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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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자신에게 작가가 재능이 있다고 말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그것을 업으로 삼아 생계를 유지하는 일은 어쩐지 이야기가 아닌 같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여울 작가의 <끝까지 쓰는 용기> 마음껏 용기를 북돋아주기 보다는 '글쓰기' 라는 일에 대해 더욱 엄중한 마음을 들게 한다. <끝까지 쓰는 용기> 글을 쓴다는 것이 정여울 작가 자신에게 얼마나 의미인지를 넘어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들이 빼곡히 적혀 있으며 글쓰기가 작가 자신과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책은 '어떻게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경유하여 결국 글쓰기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책을 읽으며 여러 울었다. 글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기 시작하며 나는 내가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울면서도 나는 내가 울고 있는지를 곰곰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책을 읽으며 울었던 부분은 정여울 작가가 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아이를 만나고 어머니를 용서하게 부분, 정여울 작가의 제자들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슬픔과 직면하는 부분, 그리고 정여울 작가가 쓰기의 과정에서 '스파크' 느끼며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만의 생각이 표현되는 순간에 느낀 환희를 묘사하는 부분이다. 글쓰기를 통해 외면해왔던 삶의 슬픔, 두려움을 마주보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순간의 힘겨움과 감동을, 글쓰기를 하며 나의 창조적인 생각이 언어화 되는 순간의 기쁨을 읽은 나는 나도 모르게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 정여울 작가는 <끝까지 쓰는 용기>에서 단순히 글쓰기의 방법론만을 제시하지 않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작가가 가져야 하는 태도와 그로 인해 작가 자신이 성숙하게 되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그렇기에 나는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줄지는 않았을 지언정 글을 마주하는 어려움 이면에 어떤 아름다운 것들이 놓이게 되는지를 있게 되었다. 정여울 작가는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글을 써야 하는 이유'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아닐까.

 

  글쓰기의 본질적인 가치를 알려주는 이외에 책이 가진 장점은 마치 정여울 작가의 강연 혹은 글쓰기 수업을 듣는 기분으로 독서할 있다는 점이다. 책이 구어체로 쓰여 있고, 중간 중간 '(웃음)' 표시가 되어 있어 마치 정여울 작가가 강연한 것을 받아적은 강연록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를 알려주고 제안하는 글이 가져야 하는 첫번째 덕목은 독자에게 전달할 실용적인 정보를 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있다면 이렇게 배우려는 독자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도록 하는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글을 쓰고 싶은 학생의 마음으로 책을 읽었기에 글을 쓰는 방법들에 대해 읽어나갈 때면 나의 부족한 부분들이 생각나 시무룩해 지거나 갑갑해질 때가 있었다. 이것은 조언을 해주는 사람의 잘못이 전혀 아니지만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조언할 가질 있는 따뜻한 표현 방식은 자신을 연마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수련자가 느낄 있는 자괴감까지도 어루만져줄 있는 것이다. <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 작가의 쓰는 것을 배우려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실용적인 정보와 더불어 따뜻한 격려까지 담겨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책을 덮은 보이는 책의 제목 <끝까지 쓰는 용기> 다시 읽어 보았다. 글을 쓰는 것은,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글을 있을 때까지 끝까지 쓰는 것에는 다름 아닌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정여울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책을 읽은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것은 분명히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 같다. 글쓰기가 가진 소중함을 마음에 간직한 자신의 남루한 , 글을 계속 있도록 현실적인 조건들을 조율하고 버텨내는 , 글에 대한 무수한 평가에 초연해지는 , 무엇보다 나의 글을 읽어줄 독자를 잊지 않는 모두 가치롭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을 해내도록 만드는 '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 작가가 계속 강조한 글쓰기의 기쁨에 대한 끈질긴 집착에서 것이라고 믿는다. <끝까지 쓰는 용기> 끝까지 쓰는 용기를 기꺼이 있는 글쓰기의 가치에 대해 말하는 책이라고도 있겠다

 

서평은 김영사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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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 AI와 통제 문제
스튜어트 러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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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AI 라는 현대의 단어는 지나치게 현대적인 나머지 되려 판타지만큼이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이기도 하다. 오히려 친숙한 것으로 치면 AI보다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낫지 않을까? 스튜오트 러셀의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가깝고도 인공지능에 대한 현실감각을 키워주는 책이다. 장차 인간을 위협할 같은 외계인과 같은 존재인 AI 과연 무엇인지, 현재 AI 관련한 논쟁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AI 올바르게 사용하기 방안, 현재 AI 문제가 어디까지 해결되었는지까지 폭넓게 다루는 책은 AI 인간의 관계에 대한 꼼꼼한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유의미한 사유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 것이다.  

 

  책에서 내가 신박하게 느꼈던 것은 책의 서두에서 지금까지 인간이 정의 내려온 '지능' 관한 문제부터 짚는다는 점이었다. 인간의 이로움을 위해 만들어지는 알았던  AI 사실은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의미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지능' 발전 시키기 위한 방향으로만 전개되어 왔지 궁극적으로 인간의 이로움을 목표로 발전되어 오지 않았다는 것을 책의 저자 스튜어트 러셀은 지적한다. AI 똑똑해지는 자체에 추상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나는 정화기 AI 발전이 인류의 미래에 위협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게 것이다. 단순히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초월한다는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다.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작동할 것인가가 중요한 쟁점이 것이다.우리는 이미 계산기의 도움을 받아 계산을 하고 컴퓨터의 지능에 기대어 날씨를 예측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방향성에 대한 고민 없이 기계의 인공지능을 발전시킬 경우 뒤통수 맞듯이 인간이 손해를 보는 미래가 도래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AI 문제의 핵심을 이렇게 정리한 시작된다. 

 

 또한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책을 읽는 독자와 나아가 대중들에게 치밀하지 못하게 설계된 초지능 AI 인류에게 어떤 피해를 입힐 것인지에 대한 논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권유한다. 인간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인 만큼 대중들도 영향권 아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인공지능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나는 때까지 인공지능 문제에 대해서는 흐린눈으로 "외계인이 오면 어떡하지?" 정도로 막연한 불안과 문제 자체를 지금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이슈에 있어서 어떤 중요한 논의들이 있었고 논의들이 어떠한 이유로 어떤 결론을 내었는지를 정리해서 알려주며 독자들을 AI 논쟁의 장으로 끌여들인다. 이것은 마치 춤을 번도 춰보지 않은 사람을 연습실로 데려가 음악을 틀어주며 춤을 있는 기회를 처음으로 제공하는 일과 같다. AI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조금 알더라도 어떤 논쟁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던 나에게 AI 그간의 논쟁들을 알게 것은 내가 논의의 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는 감각을 들게 했고 감각은 인공지능이 정말 앞에 닥친 문제일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AI 대해 논의할 있는 다양한 논의들과 인공지능 자체에 대해서 알아갈 있는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인공지능에 대한 유익한 내용뿐 아니라 실제로 책을 읽은 독자들이 AI 문제를 고민할 있는 논쟁점들을 실어놓은 책이다. 지식을 쌓고,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현실의 주역이 AI 대한 자신만의 사유를 키우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주는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추천한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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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법정에 선 법
김희수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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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법정에 > 크게 1 '역사의 법정에서' 2 '법이 공정하다는 착각' 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반도에서 일제 강점의 역사가 시작되는 동학농민운동 시기부터 해방 이후 이승만 정권에서 일어난 부정의에 법이 어떻게 악용되었고, 불의가 수용되는 순간마다 악용된 법들이 악법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짚는다. 근대 이후 한국에서 일어난 수많은 정치적 비극들을 씨앗을 찾을 있으며 일제강점기 당시 존재했던 근대적 법안이 자유와 평등이라는 근대의 정신적 이념을 담지 못한 허울뿐인 법이었음을 밝혀낸다. 2 '법이 공정하다는 착각' 에서는 불법적인 개헌 행위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헌정사를 훑어보고, 국가를 위해 올바르게 기능할 정의로운 개헌의 필요성까지도 함께 훑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얼룩진 근현대사를 통과해 역사상 가장 보완되어 있어야 현행 법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 재생산하는지, 실질적으로 자유와 평등을 위해 법이 어떻게 재정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요컨대 <역사의 법정에 > 역사를 돌아보며 대한민국 법의 뿌리를 찾고, 현재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동시에 젯시하는 책이라고 있다.

 

1 '역사의 법정에 '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법이 권력을 수호했다는 사실을  역사적 사례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손쉽게 이해를 도운 부분이다. 동학농민운동을 이끈 전봉준의 유죄 판결이 부당한 이유에 대해 반박하고, 한일합병조약이 무효라는 것을 증명하여 식민지 조선에서 집행되었던 하위 법률들도 모두 무효라는 것을 밝힌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서만 법의 부당한 측면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다. 2 '법이 공정하다는 착각' 에서는 대한민국에 근현대사를 얼룩지게 개헌 사건들과 사법농단사건, 국민들을 위해 시행되어야 사면권을 정권의 이익을 위해 남용하는 행태, 국회의원 면책 특권 생생하게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법의 어두운 면들을 드러내며 법이 불의와 함께 있는 장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 이는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에 법과 관련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맥락을 잡을 있게 도와준다.

 

<역사의 법정에 > 또한 '임시정부의 독립 투쟁 적법성', 아직 법에서 '민족' 개념이 중요한 이유 같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관련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논란들은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릴 아니라 논란이 커지는 만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어 어떤 입장을 지지해야 하는 갈피를 잡기 어려울 있다. <역사의 법정에 > 이러한 법적 쟁점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법적으로 어떤 입장이 있을 있는지를 쉽게 설명해 놓았다. 또한 해당 쟁점들에 대한 근거는 철저히 법에서 존중되어야 하는 인권과 정의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보편성을 띠므로 논란이 되는 쟁점들에 대해 충분히 경청할 만한 입장을 보여준다.

 

법은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질 때가 많다. 일반인이 부담없이 섭렵하기에 조항들은 지나치게 딱딱하고 어렵기만 하다. 국가의 시민으로 살아가며 법을 준수하고 법이 정의로운지를 따져야 함을 알면서도 어려워 보이기에 법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때가 많다. <역사의 법정에 > 어려운 법을 쉽게 만들어주지는 않지만 각각의 법들이 역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고, 현재 우리의 사회에 어떤 물결을 만들고 있는지를 함께 설명해준다. <역사의 법정에 > 어렵기만했던 법을  조금 실질적이고 절실하게 알아야 무언가로 느끼도록 만들어준다. 악법이 악법인지, 어떤 법이 좋은 법인지에 대한 저자의 글을 따라 읽으며 함께 저자가 던진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의 시민으로서 능동적으로 법과 사회와 자신의 관계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음을 느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역사의 법정에 > 법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라는 점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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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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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부제는 ' 어떤 성격장애는 범죄로 이어지는가' 이다. 그렇다. 책은 성격장애를 겪었던 사람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에 대해 다룬 책이다.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다양한 종류의 성격장애 별로 해당 성격장애를 겪는 사람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사례를 함께 설명한 성격장애자가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어떤 정신세계를 가지고 살았고, 범죄를 저지를 어떤 사고 흐름을 겪는지를 설명한다.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범죄자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원인이 성격장애인 경우 범죄자들이 어떤 경로로 성격장애를 겪게 되는지를 알아보는 일은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를 이상 만들어내지 않는 일인 동시에 성격장애로 인해 자신의 삶을 파괴할 있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있는 일이다. 범죄에 연루된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상 만들지 않기 위해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성격장애를 겪은 범죄자들의 이야기에 기꺼이 귀를 기울인다. 누군가를 면책하기 위함이 아니라 면책할 자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여진 ,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다.

 

저자 이은진은 말한다. "성격장애의 특성도 개인 간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 " 이라고, "완성된 성격이나 완벽한 성격은 존재할 없다". (176p)<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에는 성격장애와 관련된 범죄를 소개하는 장을 해당 성격장애의 일반적인 특징, 성격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문제 행동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해당 성격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일으킨 끔찍한 범죄에 대한 내용이 나오기 전에 서술되어 있는 성격장애의 보편적 특징에 대한 글을 읽고 있을 때마다 나는 불안을 느꼈다. 나의 감정, 사고방식과 유사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성격장애 특성 부분에서 주춤하고, 후술되는 끔찍한 사건을 읽으며 자신이 크게 문제되는 성격장애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묘한 안도감을 느끼기를 반복했다. 분명한 점은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사람들은 모두 성격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뉴스에 보도될 만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지만 각자가 가진 성격의 모서리는 개인의 삶에서 사소하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불행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 거론되는 성격장애를 겪고 범죄를 일으키는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성격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객관적 판단을 상실한 자신의 매몰된 사고를 과신하며 성격이 개선될 기회를 아예 만들지 않거나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그들이 범죄자가 이유는 어쩌면 성격 장애 탓이 아닐지 모른다. 범죄가 일어나는 진짜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성격 장애를 치료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성격 장애의 원인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일어나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개인의 삶에서 다양한 조건들이 맞아떨어졌을 예상치 못한 불행이 발생하는 것이다. 성격 장애의 원인을 밝히는 일은 물론 중요하고, 우리 주변의 사람이 그런 문제를 겪지 않도록 함께 도와야 하겠지만 선제적 조치가 불가한 경우에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가진 문제점을 직면하도록 돕고, 의학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성격장애로 인한 사회적 비극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 아닐까. 성격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모두 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각자가 가진 정도의 차이와 치료의 유무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성격장애로 인해 일어나는 비극은 필연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성격의 모서리를 품고 살아가는 우리는 어떨까.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지만 우리는 각자가 가진 성격적 결함으로 인해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다. 더불어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것이다.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그런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다. '원래' 그런줄 알았던 모습이 의학적 결락으로 평가되는 성격이었다는 점을 직면케 한다. 이미 만들어진 성격의 모서리, 그로 인한 삶의 날카로운 순간들에 대해 사후 조치를 취할 있게 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문제를 직면하는 것부터 시작하므로. 나는 책에서 소개된 수많은 성격장애들을 알아가며 내가 가진 결락을 인정하고, 그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나의 불행들이 끈적끈적하게 삶과 하나되어 무엇이 내가 원하는 삶이고, 무엇이 내가 떼어내고 싶은 불행인지 모호하게 하나되어 있던 시간들이 책에서 설명하는 언어로 인해 정리된다. 틀린 그림 찾기에서 그림의 차이가 서서히 눈에 들어오듯이 책을 읽으며 내가 바랐던 삶과 내가 살고 있는 사이의 차이가 선연히 드러난다. (그렇다고 책의 일부 내용만을 근거로 자신의 병증을 자가 진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자신이 가진 문제를 인식하는 계기가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것이다.)

 

내가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통해 얻은 결론은 당연하게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것이다. 그것은 허무할만큼 당연한 말이지만 '완벽'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과 자기 자신이 부족하다는 말은 사뭇 다르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기실 내가 책을 통해 얻은 결론은 "내가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 것이다.  내가 부족한 것도, 다른 사람이 부족한 것도 당연하다. 완벽을 바란적은 없었던 같지만 사소한 흠결에도 크게 반응하던 우리 자신을 떠올려보자. 사소한 흠결을 용납할 없었던 우리의 마음은 흠결의 사소함만큼 작디 작은 바람으로 보이지만 실은 '완벽' 이라는 완벽한 허구를 바랐던 거대한 바람이었던 것이다. 내가 바랐던 것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내가 바랐던 것의 거대한 실체를 똑바로 마주보는 것은 우리가 비로소 거대한 바람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줄 것이다. 설령 닿을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닿을 없음을 인정할 있을 것이며 그렇기에 매일을 더욱 분투할 것이다. 허구가 아닌 완성이 있다면 나는 그것을 '성장을 위한 매일이 분투' 라고 칭하고 싶다.

 

*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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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는 사회 - 왜 우리는 삶에서 고통을 추방하는가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이재영 옮김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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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통이 삶의 기본값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 삶의  번째 기억들  하나는 부모님과 먹기 싫은 음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기억이다나이는 네다섯살에 불과했지만 부모님과 어렴풋하게 식사를 두고 갈등을 벌였던 기억이 있다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새로운 고통이 시작되었다 모든 고통은  마음대로 조정할  없는 상황 속에서 내가 맞추어야 했던 고통이다나를 꺾고 상황에 나를 맞추는 것의 고통이 삶의 어느 시기이건 함께했다나의 고통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은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을 한심하게 여겼던 마음이다. "겨우  정도에 힘들어 한단 말이야?"라는 생각으로 나는 나를   죽였다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 인간의 삶에 고통은 언제나 함께일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었던 것이다사실 지금도  사실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나는  이상 고통스럽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고통 없는 사회> 나처럼 고통 자체를 죄악시 하는 사회를 말한다저자 한병철이 말하는 '고통 없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느끼는 자신을 인정하지 못한다고통을 삶에서 추방하고자 한다여기서 고통을 삶에서 추방하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있을 것이다물론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문제 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예술과 창조가 탄생했다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은 바로 '고통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고통이 ''으로 규정되는 순간 고통은 인정되지 못하고 해결되지 못하며 사회는 같은 수준에 머물게 된다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자신이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안락함을 가장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역설적이게도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 고통 자체는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고통 없는 사회> 전언이다.

 

고통을 멀리 하는 것은 분명 행복하기 위해서이지만 고통을 멀리함과 동시에 우리는 행복과도 함께 멀어진다고통을 회피하는 인간은  이상 사랑할  없다내가 마음대로 조종할  없는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자신을 있는 그대로 타인에게 드러내는 모든 과정은 사랑에 빠지는  있어 필수적이다하지만 내가 조종할  없는 타인이 있다는 그리고 자신이 노출된다는  자체는 고통이다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을 평가받는  만큼 두려운 일은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고통을 삶의 요소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고통 너머에 있는 가치인 사랑을 쟁취할  있다자신을 세계에 기꺼이 내던지고 전혀 새로운 세계에 대한 고통스러운 탐색을 이어가는 과정 가운데에서 인간은 락을 느끼며 '살아있음' 감각한다고통을 멀리하고 온실 속의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삶은 결국 고양된 가치에는 가닿지 못한다.

 

고통스러워하되 고통스러워하는 자신까지 혐오하는 일은 그만두자한병철은 고통을 출산에 비유했다고통 뒤에 생명의 탄생이 있는 것처럼 그저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조건이 고통일 뿐이라고 말한다고통은 분명 괴롭지만 괴로움을 일으키는 고통 자체를 부정하는 순간 행복도 함께 지워진다출산의 고통을 감당하지 않는다면 아기가 태어날  없는 것처럼 12시가 되는 순간 오늘이 끝나고 내일이 시작되는  처럼고통과 행복이 맞닿아 있음을 인정하는 성숙한 인식만이 행복을 향한 항해에서 우리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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