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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자! 통일소년단 ㅣ 단비어린이 문학
조소정 지음, 배민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1월
평점 :

하나의 나라임에도 남과 북으로 갈라져 살고 있는 우리.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남한과는 달리 북한의 폐쇠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은 국민들의 목숨을 건 탈출로 이어졌고, 우리는 이들을 탈북민이라고 부른다. 가족을 잃거나 떨어져 건너온 탈북민 중에는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도 있고, 현재 꽤 많은 탈북민들이 우리와 어울어져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탈북자인 엄마와 중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7년 동안 중국에서 거주하다가 엄마와 함께 한국으로 건너와 살게된 동기의 이야기다. 중국 공안에게 잡혀 갈까봐 중국에 살 당시 한국어를 쓰지 못했다는 부분이나 꽃제비(부모를 잃고 먹을 게 없어 누더기를 걸친채 사람들이 먹다 버린 찌꺼기를 주워 먹는 집 없는 아이들) 생활을 해봤다는 부분은 마음이 참 아팠다.
북한이 아닌 중국에서 태어났음에도 동기는 참 어렵게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건너온 듯하다. 한국으로 건너온지 4년이 되었음에도 어눌한 말투는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기에 좋았고,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있는듯 없는듯 조용한 학교생활을 하고 싶었던 동기였지만, 같은 이름의 친구가 전학을 오면서 큰 변화가 생기고 만다. 아이들을 괴롭히는데 일가견이 있는 경수라는 아이의 눈에 띄어버린 것이다. 경수에 의해 꽃제비 시절을 겪었던 일마저 놀림감이 되어버렸지만, 이를 알게된 담임 선생님에 의해 반 아이들 모두 꽃제비의 의미와 얽힌 사정을 배웠고 크게 혼이 났다. 남의 아픔의 공감해주진 못할망정 놀림감으로 여기는 일은 절대 벌어져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아이들은 크게 깨닫는다.
동기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친구들이 동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수월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결국 서로를 친구로 받아들인다. 동화 속 이야기일 뿐이었지만,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동기와 같은 일을 겪고 있을 터였다. 아니, 어쩌면 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목숨을 걸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건너온 땅에서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참 아팠다. 차별과 편견을 바꿔줄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전히 많은 북한주민들이 탈북을 시도하려 하고 있고, 북한은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이들을 막으려 한다. 간간히 들리는 소식을 보면 시대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변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악화만 되어가는 북한의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북한도 시대에 맞춘 변화의 바람 속에 자유로운 삶을 보장받고, 더이상 목숨을 잃을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 동기와 같은 아이들이 없기를, 그저 고향에서 밝고 건강하게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아이들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