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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이 뜨던 날 ㅣ 단비어린이 문학
유하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월
평점 :

첫번째 이야기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나는걸 간신히 참았는데, 연이은 이야기들을 모두 읽은 후 결국 펑펑 눈물을 흘렸다. 사고로 뜻하지 않게 무지개별 너머로 보내야 했던 반려견 '쪼꼬'가 너무 많이 생각난 탓이다. 문득 달력을 보니 저번달 12일로 쪼꼬를 보낸지 딱 6년이 지났다. 기일도 잊어먹고 지나버린 것이 서운했을까..? 최근 유난히 쪼꼬 생각이 많이 난다 했더니만.. 기일이어서 그랬나보다. 덕분에 유난히 감정이입이 되어서 간만에 동화책 읽다가 눈물을 쏟고 말았다.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도준이는 엄마의 재혼으로 생긴 새 가족과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키워왔던 반려묘 초코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새 가족을 받아들이고 적응을 하기도 전에 가족이었던 반려묘를 잃어버린 탓인지 도준이의 마음은 뾰족하기만 했다. 동생이 된 찬유가 자신의 엄마를 아무렇지 않게 엄마라 칭하는 것도 싫었고, 자신을 형이라 부르는 것도 싫었다. 무엇보다 새아빠와 찬유가 오지만 않았어도 초코를 잃어버릴 일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인지 초코가 생각날수록 더욱 미움의 감정이 커져갔다. 그렇게 일주일이 되었을 즈음, 가족이 된 기념으로 캠핑장에 다녀오던 날 길에서 어떤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합류하게 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할아버지에게서 초코가 보이는건 왜일까?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정우 역시 엄마의 재혼으로 새가족이 생겼다. 그런데 소중하게 키워왔던 십자매 한쌍으로 인해 새로 생긴 동생의 알러지가 발병하는 일이 생겼다. 심한 알러지 반응으로 인해 십자매 촛불이와 촛대를 작은 컨테이너로 만들어질 창고가 생길 때까지 밖에서 키우게 되었다. 하필 추운 날씨에 반려새들을 밖에 내놔야 하는 상황이 너무도 싫었지만, 동생의 알러지가 갈수록 심해져 입원까지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촛불이가 알을 낳기 시작했을 시기에 새찬 바람이 불며 눈까지 왔고, 다음날 정우가 새장 앞으로 달려갔을 때 촛불이와 촛대는 5개의 알을 품은채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전날 일찍 잠이 들어버린 자신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리던 정우는 알들을 살리기 위해 동네 새 박사 아저씨네로 달려갔다.
첫번째 이야기의 초코는 아마도 죽음에 임박한 자신의 모습을 주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떠났던게 아니었을까 짐작을 해본다. 한편으론 인사도 없이 떠난 자신을 찾는 도준이가 걱정되어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찾아왔던게 아니었을까? 이 생각을 하며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문득 어제 꾼 꿈이 생각이 나서였다. 쪼꼬가 찾아왔던게 아닌가 싶어서.. 반려동물의 주인에 대한 충성과 사랑은 죽어서도 이어지는 것 같다. 반려동물에게 마음을 쏟고 의지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갔고, 슬픔 속에서도 새 가족에게 손을 내미는 그 마음이 예뻤던 이야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