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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책의 비밀 ㅣ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서성자 지음, 최은석 그림 / 단비어린이 / 2025년 6월
평점 :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가족들에게 누가 될까 봐 그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의 말에 있는 이 한 문장에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던지.. 기록이 남지 않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독립운동가 분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에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조사되고 밝혀져서 우리 모두가 기억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알려지면 좋겠다.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없다고 했다. 앞으로도 우리와 비슷한 사례를 볼 수도 없을거라고도 했다. 이렇듯 다른 나라에 나라를 빼앗기고 최빈국의 나라가 되었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우리의 언어와 나라를 되찾고 불과 몇십년 만에 선진국 반열에 오른 건 자신에 대한 작은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채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바쳤던 독립운동가 분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독립운동으로 인해 힘들게 살아야 했고, 지금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을 수 있는 후손들에 대한 처우도 이제는 더 많이 살펴야 하지 않을까?

역사에 단 한 줄의 기록도 남아있지 않지만, 오늘날 천 억 원에 해당하는 땅을 팔아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으로 헌납하며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애를 써주셨던 하정 조병순 독립운동가. 이분처럼 조용히 뒤에서 헌신하며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이, 세상에 드러나지 못한 분들이 얼마나 되는 걸까. 가족들에게도 비밀로 한 채 활동을 했던 독립운동가 분들도 많을거라 생각이 된다. 그 당시는 그만큼 위험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혹시 이분의 이야기처럼 누군가 알고 있는 분이 있으나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세상에 알려주면 좋겠다. 나라에서도 좀 신경을 써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기에 친일파라는 소문까지 얻었던 하정 선생님. 강무는 자신의 주인 어르신이 그럴리가 없다고 믿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해 한다. 그러다 아버지와 하정 선생님, 그리고 한밤중의 손님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게 되었고, 이때부터 강무도 하정 선생님의 뒤를 이어 어린 나이지만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자 다짐을 한다. 그렇게 다리를 다친 아버지 대신 독립운동가들을 위한 임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글과 무술을 배우기도 한다. 하정 선생님을 따라 다니며 점점더 많은 것을 보고 익히게 되는 강무. 그런데 이런 하정 선생님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대단한 분이다. 나라를 위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고, 인재육성에 애를 쓰셨던 분이니 독립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하정 선생님은 없어선 안될 인물이었음에 틀림없다. 오래 살아계셨다면, 공부 시킨 독립운동가들을 여기저기 침투시켜 독립운동에 더 큰 힘이 되어주셨을 것 같다. 친일파들.. 지금도 종종 논란이 되고 있는 그들은 평생 떵떵 거리며 잘 살고 있는데, 대체 어째서 그런걸까. 나라에서 이들의 재산을 몰수해 후손들을 도왔으면 싶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동화책이다. 하정 조병순 독립운동가. 꼭 기억해둬야겠다.
"우리가 일본을 이기려면 일본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들을 이길 수가 없다. 여기 바위 위에 많은 글이 새겨져 있다. 처음엔 보통학교 수준이고 뒤로 갈수록 중고등학교, 대학 교육에 필요한 내용들이다. 모두 읽고 쓰고 외워 실력을 쌓도록 해라. 총칼로 싸우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교육으로 앞날을 대비하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을 새긴 사람의 마음을 너희가 알아야 할 것이다." - P. 89
"총독부에 들어가 많은 정보를 캐내는 것도 독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못 배워서 일본 놈들에게 억울하게 땅을 빼앗긴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단다. 젊고 배운 너희들이 그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권력을 갖는 일이면 더 좋다. 그러면 더 많은 백성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너희들이 나라를 찾는 데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 P. 90
"독립운동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독립군에게 밥 한 끼 줘도, 하룻밤 재워 주는 것도, 물 한 그릇 떠 주는 것도 다 독립운동이다. 독립운동은 어쩜 물레방아와 같다. 물이 모여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듯. 우리의 이런 작은 나라 위한 일들이 모여 독립이라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음을 명심해라." - P. 90
"우리 모두는 이미 독립운동가들이다. 그러나 명심해라. 싸워서 이길 수 없는 때는 훗날을 도모하라. 일본은 꼭 망한다. 우린 꼭 살아남아야 한다." - P.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