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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인어 멜로디 ㅣ 단비어린이 문학
윤미경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7월
평점 :

우리가 알고 있는 인어공주 이야기 속 인어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떨까? 인어가 존재하긴 하지만, 인어와 만난 인간들의 기억이 소멸하거나 희미하게 남아서 상상 속 이야기처럼 전해지고 있는 거라면?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과 존재들이 때때로 모습을 드러내니, 이러한 상상도 어쩌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지 않은가. 이게 바로 이 동화책 속 주인공 화수가 겪게 되는 일이다. 뭐든 잘하고 똑똑한 화수에겐 특이한 증상을 하나 가지고 있다. 생물이 살고 있는 물, 그러니까 바닷물이나 강물 등이 피부에 닿으면 몹시 뜨겁게 느낀다는 것이다. 화상을 입거나 병을 앓게 되는 것도 아니고, 물을 닦아 내면 금세 아무렇지 않지만 물만 닿으면 뜨겁게 느껴지는 증상에 화수의 엄마는 항상 물조심을 시킨다. 반대로 아빠는 조심하면 된다며 화수를 낚시에 데리고 다니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날, 화수가 망원경으로 개기월식을 살펴보다 이상한 것을 목격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분명 집 방안에서 망원경을 봤는데, 팔뚝에 바닷물이 튀기도 했다. 말이 안되는 일이었기에 그날의 일은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몇일 후, 아빠를 따라 밤 낚시를 간 화수는 거대한 물고기의 움직임에 낚시대에 끌려 물 속으로 빠지고 만다. 정신을 차렸을 때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화수가 물 속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눈앞에 빨간색의 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다리를 가진 인어인 멜로디였다. 멜로디가 꼬리 지느러미를 되찾기 위해선 자신에게 내려진 봉인된 저주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멜로디의 사연을 들은 화수는 멜로디를 돕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의 증상에 대한 원인도 알게 된다.
재미있는 상상의 동화였다. 많은 기술의 발전을 이룬 지금도 우리는 바다 깊은 곳에서 어떤 생물이 살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 깊고 어두운 바닷 속 어딘가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알 수 없었던 종족이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종족이 인어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동화책을 읽고나니 먼 미래 인어와 만나 우정을 나누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