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가장 끝에, 제일 작은 막내가 명왕성이라는 이름으로 있었다. 너무 멀고 작아서 제대로 된 사진도 없었던 명왕성은 2006년 더 이상 행성이 아니게 된다. 왜소행성으로 강등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우리는 어색하기 짝이 없게 ‘수금지화목토천해‘에서 멈춰야한다. - P14

그렇게 플루토를 소환했나 싶기도 한 것이다. 물론 이것도 억지다. 잘 안다. 사장에게 한 번만 물어보면 해결될 것을, 그걸 하지 않고있다. - P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정권이 바뀌어 암묵적인 사상적 사면의 분위기 속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에 자리를 잡게 된 경애는 자신이 찾아 들어온 틈이 다시 나갈 수 없는 절망의 입구인 줄 몰랐을 것이다. 다시 정권이 바뀌고 종북 프레임이 되살아나면서 요행히 들어온 줄 알았던 그 구멍은 재앙처럼 닫혀버렸다. 캐비닛에서 서류가 쏟아지고 사람들이 줄줄이 잡혀간다. (37~38쪽) - P254

사랑해서 얻는 게 악몽이라면, 차라리 악몽을 꾸자고 반희는생각했다. 내 딸이 꾸는 악몽을 같이 꾸자. 우리 모녀 사이에 수천수만 가닥의 실이 이어져 있다면 그걸 밧줄로 꼬아 서로를 더단단히 붙들어 매자 함께 말라비틀어지고 질겨지고 섬뜩해지자. (79쪽) - P2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확실히 이 일이 있고 나서 우리는 좀 달라졌다. 파업이라기엔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나름대로 단체행동을 펼친 첫 경험이었다. - P65

대리운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느낀 당혹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운전을하는 내내 소변이 급했다. 술 취한 고객에게 차를 잠깐 세우겠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 P58

너무도 가혹한 운명 앞에 놓였다. 가끔 허공에라도 대고 말하고 싶다. 제발 우리 좀 살 수 있게 이 살인적인인원 배치 기준을 조정해달라고, 학교에 학생과 교사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저 구석에도 사람이 있다고. - P57

정신없이 튀김을 하느라 잊고 있던 통증은 조리가 끝나니 올라왔다.
이번 여름엔 가슴 밑이 헐어서 고생했다. - P53

나는 홀서빙 아르바이트였지만, 손님이 없고 한가하다 싶으면 주방의 일도 이리저리 해주곤 했다. 그런데 하루가 되고 1~2주가 지나자너무나도 당연한 내 일이 되었다. 어느 날은 홀에 손님이 너무 많아서바쁜 와중에도 쪽파 한 단을 내가 끝까지 다듬고 있었다. - P47

창밖의 맑은 가을 하늘이 안방 한쪽으로 햇살을 비추고 있다. 어느덧집 안에서 책을 읽고 햇살을 만끽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커피를 한잔 내려 향긋한 내음을 즐기며, 바삭한 토스트에는 달달한 누텔라크림을 바르고 건강이라도 생각하듯 바나나를 썰어 올린다. - P45

얼마 전 진짜 지진이 났을 때 학교 비정규직이 홀로 교무실에 남았다는 기사를 보니 등골이 서늘해졌다. ‘비정규직’이라는말에 생명과 안전도 보장받지 못하고 아이를 가져도 축복받지 못한다는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진 않을 텐데 말이다. - P44

오늘도 추위에 떨며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반장이 겨울작업복을가져왔다.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쭉 나눠준다. 바쁜 와중에 잘 맞나입어보고 난리다. - P21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두 달에 한 번씩 나오는 상여금 명세표를 손mois에 쥐고 기쁜 표정을 짓는 정규직 노동자들 옆에서, 겉으로는 태연한척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일했던 내 모습을 나는 그런 파견 노동자가 아니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내 모습이됐다. - P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가장 낮은 칸엔가장 무거운 것이지고들어 있다 - P36

잊고 싶은 건 언제든지 잊을 수 있다고 - P33

서랍을 열면
‘모서리가 얼마나 많은지 - P28

무엇인지 묻지 말고무엇을 하는지 물어야 한다고 - P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그날 걱정은 짧은 한 순간에 영웅적인 용기와 어리석은 만용을순서대로 모두 보여주었다. 다만 여느 하역부 같았으면 이미 그 자리에서 납작하게 즉사하고 말았을 것을 죽지 않고 살아 있음으로해서 자신의 남다른 능력을 확인시켜주었을 뿐이었다. - P107

이름을 알지 못하는 그대, 스스로 완전한 존재여. 나의 모든것, 내 모든 비밀과 기쁨, 내가 걸어온 모든 발걸음, 내 모든 피와 살을 들어 바라건대 부디 이이를 구해주소서. 그 대가가 무엇이든 기쁘게 받겠나이다. - P105

-난 반드시 몇 년 안에 당신을 만나러 오겠소. 그때는 당신이원하는 대로 진정한 사내가 되어 있을 거요. 그리고 이건 그 맹세의 표식이오. - P116

난 이제 당신이 원하는 대로 진정한 사내가 되었소. 오늘 정식으로 조직원이 됐단 말이오. - P117

어느 날, 그는 넌지시 금복의 마음을 떠본 적이 있었다. 즉, 금복처럼 젊고 매력적인 여자가 왜 걱정처럼 미련하고 몸도 성하지않은 사내와 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러자 금복이 길게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P1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