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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 평생 성장하는 가게를 위하여, 개정 증보판
백종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평점 :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가 증보판으로 돌아왔다.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는 2016년에 첫출간(서울문화사 出) 되어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각종 어려움과 문제에 부딪힌 많은 외식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코로나를 거치며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23년 대한민국 외식시장의 판도는 그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는 백종원 대표가 이전의 책을 2023년(알에이치 코리아 出)에 다시 정리해 내는데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2016년판과 2023년판에서 일관되게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동일하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다.
'장사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외식경영전문가이자 음식탐구가로 유명한 백종원 대표가 직접 쓴 책이다. 이 책은 백종원 대표가 자신의 인생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과 사연들을 바탕으로, 창업 및 사업 운영에 대한 다양한 팁과 노하우, 그리고 성공을 이루기 위한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경영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었지만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라는 책은 기존의 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무래도 우리 현실에 잘 맞는... 가장 현장의 목소리가 잘 담긴 책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백종원 대표는 2013년부터 한달에 한 번씩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라는 소통의 시간을 통해 식당을 이미 경영하고 있거나, 식당 창업을 해볼까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논현동 골목에서 모임을 갖고 있었다. 지금은 여러가지 일로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매월 1회의 정기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 속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질문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이 ‘장사 이야기’의 기본 틀이 되었다.
이 책은 외식업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지만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외식업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의 경영과 마케팅, 인재관리 등 사업 운영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
2023년판을 2016년판과 비교하자면 여러 가지 면이 달라졌다. 겉표지만 보더라도 2016년 판은 216페이지에 컬러판으로 당시 정가는 14,800원. 2023년 판은 264페이지에 2도 인쇄, 정가19,800원이다. 외향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2016년 판보다는 조금 더 디테일한 사항을 적어 놓았다.
예를 들어 본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백종원 대표는 그 흔한(?)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없다. 조리사 자격증에 대한 백종원 대표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2016년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조리사 자격증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자격증을 하나 따기 위한 것이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나는 예전에 조리학원을 다니다 일주일 만에 그만둔 적이 있다. 조리사 자격증을 따더라도 실전에 들어가서는 다시 배워야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 때 바로 매장에서 써먹지 못한다면 굳이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조리사 자격증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느냐고 묻는다면 실전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뜻일 뿐이다. 내가 이루려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그 목표에 맞추라는 것이다. : 깔끔한 설명이지만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고민하려는 당사자의 입장에선 조금 거친 느낌이다.
2023년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조리사 자격증 취득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자격증을 하나를 따려고 한다면 결코 권하고 싶지 않다. 예전에 조리학원을 다니다 일주일 만에 그만둔 적이 있다. 양념 만드는 법, 식재료 다루는 법 등 기본기를 착실히 배울 수 있지만, 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그게 전부다. 라면 봉지에 적힌 레시피를 배우듯 딱 들어맞는 정형화된 수업이 진행된다. 맛은 있지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맛이다. 몇 센티미터로 써는지가 중요하고 어떤 메뉴를 위해 정량의 재료를 정해진 순서에 맞춰 준비해야 되는지가 중요한 과정이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는 과정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조리사 자격증을 땄다고 해도 장사를 위한 실전 노하우는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당장 매장에서 써먹지 못하는 기술이라면 굳이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조리법을 모른다는 말은 아니다. 나는 나만의 특별함으로 더 맛있어진 요리를 선보이고 싶었다. 자격증 공부를 그만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미 혼자 음식을 많이 접해봤고, 음식을 만드는 기본에 대해 관찰해왔고, 여러 가지 생각을 음식에 접목해봤다. 그런 내게 조리사 자격증은 큰 의미가 없을 뿐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만난 식당의 사장들 중에는 조리 경력도 거의 없이 외식업에 뛰어든 이들이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음식 장사 경험과 숙련된 조리 기술을 갖추지 않았다면 음식의 기본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조리사 자격증을 따는 쪽을 고려해야 한다. 적어도 어떤 메뉴는 얼마나 길게 썰어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은 익혀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요즘은 식당을 차리려는 사람들에게 조리사 자격증을 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무엇이 중요하냐고 물었을 때 나는 여전히 실정 경험에 더 무게를 싣는 편이다.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그 목표에 과정을 맞춘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 조금더 디테일한 설명으로 고민자의 이해를 잘 구하고 있다.
2023년 증보판은 과거보다 설명이 조금 더 자세히, 그리고 완곡히 표현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되기도 하였다. 2023년 증보판에는 SBS 골목식당에서 방영된 내용을 예시로 많이 설명하여 TV 내용을 본 사람들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맞아 그때 그랬지..."라며 당시의 교훈을 다시 기억나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책의 어떤 부분은 2016년 초판이 좀 더 직설적이고 간결하여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백종원 대표가 TV에 많이 출연하게 되면서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백종원 대표가 장사의 신도 아니고... 요식업에 관한 그의 조언이 항상 옳을 수만은 없다"고 한다.
맞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의 말이 항상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 경험해 보면 대부분 그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백종원 대표가 항상 끊임 없이 “초심”과 “기본” back to the basic 을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골목식당의 뼈있는 조언이 모두 담긴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외식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읽어본다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금은 다른 모습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