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 - 존재에 대한 명상
루퍼트 스파이라 지음, 김주환 옮김 / 퍼블리온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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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려주기보다,

내가 늘 당연하게 여기며 지나쳤던 것을 다시 보게 만들어 준다.

루퍼트 스파이라의 『I Am 아이엠』은 내게 그런 책이었다.

바쁘게 살다 보면 우리는 하루 종일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며 살아간다.

기분도 바뀌고, 생각도 바뀌고, 관계도 바뀌고, 하루 안에서도 마음은 몇 번씩 흔들린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나는 나다’라고 느낀다.

생각과 감정은 계속 바뀌는데, 그 모든 변화를 겪는 ‘나’는 왜 늘 같은 존재처럼 느껴질까?

이 질문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특히 루퍼트 스파이라의 철학이 궁금했지만 조금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에게 더 그렇다.

나 역시 『사물의 투명성』을 읽을 때는 솔직히 꽤 어렵다고 느꼈다.

의식과 세계가 하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머리로는 따라가려 해도 쉽게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I Am 아이엠』을 읽으면서는 그 어려웠던 내용이 조금은 감이 잡히는 느낌이 있었다.

설명으로는 멀게 느껴졌던 말들이 시의 언어를 통해 더 가까이 들어오는 느낌이랄까.

이 책은 일반적인 명상책과는 조금 다르다. 무엇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나는 누구인가’를 아주 조용하게 다시 묻게 만드는 책이다.

역자 서문에 따르면 이 책은 루퍼트 스파이라가 30년 가까이 다듬어온 하나의 긴 시를 담고 있고,

여기에 철학적인 해설과 후기가 함께 실려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시집 같기도 하고, 명상문 같기도 하고, 철학 에세이 같기도 하다.

처음엔 이런 형식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읽다 보면 오히려 이 형식이야말로 이 책이 말하려는 내용을 가장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말하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느껴졌다.

피곤함은 왔다가 사라지고, 기쁨도 왔다가 사라지고, 슬픔도 왔다가 사라진다.

‘나는 다섯 살이야’라고 말하던 시절도 지나가고,

‘나는 학생이야’, ‘나는 어른이야’, ‘나는 외로워’, ‘나는 사랑에 빠졌어’ 같은 상태도 계속 달라진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것이 바뀌는 동안에도 늘 남아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나는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느낌이다. 스파이라는 그 자리를 ‘아이엠 I am’이라고 말한다.

이 말을 아주 쉽게 바꾸면 이렇다. 내 생각은 바뀌고, 내 감정도 바뀌고, 내 상황도 바뀐다.

하지만 그 모든 변화를 겪고 있는 존재 자체는 늘 여기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변하는 것들에 더 눈길을 준다. 기분이 어떤지, 지금 어떤 관계 안에 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더 집중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모든 변화보다 먼저, 그 변화를 겪고 있는 ‘나’에게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저자 서문에서 특히 이해가 쉬웠던 것은 스크린 비유였다. 영화에서는 장면이 계속 바뀐다.

한 장면이 지나가고 다른 장면이 나오고, 인물도 바뀌고 분위기도 바뀐다.

그런데 그 모든 장면이 나타났다 사라질 수 있는 이유는 스크린이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은 영화 속 장면들처럼 눈에 띄게 움직이지 않지만, 모든 장면이 나타나는 자리를 내어준다.

저자는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생각, 감정, 감각, 관계, 행동은 계속 바뀌지만, 그 모든 경험이 지나가는 자리로서의 ‘나’는 늘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 설명이 좋았던 이유는 우리가 왜 계속 같은 사람이라고 느끼는지를 꽤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고,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는 더 많이 다르다.

생각도 달라졌고, 감정도 달라졌고, 삶의 조건도 달라졌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나라고 느낀다.

이 책은 그 이유를, 변하는 경험들 뒤에 변하지 않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말이 추상적으로만 들리지 않았던 것은, 실제로 우리 모두가 이미 그런 느낌을 어렴풋하게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평소 자신을 감정과 너무 쉽게 연결해서 생각한다.

“나는 우울해”, “나는 외로워”, “나는 기뻐”, “나는 실패한 것 같아” 같은 말을 자주 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문장에서 ‘우울해’, ‘외로워’, ‘기뻐’보다 그 앞에 붙어 있는 “나는”에 더 주목한다.

우울한 감정은 바뀔 수 있고, 외로움도 계속 이어지지 않으며, 기쁨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런 감정들이 바뀌는 동안에도 계속 남아 있는 ‘나’는 무엇일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내가 지금까지 ‘나’라고 믿어온 것들 중 많은 부분이 사실은 잠시 스쳐가는 상태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내 기분, 내 역할, 내 상황이 나의 전부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루퍼트 스파이라의 다른 저서인 『사물의 투명성』과 『알아차림에 대한 알아차림』에서 다뤘던 내용을 시의 언어로 압축해 담아낸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설명을 길게 따라가는 느낌보다는 짧은 문장 하나가 마음속에 오래 남는 느낌이 더 크다.

“나는 앎이며, 이 앎과 함께 모든 것이 알려진다”, “나는 현존이며, 이 현존 안에서 모든 것이 나타난다”, “나는 실체이며, 이 실체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진다” 같은 문장들은 처음 보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쉽게 풀면 이런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내가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런 모든 경험이 나타날 수 있는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이미 내 안에 있다.

설명으로만 들을 때는 멀게 느껴지던 말들이 이 책에서는 시의 형식 안에서 반복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천천히 스며든다.

이 책이 말하는 명상도 그래서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보통 명상이라고 하면 마음을 비워야 한다거나, 특별한 평온을 얻어야 한다거나,

더 높은 단계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스파이라는 그런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명상은 무언가를 새로 얻는 일이 아니라, 이미 늘 여기 있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에 가깝다.

다시 말해 명상은 특별한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이미 있는 나의 존재를 놓치지 않는 일이라는 뜻이다. 명상이 꼭 대단한 체험이나 특별한 경지에 도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전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 특히 아름답게 느껴졌던 부분은 ‘존재의 통일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조금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쉽게 말하면,

내 안에 있는 가장 깊은 존재와 세상의 근본이 완전히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이 생각을 여러 종교와 철학의 표현으로 연결해 설명한다.

기독교에서는 “나와 나의 아버지는 하나다”라고 말하고,

불교에서는 “열반과 윤회는 하나다”라고 하며,

힌두교에서는 “아트만과 브라흐만은 동일하다”고 말한다.

표현은 다르지만 결국 모두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이 부분도 저자 서문을 읽으면서 조금은 감이 잡혔다.

스파이라는 우리 각자의 존재가 따로 떨어진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그저 존재 자체라고 말한다.

우리 자신과의 관계에서는 그것을 ‘나’라고 부르고,

우주와의 관계에서는 그것을 ‘신’이라고 부를 뿐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겉으로는 내가 세상과 떨어진 작은 존재처럼 보여도,

더 깊은 차원에서는 세상과 완전히 끊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파도와 바다의 비유가 이 부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파도는 각각 따로 보이지만 사실 모두 바다다.

사람도 겉으로는 서로 다른 존재처럼 보이지만, 깊은 곳에서는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뜻이다.

『사물의 투명성』에서는 이 부분이 조금 더 추상적으로 느껴졌는데,

『I Am 아이엠』에서는 설명이 더 짧고 응축되어 있어서 오히려 핵심이 더 선명하게 들어왔다.

이 생각은 사랑에 대한 문장으로 이어질 때 조금 더 쉽게 다가왔다.

이 책은 내 안의 존재와 타인의 존재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관계 속에서 드러날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랑으로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이 말도 쉽게 풀면, 사랑은 완전히 남이었던 두 사람이 갑자기 이어지는 일이 아니라,

원래 깊은 곳에서 연결되어 있던 존재가 그 사실을 알아보는 경험에 가깝다.

그래서 사랑은 누군가를 가지는 일이 아니라, 나와 너 사이의 거리가 잠시 가까워지는 순간에 더 가깝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거나 좋은 음악을 들을 때면,

우리는 가끔 나 자신을 잊고 그 순간에 푹 들어가게 된다.

그때는 내가 대상을 보고 있다는 느낌보다, 그 장면이나 음악 속에 함께 머물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그런 순간을 통해 나와 세상이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잠시 느끼게 한다.

그래서 사랑과 아름다움은 나와 세상 사이의 거리가 잠시 가까워지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스파이라의 문장이 특별한 이유는 이런 이야기를 딱딱하게 설명하지 않고

시처럼, 때로는 역설처럼 말하기 때문이다.

“나는 말하지만 침묵한다”,

“나는 알지만 알려지지 못한다”,

“나는 존재하지만 실존하지 않는다”

같은 문장들은 처음엔 난해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자꾸 읽다 보면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어떤 것을 계속 가리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나’는 눈앞에 놓고 볼 수 있는 물건처럼 붙잡아서 설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이 자기 자신을 직접 볼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가장 깊은 본질도 하나의 대상으로 붙잡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역자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시적인 느낌과 철학적인 뜻을 함께 살리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영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이 함께 실린 구성은 꽤 반갑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빨리 읽기보다, 어떤 날은 한두 문장만 읽고 오래 생각해보는 방식이 더 잘 맞는다.

“나는 나 자신을 표현할 단어가 없지만 모든 단어가 오로지 나만을 표현한다”,

“행복을 바라는 당신의 욕망은 당신의 가슴 안에서 나의 은총이 당기는 것이다”

같은 문장들은 해석보다 먼저 울림으로 다가온다.

특히 행복을 바라는 마음조차 내 안의 더 깊은 존재가 나를 부르고 있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대목은 오래 곱씹게 된다.

『I Am 아이엠』은 단번에 이해하고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끝까지 어렵기만 한 책도 아니다.

오히려 본문은 생각보다 짧고 단순하며, 같은 방향을 여러 방식으로 반복해서 가리킨다.

그래서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아주 조금, 정말 조금이라도 감이 잡히는 순간이 온다.

나 역시 『사물의 투명성』을 읽을 때는 너무 멀게 느껴졌던 내용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가까워졌다.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그가 왜 계속 ‘아이엠’을 말하는지는 예전보다 훨씬 또렷하게 느껴졌다.

생각과 감정은 계속 바뀌고, 삶의 조건도 관계도 끊임없이 달라진다.

그런데 그 모든 변화를 조용히 지켜보는 존재는 늘 이미 여기에 있었다.

『I Am 아이엠』은 바로 그 사실을 시의 언어로 보여주는 책이다.

무언가를 더 얻어야만 완전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존재 자체로 충분한 존재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명상이란 나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일이 아니라 원래 늘 여기에 있었던 나를 더 이상 놓치지 않는 일임을 알게 해주었다. 이 책은 그 단순하지만 자주 잊고 사는 사실을 다시 깊게 바라보게 만든다.

ㅡ

'퍼블리온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그의 시는 독자가 자신의 본질적 현존으로 되돌아가 쉴 수 있는 형태 없는 그릇이다. 잘 빚어진 그릇이 내용물을 드러내주듯이, 잘 빚어진 이 시는 우리의 본질적 현존을 드러내준다. 훌륭한 도예가는 그릇을 만들지 않는다. 빈 공간을 만든다. 스파이라의 시 역시 그러하다. 각 시구는 어떤 대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텅 비어 있음으로 충만한 그 공간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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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의 마음 트래킹 - 모순덩어리 한국인을 이해하는 심리 열쇠
김경일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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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강하게 느껴졌던 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피로가 단순히 일이 많아서 생기는 피곤함만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늘 바쁘고 지쳐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쉽게 쌓이는 억울함,

금방 날이 서는 마음, 이유를 다 설명하지 못한 채 반복되는 예민함에 더 가까운 것 같았다.

『김경일의 마음 트래킹』은 바로 그 막연한 상태를 성격 문제로 넘기지 않고,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 구조 안에서 읽어내는 책이다.

책은 한국 사회를 ‘고각성 사회’라고 설명한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뒤처질 것 같고,

늘 무언가를 놓치지 않으려 긴장한 채 살아가는 사회라는 뜻이다.

이 표현이 인상 깊었던 건, 너무 익숙한 일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휴가 중에도 일 생각을 하고, 잠을 줄이면서까지 해야 할 일을 붙잡고,

그렇게 지쳐 있으면서도 정작 밤에는 짧은 자극을 끊지 못하는 삶 말이다.

책은 이런 모습을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몰아가지 않고,

사회 전체가 오랫동안 긴장 상태를 기본값처럼 끌고 온 결과로 본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남는 건 ‘만성 울분’에 대한 이야기다.

김경일 교수는 울분을 단순한 화가 아니라 억울함과 분함이 오래 해소되지 못한 채 굳어진 감정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PTSD와 PTED를 구분하는 시선도 인상적이다.

공포와 불안이 중심이 되는 PTSD와 달리, PTED는 부당함과 원망, 억울함, 분노가 중심이 되는 정서다.

이 대목을 읽다 보면 왜 우리는 무섭다고 말하기보다 억울하다고 말하는 데 더 익숙한지,

왜 작은 갈등도 쉽게 깊은 분노로 번지는지 조금 이해하게 된다.

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더 약한 사람이 더 크게 처벌받고,

정당하게 행동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 보는 사회에서는 울분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설득력 있다.

이 책은 결국 감정을 키우는 건 개인의 예민함만이 아니라,

공정해야 할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무너지는 신뢰라고 말하는 듯하다.

충동성에 대한 장도 꽤 현실적이다.

사람들은 왜 충동적인 사람에게 끌릴까?

왜 막말을 솔직함으로 착각하고 빠른 결정을 능력으로 오해할까?

책은 충동성을 하나의 성격이 아니라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특히 비계획적 충동성을 지닌 사람들이 왜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소비되는지를 짚는다.

동시에 그런 충동성이 혐오와 결합할 때 얼마나 위험해지는지도 보여준다.

혐오는 가장 빠르고 값싸게 동원할 수 있는 감정 자원이고,

충동적인 권력자는 그것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고 집단을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충동적인 사람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런 인물에게 쉽게 끌리는 대중의 심리까지 함께 돌아보게 만든다.

좋았던 건 이 책이 감정을 무조건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울분도, 분노도, 불안도 모두 살아 있다는 신호라고 본다.

다만 그 감정이 곧바로 판단을 대신하게 두지 말라고 말한다.

억울하다는 감정이 곧 “세상은 끝났다”는 결론으로 넘어가는 순간,

사람은 감정 자체보다 그 감정이 만든 해석에 휘둘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감정을 없애는 법보다,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묻는 책처럼 느껴진다.

또 이 책은 이 외에도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을 촘촘하게 다룬다.

자극과 보상에 길들여진 ‘도파민국’, 쉬고 있지만 쉬지 못하는 ‘쉬었음’ 청년, 잠을 줄이는 것을 성실함처럼 여기는 수면 경시,

타인의 시선에 과도하게 붙들린 외모 강박, 전화와 대면을 꺼리는 대면 기피,

스스로를 정의하지 못하는 정체성 빈곤, 진실보다 그럴듯함이 먼저 소비되는 불싯의 시대,

그리고 익숙해서 더 쉽게 놓치는 이분법의 함정까지 다룬다.

그래서 『김경일의 마음 트래킹』은 한두 가지 감정만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쉽게 예민해지고, 지치고, 흔들리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추적해보는 책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ㅡ

'21세기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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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울분을 이루는 핵심 구성 요소 두 가지가 있다. 억울함과 분함이다. 이 두 감정이 결합하면 상황에 따라 강한 분노로 표출될 수 있다. 다만 두 감정의 결이 서로 다름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은 비슷해 보인다. 그 결과 분노와 억울함, 울분은 서로 다른 원인에서 파생된 감정임에도 자주 혼동된다. 과거 나라를 잃고 국민이 느낀 울분과 오늘날의 극단적 분노 표출이 ’울분‘이라는 단어로 묶여 혼용,오용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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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 - 좋아하는 것을 비즈니스로 바꾸는 브랜딩 전략
채주석(그로스존) 지음 / 유엑스리뷰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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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 대한 책은 많지만, 막상 읽고 나면 머릿속에 남는 건 비슷비슷한 이야기들뿐인 경우가 많다.

차별화하라, 팬을 만들어라, 스토리를 가져라. 맞는 말이지만 늘 조금 뜬구름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는 그 익숙한 말을 훨씬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이 책이 계속 붙잡고 있는 질문은 단순하다.

잠깐 반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아도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다.

그리고 그 답을 평범한 사람이 만든 작은 브랜드들의 구체적인 사례에서 찾는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처음부터 대기업이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성공 공식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큰 자본과 인력이 아니라, 누구나 시도할 수 있을 법한 아이템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브랜드들에 집중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저건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거리감이 덜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해온 경험과 취향, 관심사, 실패까지도 브랜드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더 크게 다가왔다. 저자가 자신의 중구난방 같았던 커리어를 돌아보며 결국 그것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고 싶었다고 말하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브랜드는 완벽한 이력 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경험을 하나의 방향으로 묶는 태도에서 시작될 수 있다.

책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핵심은 두 가지다. 사람을 사로잡는 서사, 그리고 대중과 연결되는 힘.

이 둘을 막연하게 말하지 않고 실제 브랜드 사례로 보여주는 방식이 설득력 있다.

예를 들어 발라 사례는 정말 흥미로웠다. 기능만 보면 특별할 것 없던 운동용 모래주머니를, 투박한 운동기구가 아니라 감각적인 피트니스 아이템으로 바꿔낸 이야기다. 운동기구는 왜 꼭 무채색이어야 하지, 왜 꼭 기능만 보여야 하지, 이 단순한 질문이 하나의 시장을 새로 만든 셈이다.

발라는 ‘운동 도구’를 판 것이 아니라 운동하고 싶어지는 기분, 일상 속에서 더 스타일리시하게 건강을 챙기는 라이프스타일을 팔았다. 그래서 스포츠 매장이 아니라 백화점과 편집숍에 들어가고, 예쁜 모래주머니에서 시작해 더 넓은 제품군과 콘텐츠로 확장해 간다.

기능 차이가 크지 않은 시장에서 결국 소비자를 움직이는 것은 스펙보다 감각과 경험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기억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옴솜 사례는 또 다른 방향에서 오래 남는다. 미국 시장에서 아시아 음식이 순화되고 희석된 채 소비되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가진 베트남계 미국인 자매가 만든 브랜드라는 점부터 강한 출발점을 가진다.

이 브랜드의 매력은 ‘현지화’라는 이름으로 정체성을 흐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대신 조리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고, 맛과 문화적 맥락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그러니까 옴솜은 편의를 위해 본질을 버린 것이 아니라, 본질을 지키기 위해 전달 방식을 바꾼 셈이다.

출시 전부터 창업자의 배경, 브랜드 미션, 개발 과정을 꾸준히 공유하며 팬을 먼저 만든 뒤 제품을 내놓았다는 점도 인상 깊다. 많은 사람이 제품 출시를 시작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출시 이전에 얼마나 단단한 정체성을 쌓았는지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보여준다.

잘 만든 제품을 넘어, 왜 이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지를 먼저 납득시킨 브랜드의 힘이 보였다.

닥터 스콰치 챕터는 강한 브랜드 사례 중 하나였다.

피부 문제로 고생하던 창업자가 자신에게 맞는 비누를 찾지 못해 직접 만들었다는 출발점은 단순하지만 강하다. 특히 이미 천연 비누 시장이 있었음에도 닥터 스콰치가 ‘라벤더 향은 싫은 남성들’을 겨냥했다는 대목이 흥미롭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제품이 아니라, 분명한 취향과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을 정확히 겨냥한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거칠고 유머러스한 광고, 선을 넘는 듯하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톤앤매너, 그리고 구독 모델까지 더해지면서 브랜드는 점점 더 자기 색을 강하게 만든다.

“당신은 접시가 아니라 남자다You’re not a dish, you’re a man”같은 문구가 단지 웃긴 카피로 끝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브랜드는 광고를 통해 제품 정보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자기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까지 함께 규정한다. 그래서 광고가 곧 커뮤니티의 언어가 된다. 사양 산업처럼 보이는 고체비누를 이렇게까지 살아 있는 브랜드로 만든 건 결국 명확한 타깃과 일관된 태도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를 지나치게 낭만화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자는 하나의 브랜드를 분석하는 데 평균 30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말한다.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지 않은 스몰 브랜드의 특성상 공식 홈페이지, SNS, 인터뷰, 기사, 댓글까지 뒤져가며 퍼즐을 맞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다루는 사례들은 가볍게 소비되지 않는다.

예쁜 성공담이 아니라, 왜 이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에 남았는지를 차근차근 뜯어보는 느낌이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은, 결국 브랜드는 제품을 만들어 놓고 홍보를 덧붙이는 일이 아니라, 처음부터 어떤 세계를 만들고 싶은지 분명히 정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는 창업 실용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만의 일을 오래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더 깊게 와닿는 책이다. 취향이 왜 경쟁력이 되는지, 서사가 왜 전환율을 높이는지, 팬이 왜 매출보다 강한 자산인지, 그 흐름을 사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읽고 나면 ‘브랜드를 만든다’는 말이 조금 다르게 들린다. 거창한 로고나 멋진 슬로건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내가 잘 알고 오래 붙들 수 있는 무언가를 세상과 연결하는 방식에 가깝다.

이 책은 그 연결의 구조를 꽤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더 현실적이다. 작게 시작해도 괜찮고, 당장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남들이 다 하는 방식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이야기를 어떻게 오래 사랑받을 형태로 바꿔내는 것인가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 앞에서 꽤 든든한 출발점이 되어준다.


ㅡ

'유엑스리뷰어 12기’ 활동을 통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성공하는 스몰 브랜드에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 하나는 사람들을 사로잡는 서사이고, 다른 하나는 대중과 연결되는 힘이다. 상품도 다르고 타깃과 소구 방식도 제각각이지만,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만큼 흔한 아이템으로 성과를 만들어 낸 브랜드들은 모두 이 두 가지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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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혼주례를 했습니다 - 가정법원 부장판사의 이혼법정 이야기
정현숙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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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주제로 한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직 결혼을 해보지 않은 나에게 이 책이 얼마나 와닿을까, 솔직히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펼쳤다.

결혼도, 이혼도 아직은 내 삶에서 조금 멀리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이 책은 자극적인 사연으로 시선을 끄는 책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관계가 끝나는 순간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그 안에 있었을 시간과 감정들을 조용히 오래 바라봐 주는 책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오히려 결혼 경험이 없는 나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이혼 이야기라기보다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요즘은 뉴스만 봐도 이혼 이야기가 참 낯설지 않다.

누가 외도로 갈라섰다,

양육비를 못 받아서 혼자 버틴다,

오래 같이 산 부부도 결국 남이 된다.

예전에는 남의 일처럼 보이던 사연들이

이제는 그냥 어디서든 있을 수 있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래서 이 책이 더 현실적으로 읽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가정법원 판사가 실제로 만난 부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읽으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은 사람 일은 정말 겉만 보고는 모른다는 거였다.

특히 많이 남았던 건

아픈 아내 곁을 지키다가 결국 이혼소장을 낼 수밖에 없었던 남편 이야기였다.

겉으로만 보면 너무 냉정해 보일 수도 있다.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이혼을 하냐고 쉽게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그 선택이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버텨야 해서, 살아야 해서, 아이들을 키워야 해서 내린 결정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대목을 읽는데 마음이 참 복잡했다.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말이 너무 뻔한데,

그래도 그런 뻔한 말을 다시 믿게 됐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이혼이 부부 둘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계속 보여준다.

어른들은 헤어지는 과정에서도 서로에게 했던 말과 받은 상처를 기억하겠지만,

아이들은 그걸 자기 탓으로 안고 자랄 수도 있다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엄마 아빠가 왜 헤어졌는지 정확히 모르면서도 혹시 내가 더 잘했으면 달라졌을까 생각하는 아이들.

그 마음을 생각하면 이혼은 서류 한 장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게 너무 분명해진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이혼 자체보다 이혼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지는 건 끝일 수 있어도, 아이를 책임지는 일, 상처를 수습하는 일,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일은 그 뒤부터 시작되는 거니까.

좋았던 건 이 책이 이혼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억지로 붙잡고 있는 관계가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혼은 늦었지만 필요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태도가 좋았다.

괜히 착한 척 위로하지 않고, 그렇다고 차갑게 잘라 말하지도 않는다.

판사라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정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읽고 나서 제일 오래 남은 건 결혼과 이혼에 대한 생각보다도 사람을 바라보는 태도였다.

우리는 늘 결과만 보고 말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 결과까지 가는 동안 남들이 모르는 사정이 너무 많다.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속은 다 무너진 사람이 있고, 끝난 줄 알았는데 겨우 살아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이혼을 다룬 책이지만,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

상처받고, 버티고, 무너지다가도 어떻게든 내일을 살아보려는 사람들 이야기.

오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화려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누군가의 선택을 쉽게 말하지 않는 일, 어쩌면 그게 사람한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일지도 모르겠다.


ㅡ

'푸른향기 서포터즈 13기‘ 활동을 통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이혼소장을 볼 때마다 늘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결혼할 때는 한쪽 눈을 감아버리고 제대로 보지 않은 채 괜찮아질 거라고 안이하게,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고까지 느껴질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하며 결혼을 진행하고, 결혼하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두 눈을 부릅뜨고 상대방의 모든 단점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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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로 한 달에 100만 원 벌기 - - 글쓰기부터 책 출간하고 돈 벌기까지 노하우 A to Z
김필영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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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로 돈 벌기’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블로그, 브런치, 전자책, 인스타까지… 글 하나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이 책은 꽤 직설적으로 묻는다.

“정말 글로 한 달에 100만 원을 벌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다만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쓰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열정’보다 ‘시스템’을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작가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퇴근 후 1시간, 혹은 아이 낮잠 시간처럼 ‘무조건 지킬 수 있는 시간’을 먼저 확보하는 것.

그리고 그 시간에는 스마트폰, 인터넷 같은 외부 방해 요소를 끊고 단 한 줄이라도 쓰는 것.

완벽한 글이 아니라 ‘끊기지 않는 글쓰기 흐름’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읽으면서 계속 고개를 끄덕이게 됐던 문장이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일단 뭐라도 써라.”

막상 쓰려고 하면 아무 생각도 안 나지만, 한두 줄 적다 보면 문장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이건 정말 공감됐다. 나 역시 ‘잘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시작조차 못 했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건, 기다리지 말고 쓰면서 만들어가라는 이야기다.

책을 읽다 보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민들이 계속 등장한다.

예를 들어, 생계를 유지하면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죄책감,

글로 돈을 벌지 못하면 당당해질 수 없다는 마음,

그리고 ‘내가 과연 글을 써도 되는 사람인가’라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까지.

책 속의 한 사례에서는 17년째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글을 좋아하고 꾸준히 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돈이 될까?”라는 현실적인 벽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부분이 유독 현실적으로 와닿았던 이유는

글쓰기라는 게 결국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방법이 아니라,

먼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한 이유를 스스로 정리하라고 말한다.

글을 계속 쓰게 만드는 건 재능이 아니라 내가 왜 이걸 하는지에 대한 납득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인

‘사람 이야기’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글을 솔직하게 쓰고 싶지만 혹시 누군가 상처받거나 오해할까 봐 결국 글을 멈추게 되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 지점에 대해 꽤 현실적인 답을 준다.

에세이는 반드시 사실 그대로를 적는 글이 아니라 내가 느낀 해석과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꼭 타인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면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쓰는 것도 방법이고,

그게 어렵다면 차라리 ‘내 이야기’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관심 있는 것,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

그런 것들이 오히려 더 솔직하고 오래 갈 수 있는 글이 된다는 점이 와닿았다.

중간에 이런 조언도 나온다.

어떤 글은 굳이 세상에 내놓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감정이 올라온 상태에서 쓴 글이라면 일단 끝까지 써보고,

그 글을 공개할지 말지는 나중에 결정해도 된다는 이야기다.

글쓰기가 꼭 ‘결과’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정리와 치유’의 과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출간, 강의, 커뮤니티 운영, 블로그·인스타·브런치 활용까지.

글을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수익으로 연결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막연했던 ‘글로 돈 버는 구조’가 조금씩 선명해지는 느낌이다.

또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글쓰기 근육’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계속 보고, 계속 듣고, 계속 쓰는 것.

주변의 말과 이야기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재료로 쌓아두는 습관이다.

그리고 그 메모들이 언젠가는 하나의 글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가장 위로가 되었던 부분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보며 위축될 필요 없다는 이야기였다.

글쓰기는 하나의 배에 올라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경쟁이 아니라,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각자의 돛단배’ 같은 것이라는 표현이 특히 인상 깊었다.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 없이 내 속도대로, 내 방식대로 쓰면 된다는 그 말이 괜히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줬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실제로 부딪히는 현실적인 고민들을 하나씩 꺼내놓고

그에 대한 방향을 차분하게 짚어준다는 점이었다.

먹고사는 일 앞에서 글쓰기가 자꾸 밀려나는 사람,

내 이야기를 써도 되는지 망설이는 사람,

주변 사람 이야기를 어디까지 써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잘 쓴 글을 볼 때마다 괜히 작아지는 사람까지.

이 책은 그런 여러 마음들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하나씩 받아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아, 이래서 이 글이 책으로 나와야 했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단순히 글쓰기 기술을 설명하는 책이었다면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의 망설임, 주저함, 생활의 무게까지 함께 들여다보면서도

결국 다시 쓰는 쪽으로 마음을 돌려세운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건 단순하다. 글쓰기는 재능의 영역이라기보다 습관과 구조의 영역이라는 것!

그리고 그 구조를 만들면 누구나 ‘수익’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은데 막막했던 사람,

혹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현실적인 수익까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꽤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건 하나다.

오늘 한 줄이라도 쓰는 것!

ㅡ

'푸른향기 서포터즈 13기‘ 활동을 통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그럼 다시 C군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C군이 썼던 A 이야기도 어떨까요? C군의 판단, 주관적 해석이 들어갔을 거예요. 에세이는 사실을 적는 것보다 내 시선, 내 관점, 내가 느낀 민감도에 대해 거짓 없이 써 내려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모든 것에 솔직해야 한다는 말이 타인이 하고 있었던 머리핀 하나까지 솔직해야 한다는 말은 아닌 거예요. 그래서 적절히 타인의 이야기를 적을 때는 그 타인이 누군지 모르도록 적어도 괜찮습니다.
두 번째로 애초에 타인의 이야기에서 선을 정하는 게 힘들면 자신의 이야기로 글쓰기를 시작해보세요. 타인과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너무나 쓸 게 많아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에세이에는 달리기, 굴 튀김, 맥주를 자신이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자주 쓰잖아요.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에 관해 쓰는 게 가장 안전하고 재밌어요. 직업에 관련된 에세이나 혹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 달리기를 시작하고 100일 동안의 마음에 관한 글을 써보세요.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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