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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 한 장의 기적 ㅣ 라임 그림 동화 40
나가사카 마고 지음,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4년 9월
평점 :
이 동화책의 작가의 말을 읽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 동화는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라고 해요. 가나의 수도에 있는 아그보그볼로시라는 마을이 선진국들이 합법 혹은 불법으로 수출한 전자 폐기물들이 모이는 전자 쓰레기 재활용 처리장이 있는 곳이라고 해요. 작가도 가난했던 시절, 그럼에도 돕고 싶은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려 결국 그곳에 재활용 공장을 세웠다고 합니다. 가난한 나라에 쓰레기를 버려 처리하고 그로인한 각종 유해한 오염물질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일. 선진국들이 행하는 참 나쁜 짓이라고 생각해요.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물건을 자주 바꾸게 만드는 전략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기업, 불필요한 물건을 사들이고 금새 싫증내거나 필요없다며 버리는 사람들. 그로인해 산더미처럼 쌓이는 재활용품과 쓰레기를 감당하지 못해 수출이라는 이름으로 가난한 나라에 버리는 부자 나라들. 결국 우리 모두가 이 사태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염된 지역에 사는 이들은 가난으로 인해 삶의 터전에서 건강을 잃고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이 미치는 것을 알지만 어쩌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음을 분명 알면서도 여전히 많은 쓰레기가 수출되고 있죠. 이 부분에 대해 정말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아프리카 가나의 아이들은 아빠의 일을 하루 동안 도와주면 1세디(약 100원)을 받아요. 1세디로는 엄청 크고 맛있는 사탕 한 개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날마다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림쟁이 아저씨가 나타나 아이들에게 1세디로 사탕이 아닌 도화지 한 장을 산다면 화가가 될 수 있도록 그림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일을 해서 받은 1세디. 고민을 하던 아이들 중 두 아이, 오스만과 엘만 도화지를 삽니다. 그리고 두 아이는 온 마음,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립니다. 두 아이가 그린 그림은 우연히 지나가던 학교 선생님이 보고 10세디에 삽니다. 1세디가 10세디가 된 기적에 아이들은 기뻐합니다. 엘은 10세디로 사탕과 장난감 자동차를 한대 샀어요. 오스만은 3개의 사탕과 7장의 도화지를 삽니다. 오스만에게는 또 어떤 일이 생겼을까요?
사탕 한개를 먹기 위해 하루종일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아이들만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일터에 내몰리는 상황이 참 슬프고 기가 막힙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선 아이들을 일터가 아닌 학교로 보내야 하는데, 그것조차 사치인 거였을까요. 이렇게 동화책을 보고, 그간 봐왔던 다큐멘터리 속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던 나라의 아이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답답한데, 그 아이들의 부모는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할까요. 그 아이들에게 기적같은 일들이 자주 많이 나타나주면 참 좋겠어요. 그리고 선진국들은 쓰레기를 남의 나라에 버리려고만 할게 아니라 안전한 처리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를 했으면 좋겠어요. 쓰레기를 계속 수출할거라면 관련 처리시설을 지어줌으로서 그 나라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을 같이 수출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만요. 어느 나라 아이들이든, 아이들이 아이들답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