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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똥을 누는 고래 ㅣ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1월
평점 :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지고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던 동화였다. 또한 자연의 소중함과 생명에 대한 존중을 되새기게 해주었다. 그리고 버려지거나 쓸모없이 여겨지는 것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고 특별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싶을만큼 참 예쁜 동화다. 총 8개의 짧은 단편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세지는 명확했다. 첫번째 주인공은 표지 그림의 고래 가족이었다. 무분별한 포경으로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향유고래는 경랍(질 좋은 고래기름)과 용연향 때문에 인간의 표적이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향유고래의 똥은 1마리당 자동차 2~3대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향유고래의 수를 늘리도록 노력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아기 고래 향이는 아빠와 엄마에게 먹이를 사냥하는 방법, 어디가 위험하고 괜찮은지 등을 배우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인간들의 작살에 의해 아빠와 엄마가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눈앞에서 그 모습을 지켜봐야했던 향이. 홀로 남아 삶을 살아가야 하는 향이에게 갑작스러운 부모의 부재는 참 아프고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향이는 아빠와 엄마의 당부대로 용감하게 바다를 헤엄쳐 나갔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이 빚어낸 이러한 비극은 다행스럽게도 석유의 개발로 향유고래의 포경이 줄어들면서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일은 향유고래에게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동식물에게 지금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미 멸종되었거나 멸종 위기에 놓여 장차 우리 인간의 삶마저 위협받고 있는 지금, 미래를 위해서라도 수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은 몽실이. 몽실이는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아기 강아지였다. 엄마 말을 안듣고 놀러나갔다가 개울에 빠져 두 눈을 잃고 만.. 몽실이의 주인은 안타까워 했고, 엄마인 뭉치는 괜찮다고 다독이며 몽실이에게 세상을 알려주려 노력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뭉치는 몽실이에게 이제 혼자 살아가야 한다며 사라졌고, 몽실이는 홀로 남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세상에 던져진 몽실이. 엄마의 말을 떠올리며 하루하루 열심히 보이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배웠다. 이제 제법 괜찮아졌을즈음, 몽실이 앞에 다시 뭉치가 나타난다. 사실 뭉치는 어디 간 것이 아니라, 몽실이가 스스로 세상을 배울 수 있도록 항상 주변에서 보호하며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가슴 뭉클하고 너무 사랑스러웠던 이야기다. 장애를 가지게 된 아기 강아지를 포기하지 않은 엄마 뭉치의 단호하지만 따뜻한 교육이 마음을 울렸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역시 엄마는 위대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껴야 하는 이유, 매년 발생하는 인간을 향한 자연의 경고를 막기 위한 노력과 방법 등 이 책을 읽은 이들이라면 한번쯤 꼭 생각해보고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실천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당장 현실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