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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하고픈 말 ㅣ 단비청소년 문학
권지영 지음, 이선주 그림 / 단비청소년 / 2022년 3월
평점 :

언제였더라.. 20대 초반이었던 것 같다. 느닷없이 시에 꽂혀서 그렇게 시집을 읽고 들고 다니며 또 읽곤 했었다. 그 전만해도 시를 거의 읽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그 뒤로 종종 시집을 접하곤 하지만, 자주 읽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시를 찾고 읽게 되는 시기가 보통 마음이 불안하거나 힘들거나 혹은 생각이 많을 때였던 것 같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위안을 얻고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선택을 했던게 시였던가보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인지, 생각지 못하게 만난 시집이었음에도 눈에 쏙쏙 들어왔다. 청소년들을 위한 시집이라 그런지 어렵지 않은 문장들로 마음을 어루어 만져주는, 딱 내 스타일의 시집이라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요즘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읽으면 참 좋겠다 싶다.
참 신기하게도 이 책 바로 전에 학교폭력과 관련된 책을 읽어서인지 삐쭉하고 예민했던 마음이 어느새 가라앉아 있었다. 평온해지는 마법을 걸어놓은 것처럼 거짓말처럼 시끄러웠던 머리가 조용해졌다. 아, 이래서 내가 종종 시집을 꺼냈던 거구나.. 생각해 본 적 없었던 부분을 새삼 깨닫는다. 나에게도 이렇듯 어떤 아이들에겐 질풍노도의 시기에 놓여있으면서도 코로나 상황에 더 많은 제약에 묶여 힘들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최적의 책이 아닐까? 더불어 아이들의 예민하고 삐쭉한 마음이 둥글어진다면 학교 폭력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