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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장 ㅣ 스토리콜렉터 100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평점 :

정말 너무너무 오랫만에 제대로 된 스릴러 추리 소설을 만났다. <양들의 침묵>을 능가하는 충격의 심리스릴러라는 띠지의 문구가 너무나 어울리는 소설이다. 최근 꽤 오랫동안 종이책보다 웹소설을 주로 읽고 있어서인지 전에 비해 책 읽는 속도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한장한장 넘기며 빠져들게 하는 종이책의 매력은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웹소설은 대강 눈으로 훑고 휙휙 넘어가기 일쑤고, 시간 날때마다 끊어 읽기 편해서 읽다보니 푹 빠져서 보는 매력은 확실히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간만에 책 속에 푹 빠져들어 읽었던 것 같다. 이런 매력적인 심리스릴러, 그것도 등장인물에 범죄심리학자가 등장을 하면 한번씩 심리학 공부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런데 만약 주인공 헌터처럼(물론 드문 일이겠지만.) 심리학 공부를 마치고 형사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던) 대학시절 같은 수업을 들으며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연쇄살인마가 되어 눈앞에 나타난다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저 충격일 뿐이려나?!
헌터와 연쇄살인마 루시엔이 다시 만나게 된건 우연한 사건 때문이었다. 와이오밍 주의 한 식당 앞에서 일어난 차량 사고가 루시엔을 검거하게 했으니 말이다. 처음엔 그저 배달자일 뿐이라는 루시엔의 말에 깜빡 속을 뻔 했다. 하지만, 루시엔이 알려준 주소지에서 발견된 것들은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증거들 뿐이었다. 게다가 증거들 중 하나는 대학시절 두 사람 모두와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루시엔의 손에 죽임을 당했음을 알려주었다. 충격, 경악, 분노.. 모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헌터는 다시 루시엔을 만났고, 루시엔의 두뇌 게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어쩌겠는가. 루시엔으로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정보와 유해가 묻힌 곳들을 알아내려면 그가 제안하는 게임에 동참할 수밖에.
백과사전이라는 말이 이렇게 끔찍하게 느껴지는 날이 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연쇄살인마가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기록한 일지는 어쩌면 수많은 사건들의 해결점을 찾게해 줄 수 있는 강력한 자료가 될 것이 분명 했지만, 그렇다해도 그것을 위해 그런 미친짓을 벌였다는 것이 소름 돋게 만들었다. 세상에, 어느 누가 살인마 연구를 이런식으로 하느냔 말이다. 끔찍하지만 굉장한 이야기였다. 간만에 마음에 드는 심리 스릴러랄까? 살펴보니 이 책은 '로버트 헌터'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중 하나였다. 그렇다는건 앞으로 '헌터'의 활약을 더 만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기대하며 기다리게 될 시리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빠르게 다른 시리즈들도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