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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강아지 고동이 ㅣ 도토리숲 그림책 9
블링문 지음 / 도토리숲 / 2025년 3월
평점 :

서울에서는 유기견을 보는 게 흔하진 않다. 길을 잃은 강아지는 몇 번 봤지만, 유기되어 오랫동안 길을 떠돈듯 보이는 강아지를 본 적은 없다. 내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발견한 적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한다. 신고를 하면 안락사가 있는 보호소로 잡혀갈게 뻔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기에는 마음이 불편하니 무언가 해결책이 생기기 전까지 혼자 끙끙 앓고 있을게 뻔해서다. 이미 반려견을 키우고 있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라 다른 강아지를 집에 들일 수 없는 상태이기에 임보도 생각할 수 없으니 앞으로도 내 눈에 도움이 필요한 강아지가 보이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내가 유기견을 볼 수 없는 이유가 강아지들 모두 각자 가정에서 사랑받고 있어서였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고동이는 어느 날 갑자기 가족에게 버림을 받는다. 하.. 정말이지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애초에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따져보고 생각해도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고 쉽게 버린다. 유기견이 넘치는 이유고, 들개가 생긴 이유다. 고동이도 처음엔 믿고 싶지 않았을거다. 가종의 품으로 다시 돌아갈거라 여겼을거다. 하지만, 길에서의 생활이 계속 이어지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았을까? 충성도가 높고 친화적인 개들은 끝까지 반려인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못하긴 하지만.. 고동이는 아마 알았을거다.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것을.. 그래서 흰둥이가 자신은 버림받은 게 아니라 잃어버린 거라고 말했을 때 부러워 하지 않았을까? 흰둥이도 버려진게 맞을텐데 끝까지 잃어버린 거라 믿고 있는 모습이 참 안타깝고 씁쓸했다.
어쨌든 고동이는 흰둥이와 함께 하는 동안 험한 길 생활도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다 흰둥이가 갑작스럽게 고동이의 곁을 떠나게 되었고, 고동이는 다시 혼자가 되고 만다. 반려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데, 가족의 곁에서 생을 마감하는 반려동물의 수는 그리 많지가 않다. 갖가지 이유로 반려동물과 이별을 택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의 사정에 의해 갑작스러운 이별을 당하는 반려동물을 배려하는 사람 역시 많지 않다. 보호소에 입소하는 동물이 넘치고, 안락사를 당하는 동물이 많은 이유다. 마음이 참 아프다. 버려지는 동물이 줄어들었으면, 버려진 동물들 모두 새로운 좋은 가족을 찾았으면.. 언제나 바라는 일이다. 생명에 대한 존중도 없고 책임감도 없다면 반려인이 될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고동이와 같은 길강아지를 늘리는 일에 동참하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