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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플라이 - 법의관 ㅣ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2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스릴러물을 읽다보면 첫장을 펴는 순간 끝장을 보고 싶은 마음에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줄기차게 빠른 속도로 책을 읽게 된다.
즐겨보는 CSI를 볼 때 눈 깜빡거리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정신없이 빠져들 듯이~
스릴러물을 그다지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즐겨보던 CSI와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기대에 차서 읽었었다.
'데드맨 플라이'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 상당한 두께를 보면서도~
금방 읽을 수 있으리라는고 생각했지만~
웬걸~ 한참을 읽은줄 알았는데, 여느 소설책의 한권을 읽었음직한 분량인데도 아직 절반도 못읽었다는 사실에.. 이 소설의 많은 분량을 실감하기도 했다.
2권분량으로도 넉넉할 것을 한 권으로 읽으니.. 고맙기도 하지,
숨막힐듯 빠른 전개와 전문적인 의학용서, 미궁처럼 느껴지던 사건이 실타래 풀리듯 한 올 한 올 풀리다가 마침내 모든것이 밝혀지는 순간 느껴지는 그 개운함.
CSI를 보면서 느껴지던 그런 류의 의학스릴러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빨리달리기하는 스릴러소설이 아니라,
인물들의 상세한 묘사를 통해 그 심리를 파헤치는 다소 느린 오래달리기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책의 상당 부분이 인물묘사 또는 인물의 특징을 파악하도록 하는 형식이다.
또한 마치 영화의 각 씬을 보는 것처럼 인물과 장소, 시간의 변화가 생길때마다 챕터가 나뉜다.
이런 형식은 새로운 이야기에 새롭게 집중하게도 했고, 다소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지적인 매력의 소유자이면서 누구보다 외로워 보이는 스카페타,
그리고
늑대인간이라 불리는 장 밥티스트 샹도니,
태어날 때부터 온몸은 잔털로 뒤덮혀있고, 얼굴마저 기형으로 흉칙하게 생긴 성불구의 연쇄살인범이다.
그에게는 죽음마저도 공포가 아니다. 그는 죽음이야말로 쾌락의 절정이라고 여기는 정신병자.
사형집행일을 앞두고, 장 밥티스트는 스카페타를 그의 사형집행관으로 초대한다.
밀폐된 공간에, 결박당해있을 장 밥티스트에게 독극물을 주사하는 것이 무어 위험하랴~ 생각하는 사람들과 달리 불길한 예감을 눈치채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달려드는 이미 죽은 사람인 벤턴.
벤턴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가까이 지내던 스카페타에게도 진실을 밝히지 못해 괴로워 하는 마리노, 스카페타의 조카 루시, 장 밥티스트의 쌍동이 형제 제이 등등..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이 이 소설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으며, 인물들의 심리마저도 숨바꼭질하듯이 묘사하고 있는 덕분에 더욱 인물들에게 집중하며 읽게 되었던 것 같다.
데드맨 플라이는 퍼트리샤 콘웰의 스타케파 시리즈로 국내에서 출간된 12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좋아하는 독자들도 많은것 같은데... 이런 종류에 무관심해서였는지, 늑대인간도, 콘웰도, 스카페타도 처음듣는 생소한 이름들이지만 이전 시리즈와 연관성이 없더라도 충분히 이야기에 빠져들만큼 독립적인 소설이었다.
특히 장 밥티스트 샹도니의 기형적인 정신세계를 접하면서 사랑받고 싶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하여~ 기형적으로 욕망을 발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내맘대로식의 분석을 해보았다.
데드맨 플라이는 스릴러 소설로서는 보기드문 형식과 남다른 시도로 완성된 책이라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