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General Manager) 1차전 GM(General Manager) 1
최훈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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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렸을 때는 동네에서 야구연습을 하던 풍경이 참 흔했다.


어른 아이,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집에 야구방망이 없는 집이 드물었고, 야구글로브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었다.  동네 유리창이 깨지는 일도 많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기억에는 유리창 깨지던 기억보다, 옆집 담을 넘어간 공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던 일이 생각난다.

야구경기장이 가까워서 우리가 응원하던 팀이 안타를 치거나, 한 점 올릴때마다 와~하는 함성소리가 집안까지 고스란히 들려오곤 해서, 그 소리만으로 몇점인지를 가늠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딱 여기까지 내가 아는 야구의 전부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던 야구의 자리를 이제 축구가 차지하는듯 싶었는데, 한국야구가 올림픽에서 영화보다도 더 짜릿하게 우승을 한 것이다.  다시 살아나는 야구 사랑~~ 

 

야구는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이다. 단, 야구가 무엇인지를 아는 상태에서 관전할때 정말 재미있는 것이다.

그리고, 야구장 안에서의 경기뿐 아니라, 야구장 밖에서의 야구를 들여다 보면 더욱 흥미진진한 것이 바로 야구인 것 같다.

지금껏 모르던 이 야구의 재미를 새롭게 불러일으켜 준 책이 바로 GM이었다.

 

만화 GM은 선수 영입을 앞두고, 팀에 가장 필요한 선수를 소속팀으로 데려오는 GM(General Manager)의 이야기이다.  당대 최고의 선수 장건호 영입을 희망하지만, 턱없이 모자라는  예산으로 감히 최고 선수의 영입은 꿈도 못 꿀 일이라고 먼저 판단한 수원 램즈의 GM 하정우.

그의 팀에 철부지같아 보이는 사장 이윤지가 낙하산 인사처럼 뚝 떨어져서, 해맑은 표정으로 장건호를 영입하자고 주장한다. 

 

프로야구 1개팀의 평균 예산은 연 200억, 그러나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수원 램즈 팀에게는 110억 뿐이다.

자~ 선수와 스탭이 모두 합쳐 150명이고, 예산은 110억, 선수 중에는 용병도 있고, FA계약도 있고, 드래프트와 트레이드(이 만화를 읽으며 배운 용어들이다. ㅎ~)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이용해서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결과를 불러온 팀을 짜야한다.

 

마침 때맞춰 장건호선수는 수십억을 호가하는 자신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10억 이상으로는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아한 주장을 한다.

 

그렇다면 장건호선수의 영입이 아주 꿈은 아닌것 같다는 판단에, 10억계약금을 맞추기 위해서 GM은 소속팀의 선수들을 새롭게 재편성하기 시작한다.  선수 각자의 장점을 살리고, 서로 균형이 맞도록, 성격 및 성적, 장래유망도를 가늠하여 한 팀의 야구선수가 재결정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GM 하민우에게 달렸다.

 

과거 전도유망한 선수였다가 지금은 수원 램즈의 전략분석팀 팀장인 하민우는 110억의 예산을 가지고, 가장 효율적인 팀을 짜는 중이다.

그 팀을 짜는 과정이 의외로 경기를 능가할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긴장도 된다는 사실이 더욱 재미를 주었다.

 

마지막 부분에 등장인물 소개하면서 여주인공들이 때아닌 비키니 입고 서있는 자세에 쌩퉁맞은 느낌을 주는 것이 하나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남성독자들을 위한 서비스인가? @.@

 

한참.. 선수영입등이 속도를 붙이며 긴장감을 높이는 대목에서 끝나버린 1권이 너무나 야속해서...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읽으며, 야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GM,

야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이들을 위해 중간중간 야구용어와 상식도 충실히 실린 덕분에 미처 몰랐던 야구지식을 익히게 되니, 잘 읽은 야구만화 덕에 야구의 폭넓은 관전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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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플라이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2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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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물을 읽다보면 첫장을 펴는 순간 끝장을 보고 싶은 마음에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줄기차게 빠른 속도로 책을 읽게 된다.
즐겨보는 CSI를 볼 때 눈 깜빡거리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정신없이 빠져들 듯이~
스릴러물을 그다지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즐겨보던  CSI와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기대에 차서 읽었었다.

'데드맨 플라이'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 상당한 두께를 보면서도~
금방 읽을 수 있으리라는고 생각했지만~
웬걸~  한참을 읽은줄 알았는데, 여느 소설책의 한권을 읽었음직한 분량인데도 아직 절반도 못읽었다는 사실에.. 이 소설의 많은 분량을 실감하기도 했다.

2권분량으로도 넉넉할 것을 한 권으로 읽으니.. 고맙기도 하지,

숨막힐듯 빠른 전개와 전문적인 의학용서, 미궁처럼 느껴지던 사건이 실타래 풀리듯 한 올 한 올 풀리다가 마침내 모든것이 밝혀지는 순간 느껴지는 그 개운함.
CSI를 보면서 느껴지던 그런 류의 의학스릴러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빨리달리기하는 스릴러소설이 아니라,
인물들의 상세한 묘사를 통해 그 심리를 파헤치는 다소 느린 오래달리기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책의 상당 부분이 인물묘사 또는 인물의 특징을 파악하도록 하는 형식이다.
또한 마치 영화의 각 씬을 보는 것처럼 인물과 장소, 시간의 변화가 생길때마다 챕터가 나뉜다.
이런 형식은 새로운 이야기에 새롭게 집중하게도 했고, 다소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지적인 매력의 소유자이면서 누구보다 외로워 보이는 스카페타,
그리고
늑대인간이라 불리는 장 밥티스트 샹도니,
태어날 때부터 온몸은 잔털로 뒤덮혀있고, 얼굴마저 기형으로 흉칙하게 생긴 성불구의 연쇄살인범이다.
그에게는 죽음마저도 공포가 아니다. 그는 죽음이야말로 쾌락의 절정이라고 여기는 정신병자.
사형집행일을 앞두고, 장 밥티스트는 스카페타를 그의 사형집행관으로 초대한다.

밀폐된 공간에, 결박당해있을 장 밥티스트에게 독극물을 주사하는 것이 무어 위험하랴~ 생각하는 사람들과 달리 불길한 예감을 눈치채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달려드는 이미 죽은 사람인 벤턴.
벤턴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가까이 지내던 스카페타에게도 진실을 밝히지 못해 괴로워 하는 마리노, 스카페타의 조카 루시, 장 밥티스트의 쌍동이 형제 제이 등등..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이 이 소설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으며, 인물들의 심리마저도 숨바꼭질하듯이 묘사하고 있는 덕분에 더욱 인물들에게 집중하며 읽게 되었던 것 같다.

데드맨 플라이는 퍼트리샤 콘웰의 스타케파 시리즈로 국내에서 출간된 12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좋아하는 독자들도 많은것 같은데... 이런 종류에 무관심해서였는지, 늑대인간도, 콘웰도, 스카페타도 처음듣는 생소한 이름들이지만 이전 시리즈와 연관성이 없더라도 충분히 이야기에 빠져들만큼 독립적인 소설이었다. 
특히 장 밥티스트 샹도니의 기형적인 정신세계를 접하면서 사랑받고 싶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하여~ 기형적으로 욕망을 발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내맘대로식의 분석을 해보았다.

데드맨 플라이는 스릴러 소설로서는 보기드문 형식과 남다른 시도로 완성된 책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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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학교 정현이, 서울대 가다
김정현 지음 / 예담Friend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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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학교라는 생소한 학교이름,

더군다나 대안학교에서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놀랍고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단순히 어떻게 공부했을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음이 부끄러워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나름 열심히 적응하던 정현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리 모두가 겪었을,
개인의 다양성을 무시한 획일화된 교육에 회의를 느끼며, 또다른 형태의 교육을 원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재학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대수롭지 않은 이유로 학생들을 체벌하고,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않는 선생님들에게 받았던 스트레스~
새삼 그런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인생의 어느 시기보다도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우리는 책을 읽을 여유도, 친구와 우정을 나눌 필요성도,
이 넓은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볼 여유도 없이,
가르쳐주는 대로 공부만 해야했습니다.
자율학습, 보충수업도 모자라 방과후에는 밤 늦도록 학원을 전전하거나,
없는 돈을 쪼개서 과외를 받으며, 참 답답하게 공부하던 시절~


 

그랬던 우리 세대가 이제 부모가 되었는데, 그보다 더 좋아지기는 커녕~
더 단단히 무장한 입시교육과 부모들을 현혹하는 사교육으로,
부모들의 경제력, 아이들의 자유와 꿈은 병들어 가고 있지 않은지...


이런 모습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불나방처럼 쫓아가야 하는 현실에 답답함과 억울함을 느껴오던 저에게 대한학교의 교육모습은 그야말로 숨통이 트이는듯 신선하게 다가옴을 느낍니다.


정현이의 고등학교 생활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꿈꿔오던, 또는 이상적인 교육이라고 상상하던 것들을 착실히 밟아온 것 같습니다.



체육시간에 배구선수였던 사형에게 배구를 배울 수 있었고, 농사수업시간에 한 학기동안 가꿀 채소를 학생들이 옮겨 심고, 가꿉니다.
체육중간실기평가로 DDR안무를 직접 만들어서 댄스공연을 하고, 촬영하여 비디오로 시청하고,
알차게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100분동안 심도있는 토론과 발표를 통해 깊이있고, 적극적인 학생중심의 수업을 하고,
선생님과 학부모, 학생들이 열린 자세로 서로의 불협화음을 조율해 갑니다.
다른 색깔과 다른 테마로 떠나는 단체여행(7~8명 한 팀)인 통합기행(소풍에 해당)을 통해 한층 성숙해지는 자아를 만나게 되고,
고3이 되면 졸업을 위한 과정인 논문을 작성하여 발표합니다.
또한 지역활동과 NGO활동까지...



정현이는 고등학교 3년동안 일반 고등학생들은 상상도 못해볼 만큼의 다양한 체험과 열정적인 자기주도의 활동들을 해온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이우학교 학생들은 대한민국의 어떤 학생들보다 열정적이고, 자유롭게, 뚜렷한 자아를 찾으면서 마지막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봅니다.

 

우리의 교육현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그 대안을 찾는데는 소극적인 자세였다는 아쉬움과 함께,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교육을 어려움 속에서도 만들어가고 있는 이우학교에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또한... 누구보다도 열심히 학창시절을 보내고,


자신의 공부방법을 찾아서 대안학교 출신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결과에도 박수를 보내며,
부러울 정도로 바람직한 교육을 받은 정현이의 향후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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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엘리자베스 노블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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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이 된 딸과 엄마가 한 방에서 드레스를 고르고, 음악을 고른다.
웃으며 이야기 하다가.. 잠시 눈물을 흘리고, 다시 웃으며
"이거 어떨까?",  "저거 어떨까?", "그래.. 그게 좋겠다...그걸로 하자"
이야기를 하고... 함께 결정하는 것은 다름아닌 엄마의 장례식 준비이다.
암으로 오래 살지 못할것을 아는 엄마는 생의 마지막 파티라고 여기는 듯 장례식 준비를 스스로 계획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음악을 고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의식은 반드시 치뤄야겠지만,
정작.. 본인은 보지도 못할 장례식을 스스로 준비하는 이유가 뭘까?
알아서 잘해주겠지? 라고 생각하는게 정상적일텐데 말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은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엄마....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었을 당당하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던 엄마..
그런 엄마가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고...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는것은,
어쩌면.. 자신의 장례식을 스스로 준비하는 것은,
완벽해지고 싶은 생에 대한 마지막 열정이고..
남겨진 가족을 위한 배려일거라고 생각해 본다.

11살 어린 남편이 있고, 4명의 딸이 있는

아직 젊은 엄마는 죽음을 앞두고, 추억과 사랑이 가득한 일기와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성인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리사, 제니퍼, 아만다
그리고아직 사춘기에 불과한 15살의 막내딸 한나.
딸들은 나름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없더라도 이 딸들이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을 남기고 결국 엄마는 평화롭게 세상을 떠난다.
가족들에게 엄마에 대한 기억은 그리움이고, 아쉬움이고, 행복한 추억이고, 큰 슬픔이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추억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다시 미소지을수 있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엄마의 향기이기 때문에...

 

엄마가 있다는 것. 엄마가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것인지...

그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을 때는.. 아마도 엄마가 더이상 세상에 계시지 않을 때가 아닐까...

엄마가 떠난 뒤 삶 구석구석에 묻어있던 엄마의 모습들을 느끼는 딸들의 모습이 너무 슬펐다.


책을 처음 읽을 때부터 자꾸만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엄마인 바바라였다면...? 또는 리사였다면? 제니퍼, 아만다였다면...
아직 어린 한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끝없는 가정을 하면서 읽게 된다.
과연... 죽음을 앞에 두고 나도 바바라처럼 차분히 내 죽음을 준비할 수 있을까?

아마도.. 죽음을 믿고 싶지 않거나... 화를 내거나... 절망에 빠질것이다...

그리고... 체념을 하겠지... 이렇게 죽는 거구나.. 하면서...

 

언젠가.. 살아계신 나의 엄마도 세상을 떠나는 날이 올 것이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그런 날이 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지만...

보이는것, 들리는 것의 대부분을 자기가 인식하고 싶은 부분만을

더 강하게 인식하는것이 사람이듯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끼고 싶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읽었다.

뭐니뭐니 해도... 살아있을때 잘 하며 살자는 것이다.

내가 살아있을때.. 내 가족들... 남편, 아이들에게 좋은 아내와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함을...

내 부모님과 동생들이 살아있을 때, 후회없이 잘 해야함을...

그래서... 뭔 훗날.. 서로 이별해야할 시간이 다가왔을때,

후회보다는 따뜻한 추억을 나눌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떠난 뒤 내 아이들이 나를 떠올리면서, 두려울 때 용기를 내고, 지쳐있을때 위로가 되고,

외로울 때 가슴 따뜻해질 수 있다면...

엄마로써... 아쉬움 없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바라가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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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아이들 - 잭 캔필드의 어린이를 위한 영혼의 닭고기 스프
잭 캔필드 & 마크 빅터 한센 엮음, 노희성 그림,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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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캔필드의 어린이를 위한 영혼의 닭고기 스프라는 이 책 소제목을 보고...
일단.. '읽어야겠다', '우리 아이에게 읽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 생각할 필요없이 작자가 잭 캔필드니까... 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여러이야기로 엮어진 책의 첫번째.. 이야기를 읽다가 울컥~ 그만 울어버렸다.
너무 슬픈 이야기여서가 아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어려운 진한 감동에 자꾸 눈물이 났다.

3년전 암 진단을 받고 치료하여 완치를 했지만, 힘든 치료과정에서 소극적이고, 자신감없는 아이가 되어버린 10살 에슐리~ 문득 텔레비젼을 보다가 도보 여행(히치하이크)를 따라하고 싶어하지만.. 열 살 아이에게 너무 무리한 일이라... 그 부모는 에슐리 대신 에슐리의 곰인형 카르멘을 대신 도보 여행을 시키기로 한다.

그리고, 가방에 담은 카르멘의 여행공책에 에슐리가 편지를 쓴다,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카르멘을 여행시켜주길 부탁하는 편지로...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그리고 한참만에 카르멘은 16개주를 돌아다닌 여행 일기와 선물을 가득 가지고 집에 돌아왔다.

에슐리의 편지를 진심으로 읽어주고, 그 바램을 이루어주기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한낱 곰인형인 카르멘을 멀리 여행시켜주고, 여행일기를 써주고, 자신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했던 것이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귀찮아 하거나, 무시했다면 절대로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새삼 깨닫게 된다.  세상의 사람들은 이렇게 마음이 따뜻하고, 이렇게 사랑을 나눠줄 수 있다는 것을..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은 세가지 주제를 가진 33개의 이야기들이다.
첫번째 이야기를 읽으며 울어버리고 나서... 이 이야기가 끝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을 했지만, 이 책은 왜 이리 자꾸만 내 눈물샘을 자극시키는지... 결국 33번을 울고서야..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33번의 다른 느낌, 다른 감동, 다른 슬픔, 다른 이야기로 울게 된다. 대체.. 내가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던가....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다"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내 이익을 위해서 행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이기적인 마음속에 언제라도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있는, 사랑이 가득한 존재가 바로 인간인 것을 이 책의 첫번째 주제인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기회가 없어서, 미처 나눌 생각을 못했을 뿐.. 어른들도, 아이들도 늘 사랑을 줄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이 있음을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고를 것이다.
특히 나를 너무나 사랑해준 사람들... 늘 따뜻했던 할머니, 항상 내 편이 되어준 할아버지, 언제까지나 곁에서 보살펴줄 것 같았던 엄마나 아빠, 단짝이었던 친구... 곁에 있기에 더욱 편안한 사람과 이별을 해야하는 순간이 다가올때.. 그 아픔과 허전함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미치도록 그립고, 미치도록 아프겠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아프지만 이겨내야 한다.  더군다나 어른이 아닌 아직도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이별의 순간은 참을수 없는 공포 자체일 것이다. 그 아픔을 이겨내며,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두번째 <사랑을 나누는 아이들>이다.

아픔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어려운 일, 힘든일, 괴로운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좌절하기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세번째 <지혜를 사랑하는 아이들>이다.
아침에 반갑게 꼬리를 흔들며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던 개를 훌쩍 뛰어넘어서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버린 아이는 바로 그 날 교통사고로 개를 잃고 만다.  그 날 아침에 머리라도 쓰다듬어줬다면 좋았을걸.. 후회한 아이는 새로 온 강아지에게는 늘 빠뜨리지 않고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강아지가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너무 작고, 너무 약한 아이... 운동할때면 늘 주눅이 들던 아이는 현명하게 용기를 주는 선생님 덕분에  힘들었던 경주에서 아무도 예상못한 성적을 거두게 된다. 불가능이라고 포기하기전에 조금만 도와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도, 아이의 친구들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어찌보면 아이들이 겪는 모든 일은 어른들도 어렵게 겪는 일들이다.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일을 아이들이 겪어내야 하지만, 아이들에게 살면서 부딪히는 많은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어른이 얼마나 될까? 알고보면 우리 어른들 역시 어떻게 이겨내야할지 몰라 상심하고, 아파하고, 방황하게 되는 것을...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또래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그것을 가르쳐주는것 같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행복을 알고 누릴수 있기를....
혹, 아픔이 찾아오더라도 우리는 이겨낼 수 있는 사람임을 깨우쳐주는 대견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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