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이 일이 있고 나서 우리는 좀 달라졌다. 파업이라기엔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나름대로 단체행동을 펼친 첫 경험이었다. - P65

대리운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느낀 당혹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운전을하는 내내 소변이 급했다. 술 취한 고객에게 차를 잠깐 세우겠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 P58

너무도 가혹한 운명 앞에 놓였다. 가끔 허공에라도 대고 말하고 싶다. 제발 우리 좀 살 수 있게 이 살인적인인원 배치 기준을 조정해달라고, 학교에 학생과 교사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저 구석에도 사람이 있다고. - P57

정신없이 튀김을 하느라 잊고 있던 통증은 조리가 끝나니 올라왔다.
이번 여름엔 가슴 밑이 헐어서 고생했다. - P53

나는 홀서빙 아르바이트였지만, 손님이 없고 한가하다 싶으면 주방의 일도 이리저리 해주곤 했다. 그런데 하루가 되고 1~2주가 지나자너무나도 당연한 내 일이 되었다. 어느 날은 홀에 손님이 너무 많아서바쁜 와중에도 쪽파 한 단을 내가 끝까지 다듬고 있었다. - P47

창밖의 맑은 가을 하늘이 안방 한쪽으로 햇살을 비추고 있다. 어느덧집 안에서 책을 읽고 햇살을 만끽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커피를 한잔 내려 향긋한 내음을 즐기며, 바삭한 토스트에는 달달한 누텔라크림을 바르고 건강이라도 생각하듯 바나나를 썰어 올린다. - P45

얼마 전 진짜 지진이 났을 때 학교 비정규직이 홀로 교무실에 남았다는 기사를 보니 등골이 서늘해졌다. ‘비정규직’이라는말에 생명과 안전도 보장받지 못하고 아이를 가져도 축복받지 못한다는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진 않을 텐데 말이다. - P44

오늘도 추위에 떨며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반장이 겨울작업복을가져왔다.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쭉 나눠준다. 바쁜 와중에 잘 맞나입어보고 난리다. - P21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두 달에 한 번씩 나오는 상여금 명세표를 손mois에 쥐고 기쁜 표정을 짓는 정규직 노동자들 옆에서, 겉으로는 태연한척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일했던 내 모습을 나는 그런 파견 노동자가 아니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내 모습이됐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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