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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가시를 말다 ㅣ 단비어린이 문학
윤미경 지음,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3월
평점 :

예전과 달리 요즘 동화책에서는 이혼가정, 재혼가정,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을 쉬이 만날 수 있다. 사회적 시각의 변화 덕분이겠지만, 난 이점이 참 좋은 것 같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고, 모두 그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이들도 가족 구성원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말이다. 다만, 그렇다해도 가족의 해체가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저 변화가 생기더라도 그 자체를 받아들일 줄 아는 사회였으면 싶을 뿐이다. 짧은 단편 6개를 만날 수 있는 이 책 속 아이들의 공통점은 '사춘기'다. 누구나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사춘기는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대체로 폭발적인 짜증과 치솟는 반항심을 동반하고는 한다. 사춘기가 언제 왔었나 싶을만큼 매우 조용히 넘어가는 아이들도 있긴 하지만, 참 드물다. '사춘기'를 슬기롭게 넘어가는 방법이 있긴 하려나?
지은이는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살며 한달에 한번씩 아빠와 만나고 있다. 요즘 툭하면 엄마와 싸우던 지은은 심기불편한 마음으로 아빠와 만나러 나갔다가 놀라고 만다. 아빠가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엄마보다 젊어 보이는 여자와 함께 왔던 것이다. 지은이 보기에 엄마는 아직 아빠를 완전히 떠나보내지 못한게 분명한데, 아빠는... 지은의 뾰족했던 마음 속 가시들은 그런 엄마에 대한 생각을 하며 둥글둥글 변해갔고, 지은은 의젓하고 장난스럽게 엄마의 마음을 달래주기로 한다. 물론, 아빠와 새여자와의 일은 비밀! 쌍둥이 가연이와 나연이는 참 많은 부분이 다르다. 쌍둥이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외모부터 성격까지 모든게 다르다. 예쁘고 뭐든 잘하는 가연, 몸이 튼튼하고 힘이 장사인게 장점인 나연. 친구들에게 불량 감자라며 놀림을 받기 일쑤인 나연은 가연과 비교될 때마다 마음 속 가시가 뾰족해진다.
여러가지 불만이 겹쳐 짜증이 치솟던 시기 즈음, 부모님이 안계시던 날 가연이 아파서 쓰러진다. 자신을 업고 뛰는 나연이에게 미안하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가연이를 업은 나연은 자신이 튼튼하고 힘이 있다는 사실을 다행이라 여기며 뛰고 또 뛰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아이들에게 다가온 사춘기는 자꾸만 아이들의 마음에 뾰족한 가시를 돗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들의 사랑 속에서 가시를 무디게 하고,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며 극복해 나갔다. 그렇게 아이들은 또 한번 성장을 했다. 가만히 내 사춘기 시절을 생각해보면, 내 곁에는 언제나 친구가 함께 있었다. 가족보다 친구가 더 좋았던 그 시기에 찾아왔던 내 사춘기는 내가 생각하기에 친구 덕분에 참 잘 넘겼다고 생각하지만, 부모님이 생각하고 느낀 내 사춘기는 또 다를거라 생각된다. 내 아이들에게 올 사춘기의 모습은 또 어떤 모습일지.. 걱정되지만, 잘 넘어갈거라 생각한다. 다들 그렇게 성장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