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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분류학자가 들려주는 버섯 이야기 ㅣ 아르볼 상상나무 15
박상영 지음, 권혜나 그림, 조종원 감수 / 아르볼 / 2024년 11월
평점 :
저는 버섯 종류를 참 좋아해요. 식용 버섯 위주로 말이죠. 버섯은 향긋하고 쫄깃하고 부드럽고.. 맛없는 버섯이 없어요. 그래서 버섯 요리들은 왠만한건 다 좋아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주변에 버섯의 식감 때문에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들이 참 많더라고요. 우리 아이들도 식감 때문인지 버섯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맛이 없다고도 하긴 하지만요. 그래도 아직 아이들이기에 먹이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어떻게 하면 좀더 버섯을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 했었어요. 그래서 이 책을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버섯에 대해 알려주고 이야기하다보면 버섯에 흥미로움을 가지고 식용 버섯들도 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요.
정말 좋아하던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세상에 이런 일이'에 등장했던 박상영 버섯 작가가 알려주는 버섯의 이야기라고 하니 더 흥미로웠습니다. 방송에서 버섯에 대한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던 작가분이거든요. 다 챙겨보는 것도 아닌데, 본 회차 분 중에 작가분이 출연했던 회차가 있었어서 신기하게도 바로 생각이 났어요. 버섯을 열심히 먹을 줄만 알았지, 한번도 제대로 살펴보면서 버섯에 대해 알아보려 한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이 책에 나와있는 버섯의 이야기들 모두 신비롭고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버섯은 두 가지 종류라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버섯이 동물도 식물도 아닌 곰팡이(균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요.
다양한 버섯들의 모습이 참 신기했어요. 크기도 다양하고, 자라는 환경도 다양한데 야광의 능력을 가진 버섯도 있다는걸 아시나요!? 반딧불이도 아니고.. 버섯도 빛을 낸다니, 자연의 신비로움은 끝이 없네요. 버섯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잘 골라서 먹어야 하지요. 버섯들 중 동충하초라 불리는 버섯은 곤충에 기생하는 버섯이라고 합니다. 이 버섯이 참 잔혹한 버섯입니다. 더 많은 버섯을 만들어내기 위해 곤충의 몸을 조종해 좋은 장소를 찾아내게 만들기도 하지만, 균사체를 곤충의 몸 속 가득히 채워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거든요. 이런 특성 때문에 동충하초가 게임, 소설 등에 소재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밥을 다 먹고 과일을 먹으며 책을 보는 우리 딸. 버섯 이야기를 보겠다며 열심히도 봅니다. 글자를 아직 제대로 읽지 못하는 터라 그림을 열심히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뚫어져라 열심히 봐서 그런 아이가 참 신기했어요. 그림만 보고도 이해를 한건지 독버섯에 대한 이야기를 조잘조잘 떠들어 주기도 했어요.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알려줬다면서 말이죠. 저도 참 재미있게 봤고, 앞으로도 종종 아이들과 같이 보면서 버섯에 대한 호기심을 잔뜩 키워줄까 합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버섯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귀한 버섯 동화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