 과감하게 배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