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이 된 소년 단비청소년 문학
김근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죽음도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과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은 지금도 신념 때문에 목숨을 던진 사람들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가족의 목숨, 안위까지 위협받을 수 있음에도 신념을 우선시 했어야 했나 싶어서, 자신의 목숨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는 거라 해도 그로인해 상처받고 고통 받아야 할 가족은 무슨 죄인가 싶어서 말이다. 주인공 소년 단우처럼 말이다. 천상 산악인이었던 단우의 아빠는 3년전 히말라야 등반 때 실종되었다. 함께 등반하다 실종된 동료를 찾겠다며 나섰다가 말이다. 주변에서 다들 뜯어 말렸음에도 꿋꿋하게 갔다가 실종 되었으니 가족의 심정은 오죽할까. 단우의 엄마는 아빠의 소식 이후 웃음을 잃고 우울증에 시달렸고, 단우는 엇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막 결혼한 젊은 동료의 시체라도 찾아야겠다는 건 실종된 동료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결국 그 동료의 가족을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데 왜 정작 자신의 어린 아들과 아내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못했을까? 자신만의 신념이란 있어야겠지만, 예외적인 타협점 역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에 절대적이란 것은 없으니까. 이런 면에서 단우의 아빠는 신념이라기보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고집을 피운 것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실종되어 이미 죽음이 확실한 시점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황에 맞게 제대로 준비해서 갖추고 찾아 나섰어도 늦지 않았을 테니까. 나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단우는 얼마나 아빠가 원망스러웠을까. 안그래도 혼란스럽고 힘든데 엄마 마저 우울증으로 단우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으니 단우의 엇나감은 당연했을 반항이었던 것이다. 다행인건 그런 단우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는 점이다.


우연히 '혼'이라는 소년을 만나고, 담임 선생님의 충고와 조언, 그리고 친구들 덕분에 단우는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게 된다. 단우의 성장이 대견했다. 여러 상황이 뒷받침 되기는 했으나, 결국 단우 스스로 상처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어떤 상황도 단우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거였다. 문득 내가 가진 내 신념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더불어 언젠가 내 아이들이 가지게 될 신념은 무엇일지 궁금하고. 신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동화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