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온 불량 손님 단비어린이 문학
한수언 지음 / 단비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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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별이는 베트남에서 온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의 아이다. 아빠는 외항상선 항해사인 아빠는 일년에 한두번 짧게 집에 머물기 때문에 세별이는 아빠와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이번 방학도 세별이는 여행계획을 세우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어김없이 심심한 방학을 보내게 생겼다. 게임기도 엄마에 의해 뺏기고, 키우고 싶은 강아지도 엄마의 반대에 부딪힌 세별이는 잔뜩 화가 나서 바닷가로 향했다. 최근들어 아빠와 엄마도 자주 다투며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다 단짝 친구 보라도 해외로 놀러가고 불편한 할머니와의 동거도 예정되어 있다보니 세별이의 마음은 심란하고 서럽기만 했다. 그때 큰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무언가를 발견한 세별. 그것은 조그마한 남자인어였다.

흔히 동화 속에서 묘사되던 인어가 아닌, 정말 못생기고 이상하게 생긴데다 나이가 들어보여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한 남자인어의 눈물을 본 세별이는 남자인어를 혼자 두지 못하고 몰래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된다. 그때부터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까탈스럽고 요구사항이 많은 인어로 인해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인어의 요구를 들어주던 세별이는 엄마와 할머니 몰래 인어를 케어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그러는 사이 불편한 할머니와의 사이는 인어 덕분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할머니는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표현을 잘 못하는 따뜻한 분이었고, 그걸 깨달은 세별이가 할머니에게 마음을 열면서 세별이의 가정엔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반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인어는 수척해져만 갔다. 교인족과 예어족, 두 종족에서 태어나 차별과 멸시 속에 자랐던 남자인어는 인어의 눈물로 만들어진 진주를 매일 먹어야 살 수 있었는데, 진주를 먹지 못한 날들이 이어지면서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세별이는 돌아가서 진주를 먹으라고 했지만, 남자인어는 좀더 세별이와 지내겠다며 버티기만 했다. 그러다 결국 남자인어가 쓰러지고야 만다. 같은 아픔을 지녔던 인어와 세별. 그래서 더 서로를 이해하며 친구가 될 수 있었고, 함께 여러 상황들을 겪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요즘의 동화책 속에선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듯하다. 아이들도 이런 부분을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다문화, 한부모, 재혼가정. 가정의 모습이 어떻든 아이들 모두 따뜻하고 행복하게 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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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이 뜨던 날 단비어린이 문학
유하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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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나는걸 간신히 참았는데, 연이은 이야기들을 모두 읽은 후 결국 펑펑 눈물을 흘렸다. 사고로 뜻하지 않게 무지개별 너머로 보내야 했던 반려견 '쪼꼬'가 너무 많이 생각난 탓이다. 문득 달력을 보니 저번달 12일로 쪼꼬를 보낸지 딱 6년이 지났다. 기일도 잊어먹고 지나버린 것이 서운했을까..? 최근 유난히 쪼꼬 생각이 많이 난다 했더니만.. 기일이어서 그랬나보다. 덕분에 유난히 감정이입이 되어서 간만에 동화책 읽다가 눈물을 쏟고 말았다.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도준이는 엄마의 재혼으로 생긴 새 가족과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키워왔던 반려묘 초코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새 가족을 받아들이고 적응을 하기도 전에 가족이었던 반려묘를 잃어버린 탓인지 도준이의 마음은 뾰족하기만 했다. 동생이 된 찬유가 자신의 엄마를 아무렇지 않게 엄마라 칭하는 것도 싫었고, 자신을 형이라 부르는 것도 싫었다. 무엇보다 새아빠와 찬유가 오지만 않았어도 초코를 잃어버릴 일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인지 초코가 생각날수록 더욱 미움의 감정이 커져갔다. 그렇게 일주일이 되었을 즈음, 가족이 된 기념으로 캠핑장에 다녀오던 날 길에서 어떤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합류하게 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할아버지에게서 초코가 보이는건 왜일까?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정우 역시 엄마의 재혼으로 새가족이 생겼다. 그런데 소중하게 키워왔던 십자매 한쌍으로 인해 새로 생긴 동생의 알러지가 발병하는 일이 생겼다. 심한 알러지 반응으로 인해 십자매 촛불이와 촛대를 작은 컨테이너로 만들어질 창고가 생길 때까지 밖에서 키우게 되었다. 하필 추운 날씨에 반려새들을 밖에 내놔야 하는 상황이 너무도 싫었지만, 동생의 알러지가 갈수록 심해져 입원까지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촛불이가 알을 낳기 시작했을 시기에 새찬 바람이 불며 눈까지 왔고, 다음날 정우가 새장 앞으로 달려갔을 때 촛불이와 촛대는 5개의 알을 품은채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전날 일찍 잠이 들어버린 자신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리던 정우는 알들을 살리기 위해 동네 새 박사 아저씨네로 달려갔다.

첫번째 이야기의 초코는 아마도 죽음에 임박한 자신의 모습을 주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떠났던게 아니었을까 짐작을 해본다. 한편으론 인사도 없이 떠난 자신을 찾는 도준이가 걱정되어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찾아왔던게 아니었을까? 이 생각을 하며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문득 어제 꾼 꿈이 생각이 나서였다. 쪼꼬가 찾아왔던게 아닌가 싶어서.. 반려동물의 주인에 대한 충성과 사랑은 죽어서도 이어지는 것 같다. 반려동물에게 마음을 쏟고 의지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갔고, 슬픔 속에서도 새 가족에게 손을 내미는 그 마음이 예뻤던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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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요?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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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겐 아이들의 생각만의 생각이 있고, 아이들만의 계획이 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의 사정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당장의 모습에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 입장에선 자신의 뜻은 그게 아니었지만, 그걸 알아봐주지 않는 어른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때때로 뜻밖의 반전이 있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야기 속 예후의 일처럼 말이다. 너무 더웠던 여름날, 예후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무심코 버린 아이스크림 비닐 때문에 문구사 아주머니에게 잡혀 혼이 난다. 아주머니는 평소 쓰레기를 버리는 아이들을 잡으려고 벼르던 참이었고, 예후가 딱 걸렸던 것이다. 이 일로 자신이 버리지 않은 쓰레기들까지 분리수거를 해야했던 예후는 그날 이후 몰래 담벼락에 소변을 보는 것으로 소심한 복수를 했다.

네번째 소변을 본 다음날, 방송실 호출을 받은 예후는 덜컥 겁이 났다. CCTV에 소변을 보는 모습이 찍혀 혼이나는게 아닐까 해서다. 지은 죄가 있으니 괜히 찔리는 예후였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예후는 분리수거를 한 일이 남들 모르게 한 선행이 되어 표창장을 받게 되었다. 원해서 분리수거를 했던게 아니었고, 그날 이후 오히려 소심한 복수를 감행해 왔던 예후는 표창장을 든 손이 부끄러웠다. 또 다른 아이 민지는 숙제를 해오지 않아 방과 후 교실에 남아 선생님의 감시 아래 숙제를 해야 했다. 그런데 선생님이 잠깐 잠시를 비운 사이 민지의 동생 민수가 찾아왔고, 두 아이는 몰래 시곗바늘을 돌려 시간을 바꿔놓는다. 시간을 착각한 선생님은 민지를 돌려보냈고, 선생님은 아이들을 보낸 후 속은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사실 민지에겐 속사정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해도 숙제를 하지 않고, 선생님을 속인 일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지를 괘씸하게만 생각했던 선생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일이기도 했다. 다음날 아이는 선생님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선생님은 아이를 통해 또 한번 마음공부를 했다. 아이에게도 배울게 많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아픔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온 몸으로 부딪히고 듣고 겪으며 세상 공부를 해나갔고,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서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서 우리 어른들의 모습이 보이진 않는지, 혼을 내기 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저마다 가지고 있을 이유에 어른의 잘못은 없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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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자! 통일소년단 단비어린이 문학
조소정 지음, 배민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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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나라임에도 남과 북으로 갈라져 살고 있는 우리.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남한과는 달리 북한의 폐쇠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은 국민들의 목숨을 건 탈출로 이어졌고, 우리는 이들을 탈북민이라고 부른다. 가족을 잃거나 떨어져 건너온 탈북민 중에는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도 있고, 현재 꽤 많은 탈북민들이 우리와 어울어져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탈북자인 엄마와 중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7년 동안 중국에서 거주하다가 엄마와 함께 한국으로 건너와 살게된 동기의 이야기다. 중국 공안에게 잡혀 갈까봐 중국에 살 당시 한국어를 쓰지 못했다는 부분이나 꽃제비(부모를 잃고 먹을 게 없어 누더기를 걸친채 사람들이 먹다 버린 찌꺼기를 주워 먹는 집 없는 아이들) 생활을 해봤다는 부분은 마음이 참 아팠다.

북한이 아닌 중국에서 태어났음에도 동기는 참 어렵게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건너온 듯하다. 한국으로 건너온지 4년이 되었음에도 어눌한 말투는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기에 좋았고,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있는듯 없는듯 조용한 학교생활을 하고 싶었던 동기였지만, 같은 이름의 친구가 전학을 오면서 큰 변화가 생기고 만다. 아이들을 괴롭히는데 일가견이 있는 경수라는 아이의 눈에 띄어버린 것이다. 경수에 의해 꽃제비 시절을 겪었던 일마저 놀림감이 되어버렸지만, 이를 알게된 담임 선생님에 의해 반 아이들 모두 꽃제비의 의미와 얽힌 사정을 배웠고 크게 혼이 났다. 남의 아픔의 공감해주진 못할망정 놀림감으로 여기는 일은 절대 벌어져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아이들은 크게 깨닫는다.

동기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친구들이 동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수월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결국 서로를 친구로 받아들인다. 동화 속 이야기일 뿐이었지만,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동기와 같은 일을 겪고 있을 터였다. 아니, 어쩌면 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목숨을 걸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건너온 땅에서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참 아팠다. 차별과 편견을 바꿔줄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전히 많은 북한주민들이 탈북을 시도하려 하고 있고, 북한은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이들을 막으려 한다. 간간히 들리는 소식을 보면 시대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변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악화만 되어가는 북한의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북한도 시대에 맞춘 변화의 바람 속에 자유로운 삶을 보장받고, 더이상 목숨을 잃을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 동기와 같은 아이들이 없기를, 그저 고향에서 밝고 건강하게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아이들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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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똥을 누는 고래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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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지고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던 동화였다. 또한 자연의 소중함과 생명에 대한 존중을 되새기게 해주었다. 그리고 버려지거나 쓸모없이 여겨지는 것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고 특별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싶을만큼 참 예쁜 동화다. 총 8개의 짧은 단편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세지는 명확했다. 첫번째 주인공은 표지 그림의 고래 가족이었다. 무분별한 포경으로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향유고래는 경랍(질 좋은 고래기름)과 용연향 때문에 인간의 표적이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향유고래의 똥은 1마리당 자동차 2~3대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향유고래의 수를 늘리도록 노력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아기 고래 향이는 아빠와 엄마에게 먹이를 사냥하는 방법, 어디가 위험하고 괜찮은지 등을 배우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인간들의 작살에 의해 아빠와 엄마가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눈앞에서 그 모습을 지켜봐야했던 향이. 홀로 남아 삶을 살아가야 하는 향이에게 갑작스러운 부모의 부재는 참 아프고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향이는 아빠와 엄마의 당부대로 용감하게 바다를 헤엄쳐 나갔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이 빚어낸 이러한 비극은 다행스럽게도 석유의 개발로 향유고래의 포경이 줄어들면서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일은 향유고래에게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동식물에게 지금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미 멸종되었거나 멸종 위기에 놓여 장차 우리 인간의 삶마저 위협받고 있는 지금, 미래를 위해서라도 수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은 몽실이. 몽실이는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아기 강아지였다. 엄마 말을 안듣고 놀러나갔다가 개울에 빠져 두 눈을 잃고 만.. 몽실이의 주인은 안타까워 했고, 엄마인 뭉치는 괜찮다고 다독이며 몽실이에게 세상을 알려주려 노력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뭉치는 몽실이에게 이제 혼자 살아가야 한다며 사라졌고, 몽실이는 홀로 남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세상에 던져진 몽실이. 엄마의 말을 떠올리며 하루하루 열심히 보이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배웠다. 이제 제법 괜찮아졌을즈음, 몽실이 앞에 다시 뭉치가 나타난다. 사실 뭉치는 어디 간 것이 아니라, 몽실이가 스스로 세상을 배울 수 있도록 항상 주변에서 보호하며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가슴 뭉클하고 너무 사랑스러웠던 이야기다. 장애를 가지게 된 아기 강아지를 포기하지 않은 엄마 뭉치의 단호하지만 따뜻한 교육이 마음을 울렸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역시 엄마는 위대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껴야 하는 이유, 매년 발생하는 인간을 향한 자연의 경고를 막기 위한 노력과 방법 등 이 책을 읽은 이들이라면 한번쯤 꼭 생각해보고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실천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당장 현실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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