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비타 단비어린이 문학
은정 지음, 이여희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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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편의 단편 동화를 만날 수 있는 동화책이다. 책의 제목과 같은 <뉴런비타>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어느 미래 세계가 배경인데 시민들은 등급 시험을 치뤄야 하고, 등급에 따라 삶이 나뉘게 된다. 높은 등급의 시민일수록 더 잘 살 수 있는 그런 구조의 미래인 모양이다. 이런 세상인 것도 별로인데, 돈이 좀 있는 집에서는 아이들의 사춘기도 통제를 하려고 들었다. 바로 <뉴런비타 : 현실보다 더 절실한 감정을 느끼고 그걸 우리 뇌에 간직하게 만들 수 있는 가상현실 체험 프로그램>를 통해서 말이다. 부작용 없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듣게 만들어 사춘기를 넘기게 만드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이라니. 순간 소름 끼치고 끔찍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이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마저 통제하려 드는 부모에게서 자라는 아이는 어떤 모습의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는 걸까. 참 씁쓸한 이야기였다.


두번째 <수수께끼 내기> 이야기도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의 삶은 편리해지고 있지만, 그만큼의 위험부담도 안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에 이런 부분은 잘 생각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일회용품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편하다고 마구 사용했지만, 지금에 와서 심각한 자연 환경 파괴로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일회용품은 넘치고 있다. 인공 지능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소설과 영화에서처럼 나중에 오히려 인간이 인공 지능에 의해 먹히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나. 기술의 발전은 좋지만, 선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선을 넘는 사람들 역시 분명 있을 터. 끝없는 사람의 욕심에 의한 위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나머지 세 이야기도 가볍게 읽을 수는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들이라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다양한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을만한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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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 된 소년 단비청소년 문학
김근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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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죽음도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과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은 지금도 신념 때문에 목숨을 던진 사람들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가족의 목숨, 안위까지 위협받을 수 있음에도 신념을 우선시 했어야 했나 싶어서, 자신의 목숨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는 거라 해도 그로인해 상처받고 고통 받아야 할 가족은 무슨 죄인가 싶어서 말이다. 주인공 소년 단우처럼 말이다. 천상 산악인이었던 단우의 아빠는 3년전 히말라야 등반 때 실종되었다. 함께 등반하다 실종된 동료를 찾겠다며 나섰다가 말이다. 주변에서 다들 뜯어 말렸음에도 꿋꿋하게 갔다가 실종 되었으니 가족의 심정은 오죽할까. 단우의 엄마는 아빠의 소식 이후 웃음을 잃고 우울증에 시달렸고, 단우는 엇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막 결혼한 젊은 동료의 시체라도 찾아야겠다는 건 실종된 동료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결국 그 동료의 가족을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데 왜 정작 자신의 어린 아들과 아내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못했을까? 자신만의 신념이란 있어야겠지만, 예외적인 타협점 역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에 절대적이란 것은 없으니까. 이런 면에서 단우의 아빠는 신념이라기보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고집을 피운 것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실종되어 이미 죽음이 확실한 시점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황에 맞게 제대로 준비해서 갖추고 찾아 나섰어도 늦지 않았을 테니까. 나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단우는 얼마나 아빠가 원망스러웠을까. 안그래도 혼란스럽고 힘든데 엄마 마저 우울증으로 단우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으니 단우의 엇나감은 당연했을 반항이었던 것이다. 다행인건 그런 단우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는 점이다.


우연히 '혼'이라는 소년을 만나고, 담임 선생님의 충고와 조언, 그리고 친구들 덕분에 단우는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게 된다. 단우의 성장이 대견했다. 여러 상황이 뒷받침 되기는 했으나, 결국 단우 스스로 상처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어떤 상황도 단우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거였다. 문득 내가 가진 내 신념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더불어 언젠가 내 아이들이 가지게 될 신념은 무엇일지 궁금하고. 신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동화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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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똑새의 비밀 단비어린이 그림책
강정연 지음,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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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글씨의 그림동화책을 주로 만나다가 작은 글씨의 그림동화책을 만나니 조금 어색한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이번 동화책은 어떤 이야기인가 싶어 얼른 읽어봤다. 작은 글씨라고 해도 그림동화라 금새 읽어버렸다. 긴가민가.. 언젠가 한번 비슷한 이야기를 읽어본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이 이야기를 기억하게 되었다. 가난하지만 넉넉한 마음 씀씀이 덕에 사시사철 누구도 배곯는 사람이 없는 만복 마을. 이곳에 억수처럼 내리는 비로 인해 뒷산이 무너진 이후 나타난 까맣고 푸른 장똑새에 관한 이야기다. 먹을거리를 식구 수만큼 빼고 남은건 무조건 이웃에게 나누는 만복 마을에는 평생 베풀어 본 적 없는 고양한 할멈 하나도 살고 있었다. 자신이 일한 돈을 쓰는 일도 없고, 뭐든 마을 사람들에게 얻어 먹고 쓴다. 그럼에도 기꺼이 고약한 할멈을 불쌍하다며 보살피는 마을 사람들은 그 할멈을 장독 할멈이라 불렀다.


언제나 제 몸둥이만한 커다란 장독을 늘 등에 지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 장독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할멈이 땅에 내려놓는 일이 없었으니까. 그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할멈의 정신이 조금 이상해졌다며 측은하게 여겼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할멈이 집 밖으로 나오질 않았고, 할멈이 걱정된 마을 사람들은 돌아가며 먹을 것과 땔깜을 집 앞에 두며 할멈을 살피러 왔다. 그때마다 할멈은 받을건 냉큼 받으면서 사람들을 내쫓기만 했다. 그러던 중 개똥이가 엄마 심부름으로 감자 두알을 할멈에게 가져다주게 되었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할멈을 찾으러 집 안으로 들어갔던 개똥이는 할멈이 뒤뜰 땅에 장독을 묻고 있는걸 보게 된다. 그날은 그 모습이 너무 오싹하고 무서워서 도망치듯 돌아왔지만, 장독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너무 궁금했던 개똥이는 심부름을 자처해 다시 한번 할멈네 집에 가게 된다.


드디어 밝혀진 장독의 비밀! 하지만 사람들은 개똥이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와중에 하늘이 무너지려는 듯 비가 오기 시작했고 마을이 잠길 것만 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집이 잠기기 전에 집에서 나와야 한다며 할멈을 설득하지만 실패한다. 그리고....... 뒷산이 무너지면서 할멈의 집을 덮쳤다. 베푸는 법을 몰랐던 할멈 덕분(?)에 마을에는 생각지 못한 행운과 새 한마리가 나타난다. 정말 홀리듯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야기와 그림이 얼마나 찰떡 같았는지, 눈에 쏙쏙 들어왔다. 장독 할멈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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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을 사랑한 고양이 단비어린이 문학
전은숙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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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감동적이고 슬프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났다. 책의 제목과 같은 제목의 이야기는 5편의 짧은 단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마음을 울리던 이야기다. 애초에 사람과 고양이의 사랑이 이루어질리가 없었지만, 신부님에게 나비라는 이름을 얻은 하얀 도둑고양이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친구라며 자신의 주변에 한번씩 나타나 화를 돋우는 검은 고양이 검둥이와 자신은 다르다며 자신의 모습조차 부정하고는 한다. 사람 흉내까지 내면서 말이다. 그러다 기어코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나비의 지극한 염원에 감탄한 천사가 나비의 꿈에 나타나 방법을 일러주었던 것이다. 바람의 언덕에 있는 성곽에서 천일동안 빗물만 받아 마시며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이의 눈물을 받아먹게 되면 사람이 될 수 있을거라고 했다. 나비는 바로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고, 자신의 사랑인 신부님이라면 자신을 찾아 눈물을 흘려줄거라 굳게 믿었다.


자신의 주변에서 자신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이를 모르고 보답받지 못할 사랑을 하는 나비, 다른 이를 사랑하는 나비를 한결같이 아끼고 바라보는 검둥이, 나비의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그저 어여쁜 도둑 고양이 한마리로 여겼을 뿐인 신부님. 사랑의 화살표가 한방향으로만 흐르는 셋의 관계를 보면 요즘 푹 빠져서 읽고 있는 로맨스 소설들의 삼각, 사각관계가 떠오른다. 고양이를 사람여자로, 검둥이와 신부님을 사람남자로 대입했더니 아주 딱이였다랄까. 그래서 내게는 이 짧은 동화가 슬픈 로맨스 한편을 읽은 느낌이었다. 두번째 이야기는 '이런 상상이라니!'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던 귀여운 동화다. 글자들이 헤엄치는 작은 연못에서 쇠똥구리는 글자를 낚고, 염소가 글자를 말리고 문장으로 완성하면 하마가 다림질을 해서 흰비둘기 두 마리가 세상에 떨어뜨린다. 그 문장들은 꿈꾸는 사람들의 눈꺼풀 위에 내려앉는다.


이런 귀여운 상상이 가득한 동화를 5편이나 만날 수 있는 이 동화책!!! 어른들에게도 매우 재미있고 유익할 이야기들이다. 아이와 함께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아이들이 많이 읽고 이 이야기들처럼 각자의 상상의 동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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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가족 단비어린이 문학
김미희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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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의 짧은 단편을 만날 수 있는 동화책이다. 첫번째 이야기는 읽은 후 자꾸 문득문득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책 제목과 같은 '서프라이즈 가족'의 이야기다. 일곱마리 아기 돼지들의 생일을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토리 케이크와 선물을 준비해서 집으로 돌아가던 돼지 부부는 사냥꾼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고 만다. 사실 함정에 빠지지 않았더라도 돼지 부부의 운명은 별반 차이가 없었을 거였다. 왜냐하면 먹잇감을 기다리던 늑대 부부가 돼지 부부를 노리고 있었으니까. 함정에 빠져 사냥꾼에게 잡혀갈 일만 남은 돼지 부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눈 빠지게 기다릴 아기 돼지들에 대한 걱정 뿐이다. 오죽하면 함정을 살피러 온 늑대부부에게 아이들을 부탁했을까. 그런 돼지 부부가 어리석다며 비웃은 늑대 부부였지만, 자신들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인지라 마음이 살짝 약해져 아기 돼지들에게 부모 대신 선물을 전해주기로 한다.


그런데 이게 왠일?! 아기 돼지들이 자신들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것도 놀라운데 뽀뽀까지 하는게 아닌가. 사실 작년 생일에 돼지 부부가 곰 분장으로 아기 돼지들에게 서프라이즈를 한 적이 있어서 아기 돼지들은 이번에도 엄마 아빠가 늑대 분장을 한 것으로 착각했던 거였다. 그렇게 늑대 부부는 그저 신이나고 즐거워 하는 아기 돼지들에게 휩쓸려 뜻밖의 하루를 보내게 된다. 늑대 부부의 사랑 속에 커가게 될 아기 돼지들이 이후 늑대 부부의 진짜 정체를 깨닫는 날이 오면.. 그때는 어떤 소동이 벌어지게 될까? 또 아기 돼지들을 키우면서 늑대 부부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후의 이야기도 문득 궁금해진다. 세번째 이야기인 '백일마다 서는 장'에서는 갑작스레 어머니를 잃고 할머니와 살게 된 아라의 이야기가 나온다. 손녀를 향한 할머니의 진한 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


손녀의 엄마 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젊은 할머니로 꾸미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할머니. 그런 아라의 할머니와는 달리 전혀 꾸미지 않는 자신의 할머니를 창피해 하던 다희. 하지만 어느 순간 다희는 깨닫는다.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참 예쁜 이야기들이다. 동화책으로 배우는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현실적이며 지혜롭다. 그래서 동화가 아이들만의 책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어른들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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