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요, 벤 돌드럼스! 봄날의 그림책 7
헤더 스미스 지음, 바이런 에겐쉴러 그림, 이계순 옮김 / 봄날의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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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간소음으로 살인까지 발생하는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만드는 동화책 한권을 만났어요. 동화책을 읽으면서 내가 어렸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만해도 서로의 사정을 알고 왕래하며 어려운 일은 돕고 의지할 수 있는 이웃간의 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참 많이 삭막하죠. 이기심은 넘치는데 배려는 부족합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저 '나'가 중심인 삶이 중요해졌죠. 그렇다보니 조금이라도 거슬리거나 방해를 받는다 느껴지면 불편해하고 싫어합니다. 예전과 다른 건축 방법 때문에 층간 소음을 더 잘 느끼게 된 것도 요인 중 하나지만, 결국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팽배해진 탓이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서로를 배려하고 챙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정겹고 부러웠어요. 우리 사회가 이런 모습으로 바뀌기는 힘들까요?



각 층에 두 가족씩 총 네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아침 인사는 참 독특합니다. 앵무새가 프리다네 가족을 깨우면 프리다는 아빠의 어깨에 올라 낡은 나무 빗자루로 천장을 두드려 바로 윗층의 벤 돌드럼스 삼촌을 깨웁니다. 그럼 벤 돌드럼스는 벽을 두드려 머크레디스 가족을 깨우고, 머크레디스 가족은 바닥을 두드려 레이놀즈 가족을 깨웁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레이놀즈 가족의 고양이 사고뭉치가 프리다네 집으로 삶은 달걀을 먹으러 오죠. 이렇게 사이좋게 모닝콜을 주고 받으며 아침을 맞이하는 이웃이 있어 행복한 프리다 입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벤 돌드럼스 삼촌이 모닝콜에 동참하지 않아요. 이로 인해 주민 회의까지 열렸고, 세 가족은 혼자인 벤 돌드럼스를 걱정합니다. 벤 돌드럼스에겐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이 아파트는 다시 모닝콜을 주고받는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참 예쁜 마음을 가진 이웃들이 모인 아파트예요. 이런 가족들이 모인 아파트라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고독사나 층간소음 문제로 인한 다툼이 거의 없을 것 같아요. 대화를 통해 서로 조율을 잘 할 것 같거든요. 이런 아파트라면.. 저도 살아보고 싶어요. 마음이 맞는 이웃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요즘같은 세상에 참 필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배려하고 걱정하고 양보하고 고민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생각과 행동들이 모여있는 아파트, 어디 없을까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가면 참 좋겠어요.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이야기라면.. 정말 좋겠어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읽어보고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은 동화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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