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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지 1
카밀라 레크베리.헨리크 펙세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12월
평점 :

북유럽 미스터리 소설인 노르딕 미스터리 3부작 <박스>, <컬트>, <미라지> 중 마지막 이야기를 만났다. 심플한 표지를 가진 소설이지만, 이상하게 눈길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3부작이라고 해도 사건이 이어지는건 아닐거라 크게 걱정을 하진 않았다. 그런데 시작과 중간을 건너띄니 이 소설의 두 주인공 미나와 빈센트의 감정선은 완벽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앞의 두 이야기를 통한 배경지식이 있었다면 등장인물들을 조금 더 이해하면서 더 재미있게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설 초반, 그러니까 1권을 읽으면서 의외로 제법 헤맸다. 다시 앞으로 돌아갔다가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갔다가 읽으려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 펜과 종이를 옆에 놓고 등장 인물들에 대해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인물들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어떤 키워드를 가졌는지 등을 짧게 메모를 해가며 읽으니 처음보다 속도가 붙기는 했다. 하지만.. 왜인지 평소 읽는 정도의 속도감은 나오지 않았다. 1권을 지나 2권 초반을 지날 때까지 조금 힘겹게 읽어나갔다. 그리고나서야 조금씩 속도가 붙고 재미와 호기심이 상승했고, 3권에 가서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형사 미나 다브리와 멘탈리스트 빈센트 발데르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잠깐 두 주인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미나는 이혼을 한 상태로 전남편과 10대의 딸과 크게 나쁘지 않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중으로 직관과 논리를 가지고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고, 빈센트는 약간의 위기가 보이긴 해도 가정이 있는 50대 남자로 마술에 상당한 조예가 있어 마술과 심리를 결합한 독특한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멘탈리스트다. 내 눈에는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참 애매하다 여겨졌다.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동료 이상 연인 이하. 불륜의 경계선에 있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번에 두 사람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사건은 꽤 복잡했다. 미나의 전남편 니클라스는 수명이 14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메세지를 받았고, 빈센트는 '그림자'로 이름 붙여진 누군가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아카이라는 예명을 가진 스프레이 예술가에 의해 스톡홀름 지하철역에서 해골이 무더기로 발견된다. 연결 지을 수 없어 보이는 이 세 사건은 기이하게 얽혀 있었고, 이 사실을 알 수 없었던 미나와 빈센트는 당장 주어진 정보를 가지고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읽다보면 저절로 범인의 정체를 계속 고민하고 추리하게 되는데, 다행히(?) 예상한 인물 범위 내에서 범인을 특정할 수 있었다. 정답 맞춰 은근 뿌듯! 초중반 약간의 지루함을 이겨낼 수 있다면 남은 분량은 재미를 보장할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