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은 이상했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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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커피는 평소보다 예민하게 마셔봐줘요.
판도가 바뀔 수도 있는 원두라서 그래요."
"판도가………… 바뀌어………?" - P22

어린 시절 동네 친구가 어른이 되어 다시 동네친구가 되기는 쉽지 않다. 서울 부동산은 그렇게만만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경과 지나에게 그런 일이 벌어지자, 한껏 기뻤던 나머지 한사람은 두 아들을 키우느라 육아휴직 중인 공무원, 한 사람은 비혼의 전업 작가라는 간극에도 불구하고 둘은 급격히 가까워졌다. - P28

지나는 더 이상 밤거리가 두렵지 않은 것이 한시적인 착각임을 알고 있다. 그 착각이 어른이 되어서도 차 안에 있어서도 아니고 두 사람이어서비롯되었다는 것도. 그래도 좋았다. 동네 친구라니, 역시 기적 같다고 생각했다. - P32

아라는 이 사회가 연애소설의기반을 흔들 만큼 역겹게 뒤틀린 것에 깊게 탄식했다. 인터넷이 빨라서 인터넷 범죄도 빨랐다. 예상치 못한 끔찍함이었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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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을 그에게 전부 털어놓는다. - P89

주석으로 만든 주전자에 빛을 드리우는 태양.
테이블 너머, 뼈만 앙상히 남은 한 남자가 앉아시계를 고치는 중. - P121

황망함 속에서몇몇 여인들이 서둘러나를 대신했다. - P127

그는 그 조각배에서 탈출했다.
세상으로,
영원이 아닌 이곳으로, - P133

일어나라. 감사의 인사를 전하라. 작별하라.
복도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여행객들을 스쳐 지나가면서그곳을 떠나라. - P141

고대의 신이여, 석고상 안에 갇혀버린 것을 후회하라.
고전주의여,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이반신상부족을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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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마의 재를 땅에 묻는 일은 나에게 중요했다. 꽃을 가져와 놓아둘 공간이 필요했다. 쓰러질 수 있는 땅이, 주저앉을 바닥이, 아무 철이고 와서 눈물을 흘릴 풀밭과 토양이 필요했다. - P268

"은미 이모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가 이걸 저한테 사주셨어요. 똑같은 걸 하고 있으려고요. 이제 엄마가 가셨으니 이모가 나머지 하나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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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고통은 다 장애다. 개인적 일들은 다 비극이다.
나는 이런 단순하고 분명한 정의를 갖고 있다. 고통에는크고 작음이 없고 높고 낮음도 없다. 그것은 한 개인에게절대적이다.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고 공유되지도 않는다.
때문에 ‘나‘는 ‘너‘의 고통을 결단코 다 알 수 없다. 내 고통의경험으로 남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혹자는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믿기도 하겠지만, 아니다. - P69

이길 수 없는 싸움이 아닙니다.
그것과 함께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마차기를 돕는 다양한 말하기가 있습니다. - P73

차라리 A가 겪은 것과 겪으면서 느끼게 된 것들을 해석 없이설명 없이 가감 없이 보여 주고 싶다. A를 알고 싶어서 A를찾는 과정은 소설을 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쓰기다. 쓰기를위한 쓰기랄까. - P75

낙서하고 스케치할 때는 행복하다. 망상과 몽상으로마음은 부풀어 오른다. 이 이야기를 잘 쓴다면, 이 인물을잘 그려 낸다면, 정말 멋진 소설이 될 거야. 구체가 없는막연한 큰 그림은 흐릿하게 뭉개진 예술 사진처럼 모호하고예뻐 보인다. 통제받지 않은 단어와 문장들은 시적이고음악적이다. - P75

어떻게 소설을 쓰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머릿속에 있는것을 쓰는 것도 아니고 막 쓰다 보면 써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소설을 쓰려고 시간을 갖고 애를 쓰고 그앞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닫힌 문도 열리고 보이지않던 길도 보인다는 것이다. - P80

이렇게 끝내면 안 될 것 같다. 아픈데, 어떻게, 얼마나아프냐면 말이야, 묘사하고 보여 주는 것보다는, 어찌하여이렇게 됐는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할까. 인과, 고통의 전후,
슬픔의 전후에 대해 생각했고 소설이 끝난 이후 계속 살아 낼그의 삶을 고민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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